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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철나비의 책공간 Mar 07. 2019

회색 인간을 읽고

독후감&소설

소설 수필 시는 쓸모가 없다. 지식을 늘려주지도 않고 많이 읽어도 어디 가서 뽐내지 않는 한 다른 사람이 알기가 어렵다. 주식책을 읽으면 티비 증권가 상황판을 보면서 이래서 증시가 떨어졌네 폼나게 말할 수 있다.

그런데 문학은? 많이 읽어도 나 문학 많이 읽었어요 자랑하지 않는 한 아무도 모른다. 이렇게 생각해보면 문학 읽을 시간에 운동을 하거나 실용서를 읽는 게 내게 남지 않을까란 생각이 슬며시 떠오른다. 그래서인지 취미가 뭐예요라는 답변에 소설 읽기요라고 하면 뭔가 시간을 낭비하는 것 아닌가 자격지심에 빠진다. 이 소설은 그런 자격지심에 땔깜을 넣어줄 소설이다.

이 땔깜은 잘 타도록 한 50p로 나눠져 있다. 그리고 어려운 단어나 문장 인용구가 없어서 이해하는데 전혀 지장이 없다. 도중에 배가 고프거나 졸려서 집중력이 확 떨어지지 않으면 2시간 내에 읽을 수 있다. 끝에 이게 뭐야 하고 슬쩍 웃을 수 있는 장치도 마련되어 있어서 장작으로 최상품이다.

그중 기억나는 땔깜은 회색 인간 편이다. 회색 인간은 어느 날 땅에서 지저 인간이 올라온다. 지상 인간은 지저 인간에게 지배받고 해를 보지 못해 회색 인간이 된다. 회색 인간은 노역에 시달리다가 하나씩 죽어간다. 잠잘 곳도 먹을 곳도 부족하다. 이곳에서 타인에게 배려하면 내가 죽는다. 그런 곳에서 정신 나간 누군가가 다친 사람에게 빵을 나눠주기 시작한다. 다친 사람을 빵을 받아먹고 노래를 부른다. 다른 다친 사람은 소설가가 되고 화가가 된다. 소설 결말에서 여전히 노역은 괴롭고 사람은 죽어가고 밥은 시원치 않지만 사람들은 노래 부르며 일을 하고 있다.

호모 사피엔스 인간은 생각하는 동물이다. 호모 루덴스란 책에선 인간은 호모 사피엔스와 호모 루덴스가 같이 있다고 한다. 호모 루덴스 인간은 즐거움을 추구하는 존재

고등학교 가면 대학교 가면 자격증 따면 행복해질꺼라 믿는다. 행복은 파랑새처럼 눈앞에 보이지만 잡히지 않는다. 그렇게 평생 행복을 좇다가 죽을 것이다. 우리의 삶은 의미 있는 행동보다 의미 없는 부분으로 더 많다. 롤이나 배그하고 술 마시고 노래 듣고 책 읽고 티비보는 그저 그런 사람 이하는 그저 그런 행동 말이다.

그저 그런 시간을 쓸모없게 버리는 것처럼 보여도 내가 재미있는데 문학도 마찬가지 아닐까 내가 감정을 느끼려고 그냥 재미있으려고 읽는 건데 뭐 어쩌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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