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polisopher Nov 20. 2019

젠장 쥐도 새도 모르게 첫눈이 온 모양이다




첫눈이 내렸다. 새벽 출근길 희끗하고 얇은 가루가 바닥에 뿌려져 있는 것을 보고 밤사이 눈이 내렸다고 짐작했다.


'아뿔싸' 섬광이 번쩍함 동시에 잽싸게 소원을 빌었다. 하고 싶은 일 원하는 일이 많다 보니 통째로 기원해버렸다.


제도권 종교를 떠난 지 10년 가까운 시간이 흘렀지만 신의 존재, 그 개연성을 믿기 때문에 '가능성의 신'을 향해 기도했다.


믿을지 모르겠지만 지금까지 소원했던 소원은 대개 이뤘다. 제도권의 신인지 가능성의 신 덕분인지 모르겠으나 그분들의 은혜에 힘입었다고 생각하고 있다.

 

어허! 저리 가라. 소원은 함부로 밝히는 게 아니다. 부정 타니까. 암튼 올해가 가기 전 어떤 바람이 또 성취될 것인가 벌써부터 기대감이 차 오른다.


기특하게도 방금 내가 직접 본 눈이 아니면 첫눈으로 쳐주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말하자면 녀석들이 내 손바닥에 떨어져 녹는 꼴을 봐야 첫눈으로 인정할 참이다.


그때 나는 또다시 소원을 빌 거다. 진정한 첫눈이니까. 가능성의 신께 나의 간절함이 곱절로 전달될 테니까..


ㆍ대한민쿡 파출소 경관ㆍ

매거진의 이전글 당신은 어떤 사랑을 하고 있는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