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편안한 제이드 Aug 28. 2024

건강의 소중함을 뼈저리게 느껴보기로 함

꼭 이렇게 경험해 보고 나서야 알아야겠니



  감기로 앓느라 일주일을 날렸다. 정말 지독한 감기였다. 4만 얼마를 내고 코로나 검사를 받았지만 음성이어서 병가를 내고 푹 쉬지도 못했다. 그냥 심한 감기에 걸린 것일 뿐이었다. 나이가 들어서인지 바빠서 면역력이 떨어졌던 탓인지 원인이 무엇인지는 모르겠지만 여하간 정말 심하게 아팠다. 작년에 코로나 걸렸을 때보다 더 아팠던 것 같다. 지금도 아프다. 하지만 아프다는 이유로 연재를 건너뛰는 건 한 주로 족해서, 또 아프면서 느낀 점들이 많아서 이번 주에는 '아픔' 그 자체를 주제로 글을 써보고자 한다. 


  요즘의 나는 (당연하게도) 회사가 정말 싫다. 평소보다 더욱 싫을 몇 가지 이유가 추가된 상태이긴 한데 그걸 밝히면 우리 회사가 어느 회사인지 모두가 알 수 있을 지경이라 자세히 밝힐 수는 없는 점이 통탄스럽다. 갑자기 회사가 싫다는 얘기를 왜 하기 시작했냐 하면, 회사가 너무 싫은 나머지 아파서라도 빠지고 싶다(=병가 낼 요건을 만족시키고 싶다)는 생각을 종종 했었다. 아, 좀 아프더라도 회사만 안 가면 행복할 텐데. 아, 기침을 좀 하더라도 한 일주일 정도 회사 안 나가면 멘털은 회복될 것 같은데. 뭐 그런 생각들 말이다. 


사진: UnsplashMichał Parzuchowski



  하지만 진짜 아파서 일주일을 앓게 되면서 나는 그간 잊고 살았던 모든 사실을 직면해야 했다. 첫 번째, 내가 아무리 아파도 코로나가 아닌 이상 병가를 내기는 쉽지 않다. 두 번째, 내가 아파서 회사를 빠진다고 누가 내 일을 대신해주는 것은 아니다. 세 번째, 아파서 회사를 못 나갈 정도의 몸 상태면 다른 그 어떤 행복한 일도 할 수 없다... 사실 세 번째 사실이 크리티컬 했다. 실제로 아파서 하루 휴가를 내고 회사를 안 나갔는데, 그날 정말 그 어떤 일도 하지 못하고 침대에 누워 있기만 했다. 열이 나고 머리가 아프고 기침을 콜록콜록 해댔다. 누워 있어도 힘들고 앉아 있어도 힘들어서 누워 있다 앉아 있다를 반복하던 와중, 나는 처절히 깨달을 수밖에 없었다. 아, 아프다는 건 정말 고통스러운 일이구나..




  결국 나는 주말을 포함해 꼬박 일주일을 앓았고, 회사 일을 제대로 못한 것뿐만 아니라 모든 취미생활 또한 일주일 동안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흑흑). 무엇보다 요즘 즐겁게 하고 있는 플라워클래스와 일본어회화 강의를 한 주 건너뛴 것이 너무 억울했다. 다른 것도 아니고 아파서 수업을 빠지다니. 억울해! 게다가 8월 말이 마감인 공모전에 낼 소설도 지지난주 작성한 버전에서 한 자도 추가하지 못한 상태다. 아무래도 기한 내에 그럴싸한 단편 소설 한 편을 완성하는 것은 어렵울 듯하다. 이런 슬픈 상황에 대해 어디 가서 하소연할 수도 없다. 내가 아파서 그런 건데 뭐. 


  결국 진짜 아파 보고 나서야 '건강'의 소중함을 깨달았다는 뭐... 그런 정말 모두가 아는 주제의 글이 나와 버리고 말았다. 그런데 어쨌든 나한테는 깨달음이 컸다. 솔직히 최근 몇 년간의 나는 정신적으로 힘든 상황에 처할 때마다 몸의 건강부터 제일 먼저 컨트롤할 대상에서 저버렸던 것 같다. 식이관리도 해야 하고 운동도 해야 하지만 아 모르겠어 나 지금 너무 힘드니까 그건 다음에. 같은 마인드랄까. 결국 그간 쌓여온 안이한 마인드의 업보를 이번에 한 번에 받은 듯하다. 그러니까... 이제는 정말 건강을 관리해야겠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이 그 무엇이든지, 건강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난이도가 100만 배 상승한다는 것을 (아주 처절한 방식으로) 깨닫고 말았다. 아직도 콜록콜록거리면서 이 글을 쓰고 있다. 이번 감기가 완벽하게 나으면 다시 운동을 시작해야겠다. 제발 너무 늦지 않은 선택이기를 바랄 뿐이다.  



*늘 그렇듯 현실에서 약간의 각색 과정을 거쳐 작성하였습니다. 





이전 15화 플라워 클래스를 수강해 보기로 함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