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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피베리 Mar 31. 2020

계절의 변화를 맞이하는 방법

부모님의 집 (3) 마지막 이야기


"아빠, 수액 맞아봤어?"

"아니"


아찔했다. 아빠는 선천적으로 건강한 체질이다. 하는 일이 건설업, 그러니까 1인 공장을 운영하는 사람인데 공공기관, 은행, 지하철, 신축 등 다양한 분야의 현장을 누빈다. 아빠만큼 이 일을 오래 한 사람도 없고 같이 일한 업체 중 아빠를 다시 찾는 확률은 100%다. 아무튼 그 일 덕분에 아빠는 주6일 혹은 7일을 규칙적인 생활을 유지하는데 그게 그 체질을 지금껏 뒷받침해 주고 있다. 그런 아빠 앞에 누워있는 자식이라니. 또 무슨 이야기를 해야 할 지 눈알을 도록도록 굴리다가 동생 이야기를 했다. 


"아빠, 요즘 걔가 엄청 행복하데"


순간 괜히 뭉클한 기분이 들었는데 아빠도 그랬나 보다. 잠시 틈을 가졌다가 내 증상에 대해 검색한 아빠는 줄줄이 검색 결과를 읊어주었다. 중간중간 집에서 할 수 있는 일이 있으면 집에 머무르라는 말을 돌림노래처럼 곁들였다. 마침 의사 선생님이 오신 덕분에 돌림노래는 잠시 멈췄고, 뒤이어 간호사 선생님이 수액을 정리해주셨다. 구급차에 탔을 때처럼 퇴원도 걸어서 했다. 


집에 돌아와 잠들기 전 내가 어떤 삶을 원했는지 떠올렸다. 그 삶을 유지하고 이끌기 위해서 지금 내가 해야 하는 일을 떠올렸다. 한 달이 끝나가고 또 새로운 달이 시작되는 중에 내가 해야 할 일은...





그날의 콘텐츠

- 유튜브 / '소그노'

- 넷플릭스 / '비디오스타'



이 글은 대부분 사실에 기반하나, 특정 인물 및 상황을 드러내지 않기 위해 일부 상상력을 동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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