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상과 의미

꿈보다 해몽

by 마자

7월의 어느 날. 토요일 저녁. 7시경.

요가매트를 깔고 복근 운동을 하던 중이었다. 크런치 30회, 레그 레이즈 30회를 하고 다음 순서인 트위스트 크런치를 하던 중 왼쪽으로 몸을 돌리는 순간 발견했다.

무지개! 무지개? 어? 왜? 와~~~

몸을 일으켜 휴대폰의 잠금을 풀어 서둘러 사진부터 찍었다.

서쪽으로 난 주방창에서 비치는 빛의 한 조각일 것이라 생각했다.

그 빛과 무엇이 만난 거지?

과학적 사고는 접어두고 무지개를 요리조리 만져보았다.

손바닥에도 올려보고 손가락에 얹어 무지개 반지도 만들어보았다.

한 여름 축제에 간 사람이 페이스 페인팅 하듯 얼굴에도 올려보았다.

찰칵찰칵 사진을 찍어 남겨두고 메신저를 열었다.

가족들에게 사진을 보내며 '우리 집에 무지개가 떴다!' 말했다.

엄마는 나에게 좋은 일이 있을 것이라 하고, 언니와 동생은 색의 선명함에 놀라 했다. 아빠는 엄마와 오프라인 상태로 대화를 주고받고 있을 터.

곧이어 복권이야기로 이어지며 나에게 잘 부탁한다는 가족들.

자, 줄을 서보라며 생색을 내고 시계를 보니 복권을 사러 나가기엔 늦어버린 시간이라 픽 웃고 만다.


5Cm 정도의 지우개 크기의 작은 무지개 빛 조각이 내가 좋아하는 나의 공간에 툭 떨어졌다.

현상일 뿐이지만 한참을 바라보며 의미를 부여했다.

버석했던 내 한주를 위로하러 온 것인지

다음 주에는 기다리던 소식이 올 것이라 응원하러 온 것인지

것도 아니며 그냥 놀러 온 건지

그래 나랑 놀자!!

운동을 멈추고 무지개 조각이 사라질 때까지 대화를 나누었다.

고맙고 환영한다고! 있는 동안 즐겁고 편안하길 바라며, 사라져도 기억하겠다고!

사랑하는 이에게 하는 말 같았다.

다시 전하고 보니 이건 내가 내 삶에 하는 말이다.

이미 충분하고 괜찮은 나 자신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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