끔찍한 사고는 예방이 최선. 사고 대처는 신속하게.
어느 날 오전 10시 코스트코를 가려고 아내와 준비 중에 있었다. 첫째 아이는 어린이집에 이미 등원한 상태였고 둘째 아이는 나와 아내와 같이 안방에 있었다.
경첩에 손가락이 절단되는 사고를 당했다
둘째는 아들내미라 그런지 활동성이 엄청나다. 둘째 아이가 여기저기 움직이고 손가락도 넣어보다가 끔찍한 사고가 발생했다. 바로 둘째 아이가 자기도 모르게 장롱 경칩에 손가락을 넣고 장롱 문을 밀어버린 것이다.
코스트코를 가서 무얼 살까 아내와 이야기하던 도중 아이가 비명을 지르며 울음을 터뜨렸다. 나는 곧장 아이 손가락이 절단됐다는 것을 알고 아내에게 119를 요청했다. 아내는 흐느끼며 119에 도움을 청했다.
나는 아내에게 119 구급센터에 지금 어떻게 하면 될지 물어보라 했다. 그 후 곧장 수건과 티슈를 가져와 아이 손가락 지혈을 했다. 아이의 절단된 손가락 부위를 보는 순간 소름이 돋았다. 119 센터에서는 일단 아무것도 하지 말고 절단된 부위를 보관하고 있으라고 했다.
예전에 다큐멘터리와 위기탈출 넘버원에서 비슷한 사례를 봤던 것 같다. 나는 절단된 부위를 일단 아무것도 하지 않고 수건으로 감싸놓았다. 제때 수술을 받으면 일상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것이 생각났다. 그래서 이성을 찾아 내가 할 수 있는 걸 하자고 마음먹고 119를 기다렸다.
우리 집 주변에는 건대병원, 한양대병원, 아산병원 등 대학병원이 여럿 있다. 나는 당연히 집에서 가까운 대학 병원으로 가면 되는 줄 알았다. 119 앰뷸런스에 아이와 아내와 같이 탑승한 뒤에 안 사실이 있다. 위 대학병원에서는 수지접합 수술이 되지 않는다고 하였다.
네? 코앞에 있는 대학병원에서
수술이 안된다고요?!
그렇다. 진짜 안된다고 한다. 병원마다 할 수 있는 전문분야 수술이 다 다르고 제반시설이 제각기 다르기 때문이다. 나는 단순하게 큰 병원으로 가면 된다 생각했는데 돌이켜 보니 아찔했다. 실제로 내 차로 갈까도 생각했었다. 내차로 갔었으면 일이 꼬일 뻔했다.
앰뷸런스 안에서 응급구조사 선생님이 여러 응급실에 계속 전화를 돌렸다. 그중 연락이 닿은 강남수병원에서 치료가 된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런데 막상 강남수병원 도착했을 땐 아이가 8개월이라 전신마취 수술이 어렵다고 다른 병원으로 가라고 안내해 주었다.
뉴스에서 소아환자 병원 뺑뺑이를 도는 경우가 있다고 하는데 그게 내 경우라니... 상당히 당혹스러웠고 막막했다. 그러나 광명에 수지접합 수술 잘하는 곳이 있다고 그쪽으로 가게끔 안내를 해주셨다. 강남에서 광명까지는 40분 거리인데 어찌 가란 말인가. 집에서 타고 온 119는 이미 소방서로 복귀를 한 상태인데.....
다른 지역으로 119를 타고 가는 것은
원칙적으로 불가하다고 한다.
사설 구급차를 타고 가야 한다고 한다.
네!? 이렇게 급한데요!? 119에서는 안된다고 하였다. 하지만 곧장 전화가 다시 와서 생후 8개월은 너무 어려 예외조항이 적용돼서 119로 광명까지 이송이 가능하다고 했다. 다행이다!! 강남->광명은 고속도로가 하루 종일 막히는 구간이기 때문에 119를 타고 가는 게 간절했는데 다행스럽게 119구급차를 타고 갈 수 있었다.
오전 11시경 병원 응급실에 도착했다. 응급실에서는 몇 시에 마지막으로 음식을 먹었는지, 물을 언제 마지막으로 먹었는지 나에게 물어보았다. 수술 전 전신마취가 들어가야 하기에 물어본 것이다. 보통 수술을 앞두고는 금식을 해야 한다. 이런저런 사정을 고려하고 응급수술이 들어가야 하는 점이 감안하여 오후 3시 30분에 수술을 하기로 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