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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폴챙 Aug 23. 2022

흠칫 놀라고 싶다

누군가 내 뒤에서 날 놀리키려고

슬금슬금 다가오는 걸 눈치챌 때가 있다.

그러면 되려 내가 놀라게 해 줘야지,

하며 웃음이 슬금슬금 올라온다.


오늘 저녁, 컴퓨터 앞에서 꾸벅꾸벅 조는데

책상 앞에서 조는 나를 놀래키려

아내가 다가오는 게 느껴졌다.


그걸 눈치채자 눈을 감은 채 미소가 지어지면서

아내가 가까이 오면 "나 안 자는데!" 하며

놀라게 해 줘야지 벼르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따릉" 핸드폰이 울렸다.

"에이, 김샜네" 하며 핸드폰을 보니

아내에게 온 부재중 전화였다.


잠에서 깨서 생각해보니 아내는 지금 집에 없다.

잠시 졸며 절로 미소가 나오는 꿈을 꿨나 보다.

얼른 아내가 날 좀 흠칫 놀라게 해 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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