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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폴리 Apr 28. 2018

기본, 쉽지만 어렵다

요가로 얻은 소소한 깨달음 1편

요가를 처음 배우다 보면, 유독 자주 등장하는 자세를 발견할 수 있다. 요가를 한 번이라도 해보신 분들이라면 들어보셨을 만한 동작이자 가장 기본이 되는 자세. 바로 '개가 기지개를 펴는 자세'인 ‘Downward Facing Dog’, 흔히 다운 독(Down Dog) 자세라고들 한다. 우리 말로는 견상 자세, 산스크리트어로는 아도 무카 스바나아사나(Adho Mukha Svanasana)라고도 한다. 앞으로(Adho) 얼굴(Mukha)을 숙인 개(Svana) 자세(Asana)이다.


출처 : https://pixabay.com/photo-2959213/


어릴 적 벌 받을 때 했던 엎드려뻗쳐 자세에서 어깨를 낮추고 엉덩이를 높이 들면 '다운 독 자세'가 된다. 다운 독 자세는 요가에서 다양한 연결 동작 및 시퀀스에 자주 등장하는 자세이며,  아주 효과적인 전신 스트레칭 자세로 많은 이들이 요가를 시작할 때 익히고 기본자세이다.


[ 다운 독 자세의 효과 7가지 ]

1. 손과 발로 몸을 지탱하고 있기 때문에 손바닥과 발바닥, 손목과 발목의 힘이 강해진다.
2. 팔과 어깨의 힘으로 체중을 버티기 때문에 상체의 힘이 강화된다.
3. 복부 근육을 스트레칭해주듯 펴주기 때문에 복근을 단련시킬 수 있다.
4. 어깨와 척추를 펴주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척추 교정이 되며 허리가 강화된다.
5. 종아리와 허벅지 뒤쪽까지 전체적으로 스트레칭되어 하체의 힘을 강화시키고 긴장을 풀어준다.
6. 전신 스트레칭 자세이기에 어깨와 등, 목과 경추, 다리 등 전신의 피로를 효과적으로 해소시켜준다.
7. 머리가 심장보다 아래 있고 엉덩이가 높이 있어, 중력을 거스른 자세로 전신 혈액순환을 촉진한다.

 

다운 독 자세를 처음 봤을 때 그다지 어려워 보이진 않았다. 워낙 요가에 어려운 자세와 동작이 많다고 들어서 그런 걸까? 과거의 내가 요가라는 단어를 들었을 때 떠올리는 이미지는 인도 고행자가 다리를 목 뒤로 넘기는 자세였으니 말이다. 




요가를 배운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의 어느 수련 날 이야기이다. 선생님이 잠깐 보여주신 다운 독 자세는 나도 곧잘 흉내 낼 수 있을 것 같았다. 저 자세를 5초 정도 유지하는 것은 내게 그다지 큰 노력을 요구할 것 같지 않았다. 그래서 자신 있게 자세를 취해본다. 


'음, 역시 그렇게 어렵진 않군, 괜찮네~'라고 생각하며 내 자세에 만족할 때쯤, 선생님이 말씀하신다.

(독자의 편의를 위해 내 생각은 검은색, 선생님의 말씀은 파란색으로 표기한다.)

"열 손가락 쫙 펴고, 양손 검지가 앞을 향하도록 11자로 만드세요"

'손가락 피는 거야 뭐... 크게 어렵진 않지'

"발 사이는 주먹 두 개 들어갈 정도로 벌리면 됩니다."

'암, 잘 되어있네 역시' 여기까지는 괜찮았다.

"발 뒤꿈치 땅에 붙이세요, 강하게 기반을 다지세요."

'아, 아 내 발 뒤꿈치가 좀 띄워져 있었구나. 이제 되었겠지?'라고 생각할 때쯤 선생님이 말씀하신다.

"귀와 어깨를 멀리하세요."

'응? 되었나...?'

"어깨를 쭉 펴세요."

'하... 폈는데 더?'

"배에 힘을 주고 들어 올리면서, 엉덩이를 하늘로 쭉 끌어올리세요!"

'하... 배 찢어지겠네 ㅠㅠ'

"시선은 배꼽을 향하고, 다섯 호흡을 하세요."

'후우, 후우, 후우, 이 정도 동작에 땀이 뚝뚝 떨어지다니.... 힘들다...'

"빈야사에서 다운 독 자세는 쉬는 자세예요, 어깨 쭉 펴세요~"

'이게 쉬는 자세라고..??? 아니야 아니야'

"초보자이신 분들은 무릎을 살짝 굽히거나 뒤꿈치를 살짝 들어 올리면 좀 더 수월하게 하실 수 있어요~"

하지만... 나는 선생님이 보여준 그대로의 자세를 따라 하고 싶었다. 

하지만... 내가 느낀 다운 독 자세는 쉽지 않았다.


어려워 보이지 않는 기본자세 하나에서도 이렇게 신경 쓸 게 많이 있다니 놀라웠다. 선생님이 할 땐 전혀 어려워 보이지 않았고, 내가 그대로 따라 했을 때도 쉽다고 생각했는데, 정확한 포즈와 요소들을 하나하나 주의하면서 하다 보니까 어려웠다. 기본 동작이라고 생각해서 만만하게 봤다가 큰 코 다칠 뻔한 것이다.




나의 다운독 자세


기본, 쉽지만 어렵다


10개월 동안 요가를 했지만, 나는 아직도 다운 독 자세가 어렵다. 요가의 기본 아사나(자세) 중 하나인데도 말이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기본 또는 기초는 쉽다고 생각하지만, 생각보다 쉽지 않다는 것을 경험하게 된다. 별 신경 안 쓰고 대강 하면 쉽지만, 하나하나 신경 쓰고 정성을 다하면 또 어렵다. 기본은 그런 것 같다. 쉽지만 참 어렵다. 요가나 운동뿐만이 아니다. 우리의 삶 속에서도 그렇지 않은가? '기본만 지키자'라고 이야기해놓고도 지키지 않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가? 기본일수록 더 충실하고 탄탄하게 다져나가야, 그다음 스텝을 제대로 나아갈 수 있는 것 같다. 앞으로 기본과 기초일수록 겸허한 마음으로 잘 다져 놔야겠다고 결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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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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