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맙고 기쁜 순간
아르바이트를 구하러 다닐 때 경력이 없었던 나는 면접에 곧잘 떨어지곤 했다. 경력직 같은 신입을 원하는 고용시장에서 아르바이트라고 다를 건 없었다. 고용한파를 느끼던 중 한 가게의 사장님께서 경력이 없던 나를 두고 고민을 하시다가 인사를 밝게 하는 모습이 좋아 보인다며 내일부터 가게에 나와서 일해보자고 제안해주신 순간은 잊을 수 없다. 내세울 게 없던 나를 믿어주시고 가치를 알아봐 주셨다는 기쁨은 5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마음속에 남아있다.
'내가 어디가 좋아?'라는 연인의 질문에 '그냥 너라서 좋아.'라는 존재에 대한 호감과 사랑을 표현하는 사실임과 동시에 모범답안인 답변 외에도 가끔은 구체적인 답변을 듣고 싶을 때가 있다.
- 올바른 생각과 가치관을 가진 사람
- 같은 신앙을 공유하는 사람
- 책을 많이 읽는 사람
- 나만 바라봐 주는 사람
여자 친구의 답변을 듣는데 예전 아르바이트를 구하던 시절이 떠오른 건 왜일까. 아직 학생이었고, 주머니 사정은 늘 넉넉지 않았으며, 어디에 취직이 될지 불확실한 미래가 가득했던 그때의 나를 믿어주고 가치를 알아봐 준 참 고마운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어 기쁜 감정이 솟구친다.
나 또한 내 옆에 있는 사람의 가치를 매일매일 알아봐 줄 수 있었으면, 믿어주고 응원해주는 존재가 되어주자며 다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