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사 후, 시간이 있을 때 가자는 생각으로 바로 건강 검진을 받으러 갔다. 결과는 좋지 않았다.
몸무게는 늘고 근육이 빠졌다. 공복혈당이 100을 넘었고 콜레스테롤 등 모든 수치가 좋지 않게 나왔다. 회사에 다니면서 야근하고 주말 출근하면서 그간 헬스도 한 번을 나가지도 못했다. 식사 또한 밖에서 나가서 사 먹었었다. 건강검진 결과는 그런 나날들의 대가였다.
나는 나를 잘 돌보지 못한 것에 대해 자책했다. 그러나 그건 잠시 뿐이었다. 이제는 나를 돌볼 기회라는 생각이 들었다. 회사에 다니고 돈을 버는 것도 중요하지만 지금이야말로 무너진 건강을 다시 챙긴다면 체력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더 나은 나 자신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을 하지 않는 시기는 다이어트의 적기였다. 건강 습관을 다시 세우고 근력을 기르고 살을 빼기로 했다. 식사를 하기 전에는 오이나 파프리카를 먼저 먹었다. 삶은 계란과 닭가슴살과 두유로 단백질을 보충해서 먹고, 밥을 먹고 난 뒤에는 실내 자전거를 30분 이상 타려고 노력했다.
6개월 뒤, 나는 보건소에 가서 인바디를 하고 피검사를 통해 수치를 확인했다. 몸무게는 생각보다 쉽게 빠지지는 않았다. 당황스러웠다. 그렇지만 근육량은 늘어 기뻤다. 나이가 들수록 근육이 중요하다는 말을 실감했다. 실내 자전거 타기와 단백질 보충이 효과를 낸 셈이었다.
다행히 모든 수치는 좋아졌다. 특히 몇 년간 공복혈당이 당뇨 전 단계였는데 90까지 내려갔다. 다른 어떤 순간보다 기분이 좋고 감격스럽게 느껴졌다.
하지만 절제하지 않고 흐트러진다면 이런 결과는 또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 건강은 습관이 중요하다. 방심하지 않고, 나중에 회사에 들어가 일을 한다고 하더라도 쉬는 동안 쌓아놓은 건강 습관을 꾸준하게 지켜야겠다고 생각했다.
건강은 하루아침에 완성되지 않기에, 오늘도 작은 습관 하나를 놓치지 않기로 다짐한다. 지금의 노력은 미래의 나를 지키는 든든한 버팀목이 될 것이라 믿으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