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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재덕후 공PD Aug 13. 2020

아이즈원 -2부-일본콘텐츠의 폐쇄성

#KPOP성공의_이유 #일본콘텐츠의_폐쇄성

결정타. 트와이스, 블랙핑크 물론 BTS      


  한국과 일본의 아이돌 역전현상.

  트와이스가 결정타였습니다.

  의도하지 않았지만, 일본 아이돌계에 치명타를 날렸습니다.      

  트와이스의 일본 데뷔는, 일본 청소년의 마음을 단숨에 K-pop 아티스트 쪽으로 끌어왔죠.


  일본인이 사랑하던 아이돌은 정형화된 이미지가 있습니다.

  귀엽고 러블리한 소녀 이미지. 한마디로 소녀의 모에화 된 이미지. 그러면서도 실수투성이의 미숙한 실력. 그걸 참고 응원하는 것이 찐팬이 되는 길이라는 자기 만족감.

  우리 감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이미지.  일본인은 그 난해한 걸 아이돌에 투사했죠.


  트와이스 역시 귀엽고 러블리한 이미지가 강하죠. 하지만 가창력과 퍼포먼스는 다릅니다. 데뷔부터 완성형이었죠. 일본 아이돌이 넘볼 수조차 없는 수준. 솔직히 그것도 한참 초월했습니다. 일본 아이돌 팬이 결코 경험해보지 못한 월드클래스급 퍼포먼스가 기본 장착이었으니까요.


  트와이스는 일본의 새로운 한류를 몰고 왔습니다. 단순히 새로운 아티스트의 출현이 아니었죠. 한국의 높아진 경제력과 문화콘텐츠 경쟁력이, 단순히 인기 콘텐츠의 소비를 넘어선 ‘라이프 스타일’의 변화를 가져온 겁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블랙핑크라는 월드클래스 급 걸 크러쉬 아티스트가 일본 청소년을 매료시킵니다. 뭐, BTS는 말할 필요도 없겠죠.      


   BTS의 퍼포먼스.

  이거 한번 보면 세상 모든 게 다 시시해지잖아요.      

  일본인이 자신의 아이돌 문화와 J-pop 자체를 되돌아보게 된 계기입니다.      


  BTS 공연을 보다, 일본의 국민 그룹 아라시를 보면 뭔가 짠해지는 감정이 있어요. 서로 장르가 다르니, 아티스트를 직접 비교하는 건 의미가 없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BTS의 노래와 퍼포먼스를 보며 얻는 감동은, 아라시의 그것과는 분명 다른 성질과 차원의 무엇입니다. 게다가 BTS의 서사와 메시지는 아라시에서 찾을 수 없는 인류 보편적 감성이 있죠.

  아라시의 퍼포먼스를 보다, BTS를 보면 확실히 이런 생각이 들죠.


  ‘아.. 전혀 다른 세상의 아티스트가 출연했구나..’      


  지금의 일본 청소년. 특히 10대는 BTS와 트와이스의 강렬하면서도 아름다운 퍼포먼스를 보며 성장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기성세대가 미국 중심의 팝스타를 보며 유청소년기를 보낸 것처럼, 일본의 청소년은 K-pop 스타를 보고 있는 거죠.



K-pop 성공의 여러 이유     


  일본 콘텐츠는 거의 유료입니다.

  음원은 말할 것도 없고, 홍보용 무료 영상도 도통 찾기 힘듭니다. 하다못해 프로모션 비디오조차도 유료인 경우가 있죠. 일본 콘텐츠는, 유튜브를 비롯해 쉽게 검색해서 듣고 즐길 수가 없는 구조죠.   

   

  K-POP은 검색만 하면 콘텐츠가 주렁주렁하죠.


  ‘내가 요새 이런 거 보고 듣고 있다’고 링크를 친구에게 넘기기도, 자랑할 겸 SNS에 올리기도 쉬워요.      


  그렇다고 한국 콘텐츠의 무료 개방 정책이 무조건 좋은 것만도 아닙니다. 어느 대중문화 콘텐츠 제작자가 이런 말을 하더군요.      


