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다시 시작하자는 마음을 갖고 일단 컴활 2급 자격증을 공부하기로 했다. 1급은 아니지만 사무직으로 취업하려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마흔에 컴활 2급 공부라니, 조금 창피한 마음도 들었다. 다른 사람들은 대학생 때 다 공부하고 자격증을 취득한다는데. 그래도 어쩔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대학생 때 나는 나대로 치열하게 고민하고 살았기 때문에 후회는 없다.
나는 나 스스로 컴퓨터를 잘하지 못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엑셀과 포토샵으로 전 회사에서도 애를 먹기도 했었다. 그동안 글쓰기 업무만 한 것도 아니었지만 컴퓨터는 그다지 친하게 지내지 못했던 것 같다.
컴활 2급 이론 강의를 인터넷으로 듣는데 모르는 단어가 많이 나왔다. 공부를 하는데 어려움이 있지만 아, 저런 말이 있구나 하며 하나씩 배워나갔다.
나름대로 공부를 하는 동안 장애가 있었다. 주택에 살고 있는데 옥상 방수를 해야 해서 업체를 알아봐야 했다. 이참에 집안 벽지도 새로 하고 장판도 새로 깔려고 업체를 알아봐야 했다.
업체를 선정하고 가구를 거실로 옮기고, 이틀간 벽지와 장판을 새로 하고, 옥상 방수는 셀프로 2주일 동안 며칠에 걸쳐 힘겹게 하게 되었다. 그러면서 공부의 흐름이 또 끊기자 손 놓고 일주일을 또 보냈다. 일주일 뒤에 다시 인터넷 강의를 들어보니 공부하는 내용이 너무나 새롭게 느껴졌다.
그렇게 흐지부지 시간을 보냈나 싶다. 다시 마음을 잡고 공부를 하려는데 이번에는 동생이 나에게 한 가지 제안을 해왔다. 자매끼리 국내 여행을 가자는 것이었다.
회사 다니지 않고 약 1년이 되어 갈 때쯤, 그제야 처음으로 여행이라는 것을 다녀오게 되었다.
첫 여행은 군산이었다. 일하는 동생이기에 주말여행으로 잡았다. 이성당, 초원사진관, 경암동 철길마을도 가고 은파호수공원도 갔다. 1박 2일이라서 짧았고 자연환경을 많이 접하지는 않았어서 여행이 조금 아쉬웠다. 한번 주말여행을 가자 여행 바람이 났는지 이번에는 제주도 여행을 가기로 했다.
나는 그동안 왜 시간 내서 가족들과 함께 여행도 못 다녔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만큼 여유가 없었나 싶기도 했다. 그리고 컴활 2급 공부는 이미 뒷전이 되어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