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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포주는 단오 무렵에 마시는 봄철 대표 세시주이다. 조상들의 음주풍속 가운데 풍류를 빼놓을 수 없다. 여인들이 그네를 뛰고 창포를 깎아 비녀로 꽃아 단오를 즐겼다면 남성들은 창포주를 즐겨 마셨다. 특히 대궐에서는 신하들이 대전과 중궁전에 창포주를 올리고 축수祝壽하는 풍속이 있었고, 왕이 친히 창포주를 내리는 선온宣醞 풍속이 있었다.
창포를 넣어 술을 빚기도 하지만 누정이나 물가에 나아가 야음을 하면서 물가의 창포를 뜯어 술에 띄워 마셨다.
삼삼오오 모인 자리에서 가져 온 술동이나 술잔에 창포잎을 머리칼처럼 가늘게 썰어서 띄워 주향酒香에 더하고, 그렇게 창포향菖蒲香을 감상하는 음주풍속을 단오음端午飮·창포음菖蒲飮 또는 창포주음菖蒲酒飮이라고 했다. 이는 옛사람들이 덥고 습한 여름철에 대비하면서 방향芳香으로써 잡귀를 쫓고자 한 벽사풍속辟邪風俗의 일종이었다. 창포잎을 손바닥에 놓고 비비면 독특한 향기가 시원함을 느끼게 해 준다. 그뿐만 아니라 창포뿌리에는 이질, 풍한, 습비를 다스리는 효능이 있다고 한다. 창포 향기는 물론 단양端陽의 좋은 절기를 시詩와 함께 감상하고자 한 사대부와 선비, 시인 묵객들의 시주풍류詩酒風流에서 유래한 창포주는 초백주나 국화주와 더불어 현장성과 즉흥성을 수반하는 음주풍속의 산물이다.
고서의 창포주
1. 『동의보감東醫寶鑑』에 “석창포뿌리 즙 다섯 말에 찹쌀 다섯 말을 넣고 삶은 후, 고운 누룩 다섯 근과 고루 섞는다. 술은 일반적인 방법대로 숙성시켜 가라앉힌다. 그 웃물을 오래 복용하면, 신명을 통하게 되고, 오래 살게 된다.”라고 하여 창포주의 효능을 설명한 것을 볼 수 있다. 또 『양주방釀酒方』에는 “하루 세 번 씩 너홉들이 잔으로 따뜻하게 데워 마시면 늙지 않고 튼튼하여지며, 정신이 좋아진다.”라고 하였고, 『임원십육지林園十六志』에는 “풍으로 마비된 것을 풀어 주며 혈액순환을 돕고 뼈가 저린 것이 치료되며 눈과 귀를 맑게 한다.”라고 하였다.
2. 창포주는 『고사신서攷事新書』를 비롯하여 『고사십이집攷事十二集』, 『동의보감』, 『농정회요農政會要』, 『양주방』, 『임원십육지』, 『주찬酒饌』, 『학음잡록鶴陰雜錄』에 제조법이 수록되어 있다. 이 가운데 『고사신서』, 『고사십이집』, 『농정회요』, 『양주방』, 『학음잡록』에 실린 창포주 빚는 법이 동일하다. 단양주법으로 빚는 창포주는 고두밥과 누룩에 창포를 짓찧어 만든 창포즙을 섞어 발효시킨다.
3.『양주방』과 『주찬』에는 청주에 창포 뿌리를 담가서 우려 마시는 침지법과, 침지법으로 만든 창포주에 다시 고두밥을 지어 넣고 발효시키는 특이한 주방문도 볼 수 있다.
4. 한편 이미 빚어 둔 부의주나 춘주, 막걸리 등에 창포잎을 띄워 마시는 방법도 선호되었다. 조선 전기 시인 소세양蘇世讓(1486~1562)의 <임자중오壬子重午>라는 시를 보면 “오늘이 바로 단오이니 소년들이 무리 지어 즐겁게 노네. 거리마다 다투어 씨름을 하고 나무마다 그네를 뛰네. 잔에 창포를 띄워 따뜻하고 문에는 애호를 엮어 달았네. 노인 하는 일이 무엇인가, 밤새도록 책 덮고 잠자는 것이네.”라고 하여 창포를 띄운 술을 단오에 즐겼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오도일吳道一(1645~1703)의 시 <대전 단오첩大殿端午帖>에서도 “창포를 오래 묵은 술에 띄울 제, 석류는 5월에 꽃 피우네. 금화전에서는 부지런히 한낮에 강의하니, 시대의 운수가 형통하게 되었네.”라고 읊은 것으로 미루어 궁에서도 단오에 창포주를 즐긴 ‘창포주음’의 현장과 즉흥성을 엿볼 수 있다.
준비
1. 10리터 용기(유리병이나 스테인레스 추천)
2. 하얀술 1팩
3. 물 4L
4. 창포 잎
5. 휘핑기
6. 랩(또는 면보)
만들기
1. 용기와 도구를 세척한다. 원하는 미생물 이외의 미생물 개입을 차단하기 위해서이다.
2. 용기에 물 4L를 넣어준다.
3. 2에 하얀술 1팩을 휘핑기로 저어가며 서서히 넣어고루 섞어준다.
4. 용기를 랩으로 밀봉한 후 이쑤시개로 작은 구멍을 여러개 뚫어준다. 알콜발효 부산물인 탄산가스 배출구를 만들어 주는 것이다.
6. 실온에서 24시간 발효 후 창포 잎을 띄워 즐긴다.
활용
1. 창포뿌리나 잎으로 즙을 내어 물과 함께 발효시켜도 좋다.
2. 맑은술을 떠서 창포 잎을 띄워 즐겨도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