  “공짜 콘텐츠는 있을 수 있어도, 공짜로 만들어지는 콘텐츠는 없습니다”     


  공감합니다. 우리는 콘텐츠를 무료로 감상하는 게 현명한 소비이며, 현명함을 넘어 당연하다는 인식이 있어요. 타인 또는 지인에게 무의식적으로 “당신이 가진 콘텐츠를 무료로 내놓으라”

  이 얘기를 지나치게 편하게 말합니다. 확실히 이건 불만입니다.      


  아이러니하게 K-pop 성공은 무료 콘텐츠 정책이 큰 역할을 했습니다. 잘 알려진 사실이죠.

  특히 유튜브를 중심으로 무료로 배포한 MV와 동영상. 이것들이 팬들이 만들어내는 2차 가공 콘텐츠를 광범위하게 만드는데 이바지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예가 BTS죠. 신곡을 내면, 하루 이틀이 아니라 몇 시간 내에 영어, 아랍어, 스페인어, 태국어, 바하사 인도네시아 등등으로 번역된 2차 가공 콘텐츠가 넘쳐납니다.      


  일본은 이를 허락하지 않습니다.

  아니 허락할 수가 없죠.


  콘텐츠 기획단계부터 결성된 여러 투자사의 의사결정기구가 이를 허락하지 않습니다.

  만일 일본이 BTS를 제작했다면, 일본의 ‘BTS 제작위원회’는 이를 허용하지 않을 겁니다. (전편 ‘제작위원회’ 참조)

  음원 판매 수익을 기대하는 투자사 A, 공연 티켓 매상에 목숨을 건 투자사 B, 공연 영상 판매 수익을 노린 투자사 C, 굿즈 판매 또는 캐릭터 시장 독점을 노리는 투자사 D, 하나의 콘텐츠 판매 각 부문의 투자사들이 각자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하기 때문이죠.

  이들은 음반의 퀄리티와 아티스트의 퍼포먼스의 완성도보다, 자신이 투자한 부문의 성공과 투자액의 단기 회수가 우선입니다.

 

  일본의 뉴미디어 콘텐츠 시장 자체가 소비자 주도로 형성되기 어려운 이유입니다.

  일본의 제작위원회 시스템은 각 부문 투자자의 이익을 충실히 지켜주는 것 같지만, 더 크고 새로운 시장이 열릴 가능성을 원천적으로 차단합니다. 의도치 않은 부작용이죠.

  일본은 소비자의 콘텐츠 접근로를 폐쇄적으로 만들었습니다. 접근에 일정 비용을 지불할 마음이 충분한 일부 적극 지지자에게 머무른다는 얘기죠. 그러니 전체적 완성도와 혁신보다는 지금까지 흥행에 성공했던 관행을 충실하게 답습할 뿐입니다.



확대 재생산의 선순환 구조


  K-POP 성공의 비결은 물론, 월드클래스 급 완성도와 퍼포먼스에 있습니다.

  그리고 무료로 즐길 수 있는 콘텐츠가 많았다는 것.

  한국어를 아는 외국인과 외국어를 잘하는 한국인이 이들의 콘텐츠를 번역하고 올리기도 쉽다는 것.

  문화 확대 재생산의 선순환 구조.

  중요한 요인 중 하나라 생각합니다.      


  일본의 일부 콘텐츠 제작자가 이걸 따라 하고 싶었습니다.

  하려는 시도도 나름 있었어요.

  그런데 모두 실패했습니다.      


  왜? 일본은 변화를 싫어하거든요.

  변화는 모두를 괴롭히니까요.      


  결과가 달라지려면, 생각하는 방식과 일하는 방식 모두 바뀌어야 합니다. 혁신을 외치는 사람은 스스로 이제까지의 안정적 관행을 모두 버려야 합니다. 그러면 여기저기서 저항이 따르죠.

  일본 문화콘텐츠는 저항을 이기지 못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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