마음이 동하는 대로 살아가고 싶다. 타인의 시선과 세상의 관계성에서 비롯된 것이 아닌, 오롯이 내 마음이 기우는 대로 사는 것. 그것이 앞으로의 삶에서 내가 노력하고자 하는 것 중 하나이다.
아마도 그렇게 살아오지 못했기 때문이 아닐까. 갈등을 피하려다 보니 나의 마음은 늘 우선순위에서 뒤로 밀리게 되었다. 선택의 상황에서 마음이 동하는 쪽을 용기 있게 바라보지 못했다. 바라는 꿈은 접어두고 현실에 순응하며 그럭저럭 잘 참아내는 어른이 되었다고 믿어왔는지도 모른다. 성공이나 목표 같은 성취 단어를 좋아하지 않는 걸 그나마 나를 지키는 길인 듯 살아왔지만, 그조차도 때때로 나도 모르게 주변을 둘러보며 위축되었다.
그 시절 누군가 내 마음 가는 대로 살아도 된다고 이야기해 주었다면 어땠을까. 듣지 못했던 그 귀한 말이 못내 아쉬워 딸들에게는 그렇게 살라고 이야기한다. 그렇게 말해도 실제로 그리 살기에는 쉽지 않은 성향을 지닌 딸들이지만, 그래도 마음의 짐이 조금이나마 덜어지지 않을까. 딸들이 마음이 동하는 쪽으로 살아가기 위해 조금이라도 도울 수 있다면 좋겠다. 그것이 성인 된 딸들에게 내가 줄 수 있는 최선이라는 생각이다. 나이가 들며 생기는 용기가 이럴 때는 꽤나 마음에 든다. 나이 듦이 선물해 준 단단한 마음 덕분에 다른 빛깔의 삶을 꿈꾸게 되었으니 말이다.
지난해 출간을 준비하며 책 표지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이 있었다. 3개 중 하나를 고민하며 가족과 친구에게 조언을 구하는 과정에서 문득 한 사람이 떠올랐다. 그동안의 연재 글을 모두 읽으며 깊은 응원을 건네주었던 브런치 글벗 작가님. 급한 마음에 작가님 블로그로 찾아가 글을 남겼는데, 역시나 작가님은 내 마음에 반짝임을 안겨 주었다.
"독자를 초대한다는 마음으로."
"마음이 가장 끌리는 대로."
캄캄한 바다에서 만난 등대와도 같은 말에 마음은 이미 길을 걷고 있었다. 출간 후 북토크 제안이 왔을 때도 고민하는 내게 '이번에도 마음이 끌리는 대로'라는 작가님의 응원은 나아갈 방향을 뚜렷하게 밝혀주었다. 나의 마음은 이미 '쓰는 사람'으로 살겠다는 데 기울어 있었던 것이다. 이번 책으로는 북토크에서 더 할 이야기가 없었다. 이미 책 속에서 나의 이야기를 충분히 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아직은 독자 앞에서 쓰는 사람으로 서는 데 부끄러움도 있었다. 다만 조금 다른 방향을 모색 중이다. 그렇게라면 '무용해도 좋은'으로 귀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지 않을까 하고 말이다.
시간에 따라 마음도 흐른다. 그것이 어떻게 내 삶을 이끌어 갈지는 알 수 없지만, 마음이 동하는 쪽으로 살아야 숨을 쉴 수 있다. 새롭게 주어진 1년이라는 선물을 그러한 최선의 태도로 채워가고자 한다. 밀려오는 생의 고통에서 벗어나려 애면글면하지 않고, 이겨내지 못했다고 자책하지 않으며 순리대로 걷고자 한다. 삶의 파도에 몸을 싣고, 마음이 기우는 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