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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다짐 Oct 09. 2018

눈물은 왜 짠가

#3

디비는 내게 좀 변한 것 같다고 했다. 눈밑이 퀭하다든가 이제는 늙어 보인다든가 하는 말을 서슴없이 하다가 더 마른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도 변했다. 얼굴에 살이 더 붙었고 피부는 전보다 까칠해진 듯했고 당장 이발도 해야 할 것 같았다. 한 마디로 3개월 전에 동안이던 그와 나는 노안이 되어 다시 만났다.

밥을 먹고 웃고 말장난을 하고 걷고, 일부러 꾸밀 필요도 억지로 웃을 필요도 없이 동복이와의 만남은 신체접촉만 없었을 뿐 예전과 똑같았다. 그 점이 내 마음을 편하게 했다. 헤어지기 몇 초 전, 왜인지도 모른 채 결국 터져버린 울음은 차라리 우정에 가까웠다. 인간적이기 전에 남성적이어야 한다는 속박을 기꺼이 무시한 채 그도 울었다. 그 눈물이 그래서 더 고마웠다.


나흘 후, 그는 떠나고 나는 남는다. 이제 정말로 만날 일이 없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오늘 만남이 그와의 마지막 만남이 될 수 있어서 진심으로 다행이다,라고 생각하고 있다.

여리고 착한 얼굴, 반가웠습니다. 건강히 잘 지내시길. 눈물이 짠 이유는 아무래도 더위 때문인 것 같다. 방이 무척 덥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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