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과 저녁, 약간은 건조하면서 약간은 쌀쌀한,
가을이 왔다.
가을이 되면 환절기 비염이 늘 찾아오고 아이들 코감기가 찾아오지만, 이때쯤이 되면 봄과는 또 다른 설렘이 생긴다. 더웠던 여름 동안 축축 쳐졌던 피부도 탱탱해지는 것 같고, 짧은 옷 대신 긴 옷들을 입으려니 옷 단장도 새로 하는 느낌이 든다.
이때쯤에 꼭 하는 것들 중 하나, 아이들 옷장도 정리해본다. 서랍 구석에 있던 겨울 옷들도 이제는 꺼내 주면서 너희도 곧 빛을 보러 나갈 거니 마음의 준비를 하라는 눈빛도 보내준다. (사실 겨울을 기다리는 나의 마음의 준비 중 하나이다.) 아이들 긴 옷들을 찾으며 입을만한 옷들을 꺼내보는데 분명 넉넉하게 입힌다고 산 옷들인데 벌써 팔 길이가 짧고 바지도 간당간당하다.
하루하루가 다르게 자라는 아이들이라지만 매년마다 정리 시즌에 체감되는 아이들의 성장 속도는 잠시 생각에 잠기게 한다.
쑥쑥! 크구나-
당연히 아이들의 성장은 뿌듯하고 기특하고 신기하고 당연한 일이지만 시간은 그렇게 흐르는데 난 얼마나 컸을까. 하는 물음에 잠시 생각에 잠겼다.
경제적 수입도 더 커졌으면,
아이들을 이해하는 마음도 더 커졌으면,
사람들을 품는 마음도 더 커졌으면,
자기 관리 능력도 더 커졌으면,
음식 솜씨도 더 커졌으면,
아이들 훈육스킬도 더 커졌으면...
엄마도 너희 만큼 크고 싶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