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짜이 호흡 방법과 효과
요가를 처음 배우게 되면, 선생님의 동작을 따라가는데 급급하게 되는 경우들이 많다. 그러나 사실 요가에는 눈에 보이는 동작뿐만 아니라, 눈에 보이지 않는 더 중요한 것들이 존재한다. 그중 으뜸은 숨이다. 겉으로 봤을 때는 티가 잘 안 나지만, 요가를 수련하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숨과 호흡이 동작보다 더 중요하게 여겨질 정도로 기본이 된다. 요가는 숨 쉬는 게 반 이상인 것 같다.
다음은 아쉬탕가 요가의 구루 파타비 조이스가 남긴 말이다.
숨은 생명이다. 숨은 우리의 가장 근본적이고 활기찬 행동이며 신의 본질을 유지한다. 숨을 내쉬는 것은 신을 향한 움직이며, 숨을 들이쉬는 것은 신으로부터의 영감이다. 삶에서 우리의 마지막 행동은 숨을 내쉬는 것이다. 본질적인 면에서 마지막으로 완벽하게 신에게 항복하는 것이다.
요가 구루가 이렇게 숨에 대해 찬양할 정도로, 요가에서의 숨과 호흡은 중요하게 간주된다.
요가에는 여러 가지 호흡법이 있는데 그중 하나를 소개해보고자 한다. 가장 대중적으로 알려졌고 아쉬탕가 요가에서 사용하는 호흡법인 우짜이 호흡이다. '우짜이'라는 말은 '상승하다, 승리하다'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우짜이 호흡은 그냥 숨을 쉬는 호흡과는 조금 다르다. 요가를 오랫동안 배우신 분들이 수련하시는 소리를 들어보면, 굉장히 숨소리가 거칠다. 공기로 목을 긁으면서 나는 소리다. 목에는 성문이라는 중간 통로가 있는데, 이 호흡법은 공기를 마시면서 성문을 좁게 만든다. 공기가 좁아진 성문을 지나면서 마찰이 되고 거친 숨소리가 나게 되는 것이다. 이 호흡을 요가 수련 시작부터 끝까지 동작과 함께 플로우를 타며 지속 유지한다.
이렇게 숨을 쉬면 어디에 좋을까? 우짜이 호흡에는 크게 3가지 효과가 있다.
성문을 조여 공기를 마시기 때문에 마찰열이 발생한다. 마찰로 인해 따듯해진 공기가 우리 몸 및 장기 구석구석으로 스며들어 몸 안쪽부터 온도를 높여준다. 우짜이 호흡 몇 번 만으로도 숨이 온몸으로 퍼져 몸이 따듯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몸에 열이 발생하면 근육 및 조직들을 부드럽게 만들어 주기 때문에 유연성 및 가동성이 향상되고, 그로 인해 요가 동작을 하는데 더 도움이 된다.
고무호스에서 물이 나올 때 끝을 누르거나 막게 되면 물의 압력이 세져서 더 멀리까지 가는 것을 본 적 있을 것이다. 우짜이 호흡은 이와 비슷한 원리로 숨을 우리 몸 더 깊이 보낼 수 있다. 성문을 조여 공기를 마실 때 숨의 압력이 더 세져서 몸의 구석구석까지 퍼져나가고, 호흡이 지속되면 끊임없이 산소를 우리 몸 전체로 운반해주기 때문에 유산소 운동의 효과를 낸다. 폐활량이 좋아지는 것뿐만 아니라, 장기들을 마사지해주는 효과로 신진대사 및 몸 안의 독소 배출이 활발해진다.
요가 수련 시 우짜이 호흡을 하게 되면 숨소리를 내 귀로 들을 수 있기 때문에, 내가 동작을 하는 도중 숨을 잘 쉬는지 못 쉬는지 알 수 있다. 내 호흡이 끊기지는 않는지, 들숨과 날숨의 길이는 일정한지, 동작에 맞추어 숨이 제대로 플로우를 타고 흘러가는지를 자기 스스로 관찰할 수 있기 때문에 수련에 크게 도움이 된다.
그럼 우짜이 호흡은 어떻게 해야 잘 하는 걸까? 요가 선생님께 들은 이야기 및 요가 관련 자료들 토대로 간략하게 리스트를 만들어보았다. 참고하시길 바란다.
허리를 펴고, 턱은 조금 당기고, 목과 어깨의 긴장을 푼다.
문을 닫는다는 느낌으로 복부를 당겨 긴장시킨다.
코로 숨을 쉬대, 들숨과 날숨의 길이가 약 2초 정도로 고르게 쉰다.
