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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배경 울림 Nov 27. 2024

다윗이 아비멜렉 앞에서 미친 척한 후

시편 34편 하나님을 의지하는 사람의 복

이렇게 하나님께 경배를 올려드린 이유는 무엇일까?

i)
다윗이 그 어느 때보다 은혜 충만해 보인다.

감사하고, 찬양하며, 선포하고, 이름을 높이는 등

모든 표현을 사용해 하나님께 영광을 올려드리고 있다.

뿐만 아니다. 고통받고 가련하며 환난에 처한 자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전해주는 말들을 선포하고 있다.  

ii)
다윗이 40일 새벽기도를 마치고 나왔을까?

아니면 큰 전쟁에서 승리하고 돌아오는 길일까?

전혀 그렇지 않다. 그는 사울을 피해 적국인 블레셋으로

망명을 하였다가 그곳에서도 죽임을 당할 위협에

처하자 블레셋 왕 아비멜렉 앞에서 미친 체하고 

쫓겨 나온 길이다.

[사무엘상 21장]
13 그들 앞에서 갑자기 미친 척하였다. 그가

       대문짝을 긁적거리며 수염에 침을 질질 흘리자
14 아기스왕이 그의 신하들에게 말하였다. "보라!

      저 사람이 미쳤다. 어째서 너희가 그를 나에게

      끌고 왔느냐? 미치광이는 이곳에도 얼마든지 있다.

      무엇 때문에 너희가 저런 미친놈을 내 집에까지

      끌고 와서 나를 번거롭게 하느냐?"

iii)
시편 34편의 제목을 먼저 보고 나서 본문을 읽으니

당황스럽다는 느낌이 먼저 든다. 방금 전까지 미친

사람 취급을 받았던 상황에서 튀어나올 수 있는

반응일까? 그동안 다윗은 자신의 처지를 놓고

하나님의 도우심을 구구절절하게 부르짖었었는데,

오늘은 왜 모든 두려움에서 해방시켜 주셨다고

선포하고 있나? 그럴 상황이 아닌 것 같은데...

iv)
아비멜렉을 찾아가기 전 다윗의 상황은 어땠을까?

다윗은 제사장 아히멜렉을 찾아갔고 자신의 상황을

속여 제사장만 먹을 수 있었던 거룩한 빵(진설병)을

먹었다. 이 장면은 훗날 예수님께서 안식일에

밀밭에서 낱알을 비벼 먹은 제자들을 두둔하시며

바리새인들에게 일화로 드셨던 장면이다.

이는 율법보다 하나님은 은혜가 훨씬 더 크다는 것을

알려주신 것으로 이해된다.


v)
아비멜렉에게 쫓겨난 후 상황은 또 어땠을까?

가드를 떠나 아둘람 굴로 도망쳤고 다윗의 형제들과

친척들이 그 소식을 듣고 다윗을 찾아갔다.

대부분 고통을 당한 자, 빚진 자, 불만을 가진

자들이었고 그 수가 약 400명이었다. 이는 다윗이

처음으로 정치계에 입문하는 역사적 순간이 된다.

[사무엘상 22장]
1 다윗이 가드를 떠나 아둘람 굴로 도망치자

   그의 형제들과 친척들이 그 소식을 듣고

   그곳으로 찾아갔다.
2 그때 고통을 당하는 자와 빚진 자와 불만을 가진

   자들이 다 그에게로 모여들었다. 그들은 약 400명

   정도 되었으며 다윗이 그들의 지도자가 되었다.

vi)
어쩌면 다윗은 시편 34편을 아비멜렉에게 쫓겨난

직후가 아니라 아둘람 굴에 정착한 후에 적었을지

모르겠다. 다윗은 제사장을 속이고 율법을 어기고도

살아남았다. 또한 미친 척 연기를 하였음에도

그곳에 있던 사람들 모두가 깜박 속아 넘어갔다.

더구나 비록 소수였지만 자신을 따르는 사람들이

모여들었고 지도자로 세워졌다.

vii)
이 모든 상황을 종합해서 정리하자면,

'하나님의 은혜' 말고는 표현할 말이 없지 않을까?

더욱이 다윗에게 몰려든 사람들은 고통을 당하는 자,

빚진 자(고리대금이나 토지 압류 등으로 빚진 사람들),

현실에 불만이 쌓인 자들이었다. 이들은 자신의

처지를 다윗의 역경을 통해 위로받고 있었다.

어쩌면 시편 34편은 백성들을 다독이는

메시지였을지도 모른다.

viii)
지극히 나의 뇌피셜이 작용한 시편 34편의 배경

해석이었지만, 이리 보고 저리 보아도 역시 다윗은

하나님(심지어 구약의 하나님)을 참 친밀하게

대하는 사람이었고, 사람들의 마음을 잘 헤아리고

보듬을 줄 아는 타고난 정치가였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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