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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피베리 Jul 08. 2022

아침부터 어떤 일을 하느냐에 따라 하루가 결정된다

하고 나면 에피소드 | 내 모든 이야기는 글감이 된다



왠지 숱하게 듣고 본 문장이다. 가만히 누워 휴대폰만 보고 있다가는 마음을 불안하게 만드는 마법의(?) 문장이기도. 그런데 실제로 기상 직후 잠에서 깨기 위해 몸속에서 호르몬이 분비된다고 한다. 이 시간에 가장 피해야 할 일은 커피 마시기와 같이 애써 각성하게 만드는 것. 그래서 따뜻한 커피를 먹으려던 나는 그걸 나중으로 미루어 본다. 


그러니까 저 문장의 요지는 신체적으로 자극이 될만한 걸 피하라는 것 같은데, 세상 모든 요란함을 받아내며 하루를 시작한다. 유튜브나 소셜 미디어 등 보고나 봤자 곧바로 잊어버릴 것들로. 그래서 내 몸이 잠을 깨려 애쓰는 동안 편안함을 느낄 수 있는 행위로 대체해본다. 따뜻한 물을 들이켠다던가 독서하거나 글 쓰는 일. 아니면 30분 더 자는 것으로 수면 양을 일시적으로 늘리는 것도 좋겠지만 개인적으로 알람을 몇 번 듣는 게 적게 잘 때보다 더 피곤하다. 


지난 주말엔 아빠가 없었고, 이번 주말엔 엄마가 없다. 같이 사는 가족 중 일부 혹은 모두가 일시적으로 부재함은 가만히 앉아 일탈할 수 있는, 게으른 '나'를 만날 수 있는 시간이다. 최대한 자극적인 콘텐츠를 편안하게 앉아 볼 생각이다. 예를 들면 박찬욱 감독의 영화를 몰아본다던지, 박찬욱 박찬욱 박찬욱으로 하루를 채워야지. 또, 배달음식 한 번 정도면 이번 달도 무사히 버텨볼 만할 것 같다. 


비 오는 소리를 들으며 앉아 당장 일어날 신나는 일을 생각하니 쳐졌던 몸도 나아지는 것 같다. 물론, 나아지지 않는다. 이번 달은 유독 그렇다. 내 작은 주말은 오늘 한 끼의 식사와 두 번의 방문을 지나야 맞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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