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작 1m를 걷는데

우리 타로는 믹스입니다만

by 김패티

타로가 6월 초, 진드기에 또 물렸다.

이번엔 금세 알아차려 신속히 손을 썼다.

일반 약국에서 받아온 진드기 기피제를 발라주었는데도 또 물린 것이다.

치료를 받았는데 어쩐 일인지 타로가 기력을 찾지 못했다.

진드기 약 때문인지, 진드기에 물린 후유증인지,

나는 자꾸만 약해지는 타로를 안타까워하며 남 탓을 찾고 있었다.

타로를 진료하고 약을 처방한 의사는 약 때문은 아니라고 하지만

검색해보니 진드기 약의 부작용을 경험했다는 이들이 있었다.

그중에는 타로와 비슷한 증상도 있었다.


타로는 원래도 밥을 많이 먹지는 않았다.

기운 차리려면 뭘 좀 먹어야 할 텐데

무엇을 주어도 먹지 않아 가족들의 애를 태웠다.

녀석은 등뼈가 다 드러나도록 더 앙상해졌다.

입맛을 돋우는 약을 먹고는 조금 회복되는 듯했다.

그러느라 또 시간이 흘렀다.


이번엔 유선종양이 말썽이었다.

진드기 때보다 더 무서운 건 악화되는 속도였다.

손을 쓸 수가 없다.

처음 발견했을 때, 그때 바로 손을 썼어야 했었나.

두고 보자는 의사 말만 믿고 있다가 때를 놓치고 말았나!


안이한 내 판단 때문에 더 고생하는 것 같아 타로에게 몹시 미안하다.

뒤늦게 좀 더 큰 병원으로 옮겨 타로 진료를 받고 있지만

날로 야위어가는 녀석을 바라보는 게 힘들다.

강아지들은 통증에 좀 무디다고 하던데, 그 말이 사실인가,

앓는 소리가 절로 나올 법한데 타로는 '끙' 소리 한 번 내지 않는다.


산책다운 산책을 못 간 지 오래됐다.

해가 잘 드는 베란다에서 밖을 내다보는 녀석을 부르니 힘없이 다가온다.

고작 1미터를 걷는데 몇 번을 쉬었다 온다.

다가온 녀석에게 손을 내미니 손 위에 얼굴을 얹었다.

얼굴의 무게가 그대로 손에 실린다.

마주 보며 글썽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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