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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모운 Oct 20. 2021

책임

  책임은 말로 지는 것이 아니라 행동으로 지는 것이다. 직접 손해를 보며 몸소 잃은 것을 보여주는 것이 책임이다. 무언가를 얻기 위해 잃어간 행복의 파편들이 생명을 잃고 지나온 길 바닥에서 처참히 죽어갈 때 그것을 돌아보며 어쩔 수 없다고 고개를 젓고 다시 앞으로 향하는 일이 책임이다.


  아무것도 잃지 않으면서 행복만 얻으려는 사람이 행복을 누릴 수 있는 이유는 주변에서 그의 행복을 위해 부단히 희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주변에서 모든 걸 해결해주는 갓난아이도 성장하면서 욕심을 버려야 한다. 울음을 멈추기 위해 손에 장난감을 쥐어주던 시간은 줄고 자아가 성장할수록 제한적인 상황과 절제에 대해 배운다. 


  인간은 얼마나 취하고 절제하느냐에 관한 능력을 지닌 동물이다. 반려동물이 먹을 것을 앞에 두고도 오래도록 기다리면 기특해하는 것처럼, 인간도 취하고 포기하는 것 사이에서 적확히 사리분별을 하는 능력으로 칭찬을 받기 마련이다. 


  그렇게 욕망과 욕심을 조금씩 내려놓으면서 하나의 인격체가 되어간다. 자신이 처한 상황을 인지하고 그 상황에 맞게 말하고 행동함으로 부담 가능한 수준의 책임을 지며 살아간다. 그런 선택과 책임의 연속적인 굴레 속에서 관계를 형성하고 미래를 살아가는 것이 인간의 숙명이다. 


  책임 회피로 겨우 생을 부지해가는 뻔뻔한 인간들도 있지만 그런 사람에게는 믿음이 없다. 결국 선택은 책임을, 책임은 믿음을, 믿음은 관계를 유지한다. 


  그러니 더 많은 것을 누리기 위해서는 더 큰 책임이 필요하다. 신뢰를 잃지 않으려면 선택을 할 때 책임에 대해 고려해야 하고 충분히 책임을 졌을 때 비로소 다시 기회가 주어진다. 선택과 책임을 반복하며 다시 무언가를 얻고자 한다. 살아있는 한 희망을 품고 살 수밖에 없는 것이 생명체의 숙명이다. 살고자 하는 욕망, 죽음 앞에서의 두려움, 희망에서 피어오르는 변화의 순간들이 인간을 성장하게 만든다. 


  희망과 선택과 책임, 그리고 믿음. 생명을 존속시키는 것들. 거기에 사랑. 그것이 인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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