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polisopher Aug 29. 2018
"정말 보면 볼수록 신기하단말야."
"그렇죠?"
두 사람이 한 방향을 바라보며, 손짓하며, 손을 턱에 괴며, 고개를 삐딱이며 말하고 있었다.
"봄이 오면 여름이 오고 그게 지나면 낙엽이 지다가 눈이 날리는 법이잖아요."
"그렇지요. 물론 극지방과 열대지방을 예외로 하면요."
"사계절이 뚜렷한 대한민국에서 이런 광경은 참으로 놀라울뿐만 아니라. 어리석어 보이기까지 하다니깐요."
"나름 배움이 깊고 상식을 갖추며 살아왔다고 자부하는 저역시도 이 현상을 보면 얼척없다는 생각을 하곤합니다."
"선생님은 왜 이런 현상이 발생했다고 생각하나요?"
"애초에 손을 댄 자의 의도에서 비롯된 현상이라고 추정하고 있습니다. 관련 논문을 더 봐야하고 이를 뒷받침할만한 데이터를 더 수집해봐야 하겠지만요."
"애초에 손 댄 자의 의도라 하심은..."
"이 현상을 두고 보았을 때, 마땅히 그렇게 볼 수밖에 없을 것 같아요. 몇몇의 생물이 두드러지게 생육하기 위해서는 나머지 것들의 발육을 의도적으로 막기위해 밀치거나 아예 밟아버리는 경우도 있으니까."
"그렇다면 어쩔 수 없다기 보다는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편이 나을 수도 있겠군요."
"사실, 그걸 노리는 거죠. 모두가 건강하게 생장할 수 있도록 하면 되는 것을 수십년간 의도적으로 가로막아 왔으면서도 아무렇지 않은 듯 그렇게 지내왔으니까요. 조금전 당신의 반응처럼요."
"......"
"애초에 손 댄 자가 누굴까요?"
"음....."
"누가 저들이 자라는 것을 막고 싶을까요."
"아.. 생각 날 것 같은데. 어... 조금만..."
"곧 알게 될 것 같으니 기다려 드리죠."
"두드러지게 자란 녀석들! 맞죠?"
"장학퀴즈 마지막 문제라도 푼 것처럼 흥분하시네요. 맞습니다."
"이런. 그렇다면 저들의 운명은..."
"뭐 간단하죠. 지금처럼 그네들 자태만 생각한다면 저들은 열등한 모습에서 벗어나지 못할테고, 만약 더 이상 밟지 않는다면..."
"그렇게만 된다면 저들도 코를 가까이 가져가고 싶을만큼 아름다운 연분홍의 꽃망울을 터뜨릴 수 있을텐데..."
"그렇죠. 수십년 넘게 닫힌 봉우리로 멈춰있는 무궁화는 호기심을 끌지 몰라도 아름다울 수는 없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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