양쪽 흉곽에 공기를 채운다는 느낌으로 숨을 쉰다.
공기가 목 뒤를 살짝 긁는다는 느낌으로 숨을 쉰다.
'흠' 소리로 조용히 귓속말을 하듯 성문을 조여 공기를 마찰시킨다.
복부를 당겨 긴장상태를 유지하고, 숨을 마시고 뱉고를 규칙적인 리듬으로 지속 유지한다.
숨을 쉬면서 몸이 위, 아래로 움직이기보다는 흉곽이 양 옆으로 넓게 확장되는 느낌을 가져간다.
요가 동작과 함께 자연스럽게 숨을 마시고 내쉬어 플로우를 유지한다.
우짜이 호흡을 처음 접하고 함께 수련하는 사람들의 소리를 들었을 때는, 그저 목을 긁으면서 숨을 쉬면 되는지 알았다. 요가를 시작한 지 1년이 지나서야 아쉬탕가를 전문으로 하는 요가센터에서 우짜이 호흡에 대해 더 깊이 알 수 있게 되었다. 선생님께서는 등 허리 쪽에 손을 대시면서, 복부를 긴장시키고 숨을 손을 댄 위치까지 가져오며 양 옆이 확장되는 느낌이 있어야 한다고 말씀하셨다. 그냥 숨을 쉬는 게 아니라 몸을 긴장시키고 최대한 노력을 해야 되는 것이었다.
나도 처음 요가를 배우면서 숨에 대해서는 생각지도 못했고 동작만 따라 하기 급급했었다. 시간이 지나고 어느 정도 동작이 몸에 익었을 때야 숨을 신경 쓸 여유가 생겼다. 사실은 숨을 제대로 쉬는 게 먼저인데도 말이다. '왜 다음 동작으로 잘 못 넘어가지?'라고 생각을 했었는데, 알고 보니 그 원인은 내가 숨을 제대로 쉬지 못해서였다. 호흡의 연결을 통해 자연스러운 흐름대로 동작을 이어나가야 했기 때문이다. 동작과 숨은 쌍방향으로 연결되어 있는 것 같다. 하기 어려운 동작에선 특히 숨이 탁 끊긴다. 특정 동작에서 숨이 잘 안 쉬어지는 것은 내 몸이 그 동작이 요구하는 유연성, 가동성, 근력 등을 만족시키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숨은 이렇게 내 몸 상태를 체크하는데도 큰 도움이 된다. 호흡을 연습하면 자세가 늘고, 꾸준히 동작을 연습하다 보면 또 어느 순간 숨이 더 잘 쉬어지는 나를 발견하게 된다.
요가에서는 몸과 허리를 앞으로 구부리는 전굴 자세, 허리를 뒤로 구부리는 후굴 자세 등이 있는데 이 자세들은 유연성과 가동성이 많이 필요하다. 호흡은 이 자세들의 발전에 큰 도움이 된다. 예를 들어, 내가 몸을 앞으로 구부리고 있는데, 어느 한계 이상 구부려지지 않을 때가 있다. 이때는 특히 숨을 가득 마시고 호흡을 깊이 할수록 유연성과 가동성을 만드는 공간이 확보되고, 숨을 내뱉을 때 그 공간만큼 더 구부릴 수 있게 된다. 이것을 반복하면서 동작이 늘게 된다.
나에게 우짜이 호흡은 요가 수업이 시작될 때 특히 중요하게 느껴진다. 나는 주로 점심시간에 또는 퇴근 시간 이후에 요가 수업을 듣는데, 회사에서 계속 앉아있다가 수업이 시작돼서 매트 위에 서면 몸이 굉장히 굳어있게 된다. 몸이 달궈지지 않은 상태에서 요가 동작을 하려고 하면 잘 안되기 마련이다. 이때 우짜이 호흡을 5분만 가열차게 해도 몸이 금세 더워진다. 난 몸이 원래 조금 찬 편인데, 이번 겨울에는 몸이 춥게 느껴질 때, 요가할 때가 아니더라도 우짜이 호흡을 이용해서 몸을 덥혀볼 생각이다.
우짜이 호흡의 정의와 방법, 효과 및 나의 경험까지 풀어보았다. 30년을 넘게 매일 숨을 쉬어왔는데, 이렇게 숨 쉬는 게 어려울 줄이야. 요가는 숨 쉬는 게 반이었다. 동작은 겉으로 보이지만, 그 근간에 있는 것은 바로 호흡이었다. 앞으로도 더 깊게 숨 쉬며 요가하는 삶을 살아야겠다. 모두 함께 제대로 숨 쉬며 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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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