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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철나비의 책공간 Feb 22. 2019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를 읽고

독후감&니체&차라투스트라는이렇게말했다

어느 날 차라투스트라는 세상의 진리를 깨닫게 된다. 신이 존재하지 않는다. 신은 죽었다. 이제 수련을 마치고 세상에 진리를 설교하려고 내려왔다. 도시에 들어와서 차라투스트라는 신이 죽었다고, 그러니 자기 자신이 초인이 될 수 있다고 전도를 하러 다닌다. 그러나 도시 사람들은 뭔 이상한 소리 짓거리냐고, 미친놈 아니냐고 경비대를 부르라고 한다. 결국 그의 설교를 듣는 건 죽음 직전 광대밖에 없으면서1부가 끝난다.


그렇게 자신의 추종자와 도시에서 나와서 산으로 들어간다. 그리고 2부에서 3부가 넘어갈 때까지 제자들에게 강의를 한다. 그래도 차라투스트라는 재미있게 설명해준다. 각종 비유와 은유를 들어서 설명해주는데 너무 길다. 여자, 남자, 해, 달, 별, 국가, 도시, 신, 인간, 결혼, 이상 한 150p가 넘는 분량이 강의다. 그렇게 긴 강의가 끝나고 차라투스트라는 제자들을 다 하산시킨다. 그리고 항상 절대자와 진리를 의심하라고 그리고 차라투스트라 자기 자신도 의심하라고 한다. 스카이캐슬에서 나온 너 자신을 믿지 마. 의심하고 또 의심해가 이 책을 잘못 읽어서 나왔나 보다.


3부는 제자들을 떠나보낸 차라투스트라는 다시 산으로 올라간다. 자기 자신 안에 있는 악마와 싸우면서 노루와 새와 이야기를 나눈다. 그 뒤에 내용은 전혀 기억이 안 난다.


내게 니체 하면 비문학 지문에서 몇 번 봤는데 짜증 나는 사람이었다. 몇 번을 다시 읽어도 이해가 안 되는 지문, 배배 꼬여버린 문제와 선택지 처참한 정답률, 삼위일체가 되니 니체라는 사람이 좋을 리가 없었다. 게다가 윤리와 사상에서 니체에 대해서 배웠는데 니체 = 초인 사상이라고 그냥 암기했다. 수업시간 때문에 제대로 설명해주지 않으셨고 그 내용도 이해가 되지 않아 그냥 암기했다.


그런데 책은 내 기대보다 재미있던 책이다. 다만 책 내용의 1/4를 이해하지 못했다. 책에서 인상 깊은 구절이 있다.


그대들에게 초인을 가르치려 하노라. 인간은 극복되어야 할 그 무엇이다. 그대들은 자신을 극복하기 위해 무엇을 했는가?
초인은 영원회귀의 진리를 체득하고 힘의 의지를 실현시킬 미래의 인간을 가리킨다. 슈퍼맨이라는 의미가 아님에 유의할 것


니체가 말하고 싶은 초인은 dc나 마블에서 나오는 슈퍼히어로가 아니라 어제보다 조금이라도 괜찮은 사람을 초인이라고 한다. 그리고 누구나 초인이 될 수 있다며 격려를 해준다.


헬스장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 처음에 근육운동을 하며 고통받는 걸 보며 시간 아깝게 저걸 왜 하지 싶었다. 그 시간에 잠을 자거나 놀러 가는 게 더 이득 아닐까 싶었다. 그러다 좀 덜 골골대며 살고 싶어서, 살 좀 빼라는 부모님의 잔소리로 근육운동을 시작했다. 내게 운동이란 산책밖에 없어서인지 처음에는 런링머신 6km를 15분 걷다가 폐가 터지는 줄 알았다. 줄을 당겨서 하는 미드로 였던가 그건 5kg 10개하고 5분 쉬고 10개하고 5분 쉬었다. 다음날도 그 다음날도 어떻게든 꾸역꾸역 나가다 보니 헬스장 다닌 지 3주가 넘었다. 지금은 6km 경사도 9%로 20분 걸어도 숨이 그렇게 차지 않는다.


그리고 운동을 하면서 내 몸에 있는 근육이 부서지는 느낌이 좋다. 전신거울로 근육이 움직이는 모습을 보면서 어제보다도 미드로 1개 더하고 턱걸이 한 개 더할 수 있는 모습이 보인다. 그 나 자신을 부수고 다시 만드는 느낌이 좋아서 지금은 운동을 하고 있다. 예전이라면 운동 시간 아깝게 왜 해 그런 생각이 들었을 텐데 지금은 설명은 잘 못하겠지만 뭔가 내 안에서 바뀌었다.


그리고 차라투스트라는 집착증이 있을 정도로 제자들에게 자기 자신에게 집착하라고 한다.


너라는 말은 나라는 말보다 더 오래되었다. 너라는 호칭이 신성하게 불리지만 나라는 호칭은 아직 그렇지 못하다. 그래서 사람들이 이웃에게로 몰려가는 것이다.
그대들에게 이웃 사랑을 권하란 말인가? 차라리 나는 그대들에게 이웃을 피하고 가장 멀리 잇는 자를 사랑하기를 권한다.



타인의 시선에서 벗어나 나 자신에 집중해라. 개인주의자 선언처럼 자기 자신이 혼자 노는 것을 좋아한다고 공개적으로 표현한다. 그러나 선언이란 단어의 사전적 의미는 국가나 단체가 필요에 따라 자기의 방침·주장·의견 등을 외부에 정식으로 표명하는 의미다. 남들과 다른 길을 걸을 때 많이 사용한다. 즉 한국 사회에서 개인주의자로 살기 위해선 남들과 다른 시선을 감수해야 한다.


소심하거나 남이랑 얽히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다고 말하면 약간 눈살이 찌푸려지기 때문이다. 이 친구 단체 생활 못하는 거 아니야 그래서인지 친구랑 놀다가도 집에 가서 쉬고 싶은데 먼저 가면 분위기 깨질까 봐 끝까지 남아있거나 술집에서 2차 가는데 별로 안 빠지면 2차 따라간다. 차라리 그 시간에 집에 가서 잠을 자는 게 돈이나 시간으로 여유가 있었을 텐데. 조금 더 타인에 시선에서 벗어나는 법을 연습해야겠다.


#니체#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독후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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