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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폴챙 Aug 24. 2022

그 치킨 그냥 버릴 걸 그랬나

우리 동네는 매주 화요일 아침 쓰레기를 수거해간다. 그래서 월요일 저녁에는 냉장고를 정리한다.


이번 주 월요일은 냉장고 속 로티세리 치킨을 꺼냈다. 사 온 지 5일 된 먹다 남은 치킨을 냄비에 꺼내 담고 플라스틱 포장용기는 헹궈서 재활용 수거함에 넣었다.


치킨을 냄비에 넣었으니 별 수 없이 물을 충분히 넣고 강불에 한 번 팔팔 끓여준 뒤 약불에서 4시간을 끓였다. 끓이는 동안 쌀 한 컵을 씻어서 냉장고에 불려두었다.


푹 고아진 치킨을 냄비에서 건지고 뼈를 발라냈다. 노란 치킨 국물에 푹 불린 쌀을 넣고 팔팔 끓인 뒤, 잘 발린 살코기를 넣고 약불에서 한참을 저어주었다. '이쯤이면 쌀이 다 익었겠지' 생각이 들 때쯤 불을 껐다.


난 그 닭죽을 그다음 날 하루 세끼를 먹었다.

그리고 아마 세끼는 더 먹어야 할 듯하다.

그냥 치킨을 포장용기 째 버릴 걸 그랬나.


아니다, 그래도 먹고 나면 든든하다.






64일 전 갑자기 문득, 100일 동안 매일 글을 써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 후로 난 64일째 제때 잠을 못 잔다.

그냥 그때 그런 마음을 먹지 말 걸 그랬나.


아니다, 그래도 다 해내고 나면 뿌듯할 거다.


이제 잠이나 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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