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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새본 Nov 03. 2020

기록 일기 _ 2일차

[OK! 계획대로 되고 있어!]

오전부터 할 일이 태산이었다. 시청에 문의할 일이 있어 9시 지나자 마자 전화했고, 은행에도 다녀와야 해서 전화를 마치고 바로 은행에 갔다. 사람이 별로 없어서 금방 끝날 줄 알았는데, 앞 대기분들이 대부분 어르신들에 외국인들이어서 그런가 거의 한 시간을 날려버렸다. 집에 오는 길에는 동생과 시장에 들러 와플도 사먹고, 시장 구경도 했다. 어쩐지 아침에 일어나 밍기적 거리다가 오전 다 보내고 움직이기 시작할 때 보다는 활기찬 느낌이다. 에너지가 샘 솟는다고 할까? 내일도 오전부터 부산떨어야겠다. 


그렇게 돌아와 와플에 커피 한잔! 뭔가 색다른 아침이었다. 엄마 고양이 밥을 먹이고 간단히 청소를 하고, 한국사 책을 펼쳐 공부를 시작했다. 역사 전공자라 다 알 것이라 여기면 오산이다. 내 주 전공은 미술사라서 한국사는 약하다. 비록 공무원 시험 준비를 할까말까 여전히 고민하고 있지만, 공무원 시험 준비가 아니어도 한국사는 가르칠 때 도움이 되기 때문에 준비하기로 했다. 3급은 기본으로 나오지만, 1급이 목표다.


한국사 하기 전에는 토익 문제도 조금 풀었다. 공무원 영어는 토익으로 대체 가능하다기에 정말 오랜만에 토익 문제를 풀어본다. 이전에도 모의고사 몇개 풀고 시험봤다만, 이번에는 토익 가르칠 것도 염두해 두고 조금 꼼꼼히 보고있다. 한국사나 토익 둘다 딱히 어렵지는 않지만, 집중이 잘 안되고 귀찮다. 그래도 계획한 것은 끝까지 해 보자 마음 먹었다.


출근 전까지 준비한 일을 마치니 기분이 좋았다. 뭔가 시간을 알차게 쓴 느낌. 이런 느낌이 좋다. 일을 가서도 평소보다 감정의 기복 없이 웃어 넘길 수 있었다. 몇번 욱 하기는 했지만, 이정도면 양호하다. 확실히 일 하면서 짜증나고 화가나면 같은 시간을 일해도 에너지 소모가 더 심하다. 그래서 일 가기전 마인드컨트롤을 하는 편인데, 컨디션이 꽝이면 마인트 컨트롤따위 무용지물이다. 그래서 최대한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고자 한다. 뭐, 당연히 뜻대로 되는 일은 거의 없다.


기분좋게 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와 뉴스를 틀었다. 아뿔싸 개그맨 박지선씨의 사망 소식에 가슴이 쿵 했다.  개그 프로그램을 잘 안보기 때문에 개그맨 박지선씨에 대해서는 딱히 생각이 없었지만, 고양이를 키우고 난 후 '고양이를 부탁해'를 시즌1부터 정주행을 여러번 했었기에 고양이를 부탁해의 박지선씨는 매우 친근한 느낌이다. 고양이를 부탁해 시즌 중 유독 박지선씨가 진행했던 시즌을 더 보게 된 것도 그런 이유다. 다부지고 똑부러지는 말투며, 친근한 분위기로 대화를 이끌어가는 박지선씨 모습이 너무 좋았다. 펭클럽으로써 펭수 채널에도 여러번 나와서 더더욱 좋았다. 그런 박지선씨가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는 소식에 매우 놀랐다. 박지선씨와 친분이 있는 것도 아니고, 아는 바도 없지만 어쩐지 정이 가고 친근하게 느껴져서 그런지 가슴이 아프다. 부디 하늘나라에서는 아픔없이 행복하시기를.  


오늘은 생각하고 계획했던 모든 일들을 잘 마쳐서 보람찬 하루였다. 계획대로 흘러가면 이렇게 뿌듯할 수가 없다. 다만, 계획대로 되지 않더라도 쿨하게 넘길 수 있는 그런 여유도 있었으면 참 좋겠다. 너무 계획에 얽매여 살다보니 내 자신이 간혹 답답하기도 해서 말이다. 그렇다고 계획적으로 사는 게 나쁘지는 않으니까. 이제, 마지막 계획을 이제 수행해보자. 그것은 바로 '꿀잠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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