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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대문 노포 맛집, 25년 전통의 특별함이 있는 곳

서울에서 만나는 주꾸미 맛집, 삼오쭈꾸미

by 패트릭


「주꾸미 vs 쭈꾸미」


내가 성인이 된 이후에도 항상(?) 틀려왔던 맞춤법이 있다. 정말 사용할 일이 거의 없는 단어이긴 한데 이따금씩 광고 카피에 사용할 일이 있으면 갑자기 헷갈리기 시작할 때가 있었다.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이 헷갈리는 맞춤법일 것이라 생각한다.


주꾸미는 나에게 유난히 자연스럽지 않은 단어로 남아있다. 괜한 기시감이 드는 단어이지만 음식으로써 주꾸미는 상당한 매력을 자랑한다.


기억에 남는 주꾸미 노포 맛집, 서대문 삼오쭈꾸미를 리뷰해 본다.




* 삼오쭈꾸미

- 서울 서대문구 통일로 107-19

- 11:30~22:00 (브레이크 타임 14:00~17:00)

- 주꾸미구이 13,000원 / 주꾸미전골 9,000원 / 동태찌개 10,000원


저녁시간 서대문역 근처 맛집 거리를 방문해 보면 수많은 직장인들이 소란스럽게 식사를 하거나 회식을 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매장은 골목 안쪽에 위치해 있고 미닫이 문을 열고 들어가는 그야말로 정겨움이 가득한 옛날식 식당이다. 주꾸미가 표준어지만 대문짝만 하게 쭈꾸미라고 쓰인 자신감이 눈에 띈다.



주꾸미 구이를 주문했는데 양념된 주꾸미를 가스불에 구워준다. 사실상 소주의 베프라고 볼 수 있는 비주얼이다.



적당히 기름지고 달큰한 주꾸미의 식감이 중독성 있다. 주꾸미만 먹기에는 무언가 부족한 느낌에 들 때쯤 아내가 탁월한 제안을 했다.



‘혼자라도 마셔’라는 친절한 한 마디에 크게 망설이지 않고 맥주를 주문했다. 사실 나는 술을 그렇게까지 즐기진 않지만 적당히 맥주 한잔 하기에 딱 어울리는 주꾸미 구이였다.



맥주를 한잔 마시며 살아가는 것에 대한 심도 있는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 때 주꾸미 구이를 거의 다 먹었고 자연스럽게 주꾸미 전골을 주문했다.



사실 처음 주문을 할 때 구이를 주문할지, 전골을 주문할지 정말 많은 고민을 했었는데 전골이 나온 후 구이를 주문하기 참 잘했다는 생각을 했다.

왜냐하면 전골은 생각했던 것보다 아담했고 개인적으로 맛이 살짝 아쉬웠기 때문이다. 흡사 매콤한 콩나물국에 가까웠던 기억이 난다. 주꾸미에서 비롯된 시원하고 얼큰한 감칠맛이 아니라 아침에 먹으면 정신이 말짱해지는 그런 콩나물국의 느낌이랄까.



물론 그 느낌이 나빴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주꾸미 구이가 너무나 훌륭했기에 다소 아쉽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삼오쭈꾸미에 대한 만족도는 좋았다. 메뉴의 접근성과 가격, 살짝 소란스럽지만 정겨운 분위기까지, 다음번엔 편안한 친구들과 방문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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