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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옅은발자국 Oct 27. 2022

어디까지 올라가고 싶은가?

상품기획자로 오래가기 위한 마음다짐

등산을 싫어하지는 않지만, 찾아서 산에 가지는 않는 정도인 나에게 에베레스트산이나 히말라야 산에 등반한 원정대를 보면 대단하다는 생각과 동시에 왜 그런 위험을 무릅쓰고까지 정상에 오르려고 할까 싶다.


지금의 K-POP과 K-Culture라는 세계적인 대한민국의 위상이 있기 전 88 올림픽을 개최하던 시절에는 세계 최초라는 타이틀은 개인의 영예를 넘어 전 국민의 자부심이었고 그 시절 산악인 000는 히말라야 산봉우리 14개를 등반한 세계 최초라는 타이틀을 얻었다. 어쩌면 그런 도전에는 그런 모습이 큰 에너지로 작용했을지도 모르겠다.


그런 대단한 명예가 생기지 않더라도 많은 이들이 등산을 좋아한다. 가볍게 산을 오르는 사람도 있고 좀 더 험한 산을 찾아 등산을 즐기는 사람도 있다. 당연히 높은 산을 오르려면 더 많은 준비와 체력과 지식이 필요하다.


상품기획도 그런 면이 있는 거 같다. 쉬운 상품기획도 있고 어려운 상품기획도 있다. 쉽고 어려움은 제품의 새로움이 어느 정도이냐도 상관이 있지만 회사의 기존 인프라가 그 상품을 만들고 유통하는데 적합한가의 문제도 있다. 얼마나 새로운 컨셉인가, 이를 구현하는 기술의 난이도는 어떤가, 인프라가 어떻게 더 확장되어야 하는가에 따라 상품기획의 쉽고 어려움이 달라지고 이는 상품기획자가 넘어야 하는 산의 높이와 산봉우리의 개수가 된다.


기획부서는 왠지 실행보다 더 위인 거 같다면 아니 그렇게 굴려고 하면 결코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는다. 위대한 계획을 보고 할 수는 있겠지만 그럴수록 성적표는 초라해진다.

상품기획은 더더욱 그렇다. 상품은 컨셉만으로 승부가 나는 것이 아니라 결국 디테일이 기대에 부합되어야 한다. 컨셉은 상품기획자 혼자서도 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디테일을 완성하는 건 결국 함께 하는 많은 사람들과 소통과 협력 그리고 공감을 기반한 합심이 있어야 한다. 하지만 어찌 다른 사람이 내 맘 같으랴… 각 부서의 이해관계, 함께 하는 이들의 역량과 이 일에 대한 자세, 시간 또는 투자의 과부족 그리고 원가, 기술, 새로운 기능의 적절한 만족도 등의 실현 가능성까지, 참 사방에서 초나라 노랫소리가 드릴 때가 많다. 그리고 얽힌 실타래를 풀어 가듯이 하나하나를 풀어가다 보면 때때로 읍소를 해야 하는 경우가 많고 협조는 하지만 냉소적 시간을 받아야 한다. 이게 너무 단기간에 많이 발생하면, 내가 뭐하려고 이렇게 일을 해야 하나라는 생각에 빠진다.


산을 오를 때 처음부터 에베레스트에 도전하면 안 되는 것처럼, 상품기획도 기획자의 경험과 역량에 맞게 그 수준을 올려가야 한다. 그래야 더 높은 곳에 오를 수 있다. 실패를 너무 계속 경험하면 상자에 가둔 벼룩이 천정에 부딪히지 않을 정도면 뛰는 것처럼, 상품기획자도 자기 검열로 더 높은 수준을 기피한다. 그럼 개인에게도 회사에게도 불행이다.

산을 오르는 것처럼 상품기획자로 캐리어를 쌓아 올리기를 바란다.


너무 앞선 마음에 히말라야에서 얼어 죽지 말고…

그리고 낮은 산만 등반하는 수준에 만족하지도 말고…

상품기획자로 오래가고 싶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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