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피베리숲 Sep 07. 2020

비닐하우스 미술관

우리는 모두 예술가가 될 수 있지


일본 사람들은 대체로 손으로 만드는 수공예 취미를 좋아하는 것 같아요. 퀼트, 압화, 서예, 바느질 등등. 만나는 사람들마다 뭔가 하나씩은 만들고 계시더라고요. 가볍게 하는 분들도 있고, 수 년간, 진중하게 교실을 찾아 배우거나 익히기도 하고요. 이를 위한 마켓도 많아요. 소비하는 사람들도 많고요. 다들 본업이 따로 있는 한편 한 명 한 명 개성있는 예술가더라고요.


아케미 아주머니의 빵 판매대 옆에는 꽃을 판매하는 타케무라 아저씨가 있었어요. 아저씨는 딸기 비닐하우스 운영자에요. 하지만 보통은 그곳을 비닐하우스 미술관'이라고 했어요. 타케무라 아저씨가 그린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었거든요.


 거창한 재료를 쓰는건 아니었어요. 골판지 위에 크레파스나 아크릴 물감 처럼 생활 속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들로 그리시더라고요. 기교가 있는것도 아니고요. 그런데 이 그림들이 참 매력적이에요. 비닐 하우스라는 공간이랑도 잘 어울리고요. 이 모든게 어우러져서 타케무라 아저씨의 세계를 만드는것 같았어요. 


비닐하스가 이렇게 재밌는 곳으로 변한다는게 신기했답니다. 




 


처음 아케미 아주머니의 논에 가서 모내기를 하던 날이었어요. 마을 아이들이 타케무라 아저씨와 그린 교통표지판을 설치하러 가더라고요. 일본에서는 아이들이 갑자기 찻길로 뛰어나오는 교통사고를 막기 위해 토비다시 보야 (갑자기 뛰어나오는 아이) 라는 표지판을 설치한다고 한대요. 정규 모양이 있지만, 이 때는 아이들이 타케무라 아저씨, 그리고 준코씨랑 같이 그린것 같더라고요. 



그런데 안타깝게도 몇몇 토비다시 보야가 징그럽다(?!)는 민원이 들어와 철거를 당했대요. 그래서 비닐하우스 미술관으로 돌아왔더라고요. 그렇네요, 운전하다가 보면 좀 놀랄 수는 있겠더라고요. 하지만 아이들이 직접 이런 설치물을 만들 수 있는 기회를 주는건 멋진것 같아요. 환한 웃음이 매력적인 생활 예술인 타케무라 아저씨. 주변에 좋은 영향을 주는 아저씨의 예술혼을 응원합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