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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타샤 Oct 25. 2022

니체와 함께 산책을

순간을 바라볼 것

#니체와 함께 산책을 #시라토리 하루히코




니체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까 싶어서 읽었는데

다만 '선禪'에 대한 이해가 조금 깊어진 느낌이다. 


명상에 집중하고 있는 책으로,

특정 순간이 아닌 일상의 아무 때에도 

우리는 명상에 빠지며,

마찬가지로 깨달음도 언제나 올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여러 철학자(스피노자 등)는 명상의 중요성을 알고 있었고

특히, 

니체는 산책을 하며

생각이 비워지는 순간에서 많은 깨달음을 얻었다고 한다. 


이 책은 명상과 함께

불교의 선을 간단하게 설명한다. 


명상, 몰입, 마음챙김과 같은 

자신과 현재 순간에 집중하는 것의 중요성이 대두된 지 

꽤 오랜 시간이 흘렀고 여러 책이 나왔음에도 여전히 인기가 유지되고 있다.  


이러한 상태는 여기-지금을 중시하는 심리치료의 목표와도 닮았다.

서로 영향을 받아 발달했기 때문이겠지만,

이상적인 심리치료의 목표는 

종교 혹은 철학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여겨진다. 

그 두 개 보다는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방법으로 현재에 머물도록 설명하는 느낌이 강하지만 말이다. 


비슷한 말들의 반복이라고 느껴질 때마다 

진리라는 게 특별하지 않다고 생각된다. 

알고 있지만 실천이 어려운 것들

혹은 안다고 생각했지만,

몰랐던 것을 실제로 깨닫는 것이 아닐까. 

단순함 속의 깨달음.


이 책에서도 깨달음은 그런 식으로 온다던데

생각이 멈추는 순간 

세상이 나와 같음을 알게 된다고. 

나와 너, 세상과 나, 모든 경계가 사라지고

이어져있음을 깨닫게 된다고 말한다.

그래서 모든 순간에 감사하게 되며, 매 순간이 다름을 알게 된다고. 


거기까지는 잘 모르겠지만

환경오염이나,

역지사지, 측은지심을 살짝 집어넣으면

무슨 말인지 알 것 같기도.


이 책은 일본의 하이쿠와 릴케, 괴테를 비롯한 서양의 문호들의 시를 예로 들고 있으며,

스님들의 선문답과 함께 작가가 깨달은 바를 적어 놓았다. 


짧은 책이니 

명상으로 얻을 수 있는 것들이 궁금하다면 

읽어봐도 좋을 것 같다.

 




 p.49

  가령 이 상태에서 훨훨 날고 있는 나비를 본다면, 거리도 경계도 사라져 자신이 나비인 것처럼 생각된다. 이미 보는 측과 보이는 측이 나뉘어 있지 않다.


p.70-1

  1914년에 한 청년이 찾아왔을 때, 부버는 자신도 모르게 상대를 '그것', 즉 잡다한 용건의 하나로 응대했다. 청년이 머뭇거리며 찾아와 '나와 너'의 관계를 원했는데도 말이다. 


p.77-8

  그 태도란 현재의 모습을 완전히 수용하는 일이다. 자신은 이렇고, 인간은 이러이러해야 한다는 편견에서 벗어나 꾸밈이나 거짓 없이 명백하게, 아기처럼 순수하고 아무 사념 없이, 모든 가치관을 버리고 현재의 모습을 마주할 때 눈앞에 '너'의 모습이 보일 것이다. 이러한 태도는 선에서 말하는 '진인(깨달음을 얻는 사람)' 또는 '지인(큰 덕을 갖춘 사람)'의 태도와 같다.


p.79

  부버는 16세의 우리를 같은 나이의 친구처럼 맞아주었고, 두 시간 남짓 서재와 정원에서 진지하게 대화를 나눴다. 부버는 우리가 던진 질문에, 틀림없이 시시할 법한 아이들의 궁금증에도 인내심 있고 친절하게 답해주었다. 마치 그러한 질문을 처음 받기라도 한 듯이........


p.100

  사실에는 언제나 확실한 경계가 없기 때문이다. 

  어떤 명확한 언어를 사용할 때 우리는 마치 사실에 관해 말하는 것 같지만, 실은 언어에 의해 제한되거나 생성된 관념을 말할 뿐이다. 그런데도 그 관념이 그대로 실제 모습이라고 믿는다. 

p.104-5

  진인의 삶

...

  - 나만 특별해지려고 해서는 안 된다. 타인과 너무 다르면 안 된다. 남이 하는 것도 하라.

  - 사람을 싫어하거나 귀찮아하지 마라.

  - 모든 일을 온화한 표정으로 마주하라. 


p.111

  명상은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는 것이다. 그 이상의 깊은 의미는 없다. 단지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는 상태이고, 무언가를 눈으로 보더라도 거기에 의미를 두지 않는 일이다. 


p.121

  '예사롭게 일어나는 일'을 그저 관망한다면, 매일 여느 때와 다름없는 일이 일어난 것에 불과할 것이다. 파도가 밀려오고 밀려나가는 광경을 바라보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바닷물이 밀려나갔다고 해서 비통해하는 사람은 없다. 


p.130

  읽기 어려운 책이나 여태껏 관심을 두지 않은 분야의 책이야말로 삶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

  그 책을 읽고 전체를 이해했다고 해서 당장 무언가를 얻는 것은 아니다. 다만 몇 줄 또는 몇 개의 단어가 나열된 문장을 읽는 것만으로도 이 세계가 크게 변화한다는 것을 내면으로 경험할 수 있다. 


p.167

  지금부터 하려는 일을 미리 앞질러 생각하지 말고, 보상받거나 피하려는 생각도 떨쳐버려라. 마음을 굳게 먹고 현재의 상황에 부딪혀보려는 자에게는, 시간이란 시작도 끝도 없는 영원한 순환으로서 아름답게 빛날 것이다.  

                               - 앤서니 드 멜로


p.168

  그들은 내면에서, 혹은 외면과 내면 모두에서 사물을 본다. 자유로운 눈이 있기에 새로운 것을 발견하고, 새로운 발상을 시도하는 것이다. 보통 사람은 이 사실을 모르기 때문에 그들에게 '재능이 있다'고 얼버무린다. 재능이라는 개념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 사람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능력이 발휘되거나 발휘되지 않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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