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12. 20. 作
그의 이름을 불렀을 때 꽃이 되었다는데
그의 이름은 누가 왜 벌레라고 불렀을까
벌레만도 못한 사람이라는 말이 있는데
벌레를 이렇게 무시하는 이유는 무얼까
땅 속에 있는 개미의 무게를 모두 합치면
모든 사람의 무게보다 무겁다고 하는데
개미 말고 다른 벌레들까지 모두 합치면
지구 무게 절반을 차지하는 것이 아닐까
인류가 지구를 구석구석 뒤덮기 전부터
혹은 어류 조류 포유류가 숨쉬기 전부터
벌레에게 벌레라는 이름이 붙기 전부터
이 땅의 주인으로 기어 다니지 않았을까
누가 누구인지 모를 만큼 수가 늘어나서
개미핥기가 나타나 개미들을 훑어대도
도마뱀이 나타나 나비들을 낚아채가도
한량없이 내주기에만 바쁘지 않았을까
그래도 동물들과는 어울려서 살았는데
인간이란 종족과는 정말 죽이 안 맞는다
언제부터 살았다고 같은 땅에 집 짓더니
내주어도 내주어도 끝도 없이 요구한다
움막에서 살던 사람들은 그래도 좋았지
초가에서 살던 사람들은 그래도 친했지
주택에서 살던 사람들은 그래도 나앗지
아파트에 사는 족속들은 얼마나 독한지
바퀴가 한 마리 보이면 온 동네 방송하고
개미가 한 마리 보이면 세스코 출동하고
나방이 한 마리 보이면 곳곳을 틀어막네
에라 인간 말종들아 여긴 원래 내 땅이여
(4+16+16×4×7=46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