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가족 기초체온이 비슷하긴 쉽지 않다.
사계절 우리나라 기후에 찰떡 체온을 가진 이는.
우리 집에 있다... 없다?
미련 곰퉁이처럼 더위 하나는 끝내주게 잘 참았다.
사시사철 더운 열대지방에서 틈나면 하루 두세 번도 수영이 가능한 개인수영장이 있던 집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선가.
친정아버지는 한여름에도 반팔차림이신 적이 없다.
더위 하면 일가견 있는 땀 줄줄이 남편은 우리 친정 식구를 보면 더위 참는 막강함에 입을 못 다문다.
등줄기로 쉴 새 없이 땀이 흐르더라도.
대충, 참을 만하다. 아니 참을 만했다.
세상 제일 부러운 사람이 마누라라는 남편.
맵거나 짜거나 뜨겁거나 가리지 않고
적정온도 이상이 되는 것만 시야에 들어와도.
송알송알 싸리잎에 은구슬~동요처럼 남편 이마에 송골송골 땀이 맺혔다.
인공바람은 안 좋아해서 손풍기와 손부채면 충분한 나와 달리 그런 거로는 콧구멍 열기도 못 식힌다고.
에어컨은 호위무사로, 선풍기는 안방마님으로 끼고 지키는 남편.
강풍 바람이 내장까지 쿨하게 식혀주는 칩을 뱃살 내지 옆구리살에 심고 싶은 염원을 가진 사람이다.
주니어들은 어떤가.
한 녀석은 발가락 하나도 노출하지 않고 무릎담요로 감싸고 한 녀석은 배를 까고 고래바지도 걷어붙인다.
여름철이면
가까이하기엔 너무 먼. 냉정과 열정 쟁이들.
그러던 마누라가 달라졌다.
나이 탓이라면 속상하니 지구 이상기온과 장마철 탓으로 하자.
온습도계를 어려서부터 집안 곳곳에 놓고 자라서 혼자 살 때도 아이 키우면서도.
내 맞지 않는 감보다는 온도와 습도 치수를 참고한다.
분명 적정온도이고 남에게 평안하면 나는 까실한 무릎담요를 끌고 올 수치인데.
덥다. 안 춥다. 조금 춥나? 조금 덥다. 뭐지?
반면 남편이 묻는다.
"정말 체질이 한 번씩 바뀌고 그런가? 이번 여름엔 창가에 앉아만 있어도. 선풍기 바람이면 충분하네.
잘 때 이불도 찾는다니깐."
홍조가 생겼다 오한이 난다는 갱년기 증상이 엄마에게 오는 걸까.
장마철 여운일 수도. 무엇보다 열대야는 시작도 안 했다.
엄마처럼 기초체온이 낮은 문화 동급인지 매사 추운 아이와
땀 뻘뻘 남편처럼 만사 더운 아이는 같은 공간, 같은 온도에서도 패가 갈린다.
냉면과 칼국수파로 식사도 나뉜다.
이 여름.
나는 더위파와 추위파의 깍두기 신세.
뭐가 어찌 됐든.
배탈 안 나고 잠 푹 자서 인상 안 쓰는 것이 우리가 해내야 할 임무임이 분명한 삼복더위 여름이다.
* 커버출처 픽사베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