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방암 수술 일주일만에 또 수술..
좀비에서 인간으로 환생할 날이 얼마 남지 않아선지 조급하다.
복도의 좀비로는 만족할 수가 없다.
수술한 지 일주일이 다 돼 가는데, 퇴원이 얼마남지 않았는데..
이제 막 수술한 환자처럼 보낼 수 없지 않은가?
몸이 차차 회복되면서 그들과 구별짓고 싶었다.
유일하게 바깥 공기를 쐴 수 있는 6층 공원을 찾았다.
병원에서 누릴 수 있는 최고의 자유다.
그날도 그랬다.
병실의 갑갑한 공기를 벗어나 공원에 갔더니 간호사가 급하게 나를 찾는다.
항생제를 맞을 시간인가? 소독할 시간인가? 아니면 식사시간이 된 건가?
간호사의 부름을 받고 급하게 병실로 갔더니
뜬금없이 담당 의사의 면담이 있으니 가보라고 한다.
그것도 일반 진료실이 아니라 수술실 옆에 마련된 진료실..
담당의는 수술복과 수술모를 벗지도 않은 채 나를 맞았다. 뭔가 쎄한 느낌이 들었다.
“왼쪽에서 떼 낸 종양에서 암이 발견됐어요. 내일 제거 수술을 하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왼쪽에도 암세포가? 오른쪽 모두를 절제한 것도 부족해서?
처음 검사를 했을 때 왼쪽에도 작은 종양이 있다고 했다.
오른쪽을 수술하는 김에 왼쪽도 떼 내 검사를 해보는 게 좋겠다고 했었는데.. 그게 암이란다.
종양 주변에 암세포가 남아있을 수 있으니.. 주변을 조금씩 절제하면서 검사를 해야 한단다.
절제한 조직을 검사해 암세포가 발견되면 좀 더 깊숙이 절제를 하고,
그 조직을 검사해 암세포가 나오면 또 절제를 하고..
계속 암세포가 나온다면..
그땐 왼쪽 가슴도 오른쪽처럼 전절제를 할 수 있단다.
이럴 수가!!! 이제 막 간신히 마음을 추스렀는데..
퇴원할 시간만을 오매불망 기다리고 있었는데 또다시 수술이라니... 믿어지지 않았다.
의사의 암이라는 한 마디에 난 완전히 무너지고 말았다.
체면이고, 뭐고, 모두가 다 보는 앞에서 엉엉 울었다.
처음 유방암이라는 얘기를 들었을 때도 나지 않았던 눈물이.. 자꾸만 흘렀다.
일어나려고 하는데 누군가 어깨를 짓누르며 주저 앉혀버렸다.
끝 모를 어둠이 나를 삼켜버릴 것만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