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에게 걱정을 끼쳤다

by 페어

가족들은 점점 내 상황에 대해 걱정을 했다. 처음에 가족들은 조금만 쉬고 일을 구하겠지 하는 마음으로 나를 지켜보았다. 그러나 퇴사 후 나의 백수 생활이 길어지면서 엄마와 동생은 한 마디씩 걱정스러운 말을 건넸다.


"오늘은 이력서를 좀 넣어보았니?"

"언제까지 놀 거야? 다른 계획은 없니?"


나는 그때마다 미안하고 죄송스러운 마음이 들었다. 이렇게 가족들에게 걱정을 끼치는 거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나도 나의 상황을 타개할 방법을 찾지 못하고 있었다. 그 점이 문제였다.


조금씩 취업해야겠다는 생각을 해보았지만 백수 생활이 1년이 되어버리니 자신감이 사라져 갔다. 그 바람에 나를 누가 뽑아줄까 싶은 마음도 들었다. 많은 곳에 이력서를 넣지도 못했다.


간신히 얻은 면접 자리도 몇 군데 있었다. 그러나 자신감 없는 태도 때문일지 아님 다른 어떤 이유인지 잘 모르지만 취업이 성사되진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전에 취업상담사로 근무한 이력이 있던 친구에게 연락이 왔다.


"아직 취업 못했으면 국가에서 운영하는 취업 프로그램의 지원을 받는 것이 어때?"


나는 그 말을 계기로 취업 지원 프로그램을 알아보았다. 그러다 서울우먼업 구직지원금을 알게 되었고 신청하게 되었다. 3개월간 총 90만 원의 포인트를 지원받아 교육비 등으로 사용했다.


그러나 구직지원금을 지급받고 난 뒤에도 나는 취업을 하지 못했다.


나를 걱정하던 가족들도 나에게 더 이상 어떤 걱정스러운 말을 전하지는 않았다. 나를 많이 걱정하면서도 더 이상 내색을 하지 않는 것일지도 모른다.


‘언제까지 이럴 수는 없지.’

‘이제는 내가 내 삶을 책임져야 할 때야.'


나는 이렇게 놀면서 지내는 것도 좋았지만 노는 것이 지속되는 건 어려울 것 같다고 생각했다. 다시 뭔가라도 시도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올해 마흔이 된 나는 나의 더 나은 삶을 위해서라도 이제는 나아가야 하는 시점이라는 느낌도 들었다.


그때부터 나는 나를 위해서라도 일을 해야겠다고 다짐했다. 그게 무슨 일이든지 간에. 나는 사회생활을 다시 할 수 있도록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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