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공기를 머금은 산책길,
시원하고 달콤하니 꼭 아이스크림 같다.
재잘재잘 불어오는 바람이 참 좋아
혼자 걷고 있다는 느낌을 씻어 주기도 해서.
나는 파란 하늘에 뜬 하얀 달을 좋아한다.
별거 아니지만,
네가 이걸 알아주면 좋겠다.
그래서 아직 해가 지기도 전에 뜬 달을 볼 때마다
나를 생각해줬으면 좋겠다.
마음이 앞서서 벌써부터 마중 나와있는 저 달이
꼭 나 같다면서, 웃어줬으면.
너와는 가을을 보낸 적이 없구나.
이 생각이 들자 지금까지 어떤 가을을 보냈는지
기억나질 않았다.
내게 가을은 있었던 걸까?
아무렴 어때, 이 가을이 지금 내게 생생한걸.
이 가을을 기억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