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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헌 서재 Sep 07. 2016

<봄의 과수원으로 오세요>

루 미 (1207-1273)

늘은  제가 좋아하는 시(詩)를 올리면서

시작해 보겠습니다.




봄의 과수원으로 오세요


                 루 미 (1207-1273)



봄의 과수원으로 오세요.

꽃과 술과 촛불이 있어요.


당신이 안 오시면

이것들이 무슨 소용 있겠어요.


당신이 오신다면 또한

이 모든 것들이 다

무슨 소용이 있겠어요.


------------------------------------


우연히 한 책에서 이 시를 접하게 되었습니다.

읽는 순간, 이 짧은 글에 이렇게 많은 의미와 상징을

담을 수 있는가 라며 깜짝 놀랐습니다.

아름다운 꽃과 술과 촛불이 있어, 그대가 안오면

소용이 없고, 그대가 오면 그대의 아름다움에 이 모든

것들이 가려 소용이 없게 되는 이 역설 ........


그래서 이 시를 쓴 이를 찾아보니

13세기 페르시아의 시인이자 신학자인 좀 특이한 이름의

"잘랄라딘 무하마드 루미(1207-1273)"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폐르시아 문학의 최고봉이라는 수식어를

달고 있다는 것을 알게되었습니다.


이 시인의 다른 시를 하나 본다면,



여  인  숙


            루  미(1207-1273)



이 존재, 인간은 여인숙과 같으니

아침마다 새로운 손님이 당도한다.


한 번은 기쁨, 한 번은 좌절, 한 번은 슬픔

거기에 찰나적 깨달음이

뜻밖의 손님처럼 찾아온다.


그들을 맞아 즐거이 모시라

그것이 그대의 집안을

가구 하나 없이 휩쓸어 가버리는

한 무리의 슬픔일지라도.


한 분, 한 분을 정성껏 모시라

그 손님은 뭔가 새로운 기쁨을 주기 위해

그대 내면을 비워주려는 것인지도 모르는 것.


암울한 생각, 부끄러움, 울분, 이 모든 것을

웃음으로 맞아

안으로 모셔 들이라.


그 누가 찾아오든지 감사하라.

모두가 그대를 인도하러

저 너머에서 오신 분들이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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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여정에서 만나게 되는 즐거움, 슬픔, 분노

등 여러가지 일들을 기쁘게 맞아 들이고

거기다가 감사까지 하라고 합니다.

결국 인생의 모든 좋은 일,  나쁜 일 다

우리가 받아들이기에 따라서, 특히 감사히 받아들이면

좋은 쪽으로 우리의 운명이 이끌리게 된다는

통찰이 실려 있습니다.


짧은 글 하나를 더 본다면,


When you go to a garden, do you look at thorns or flowers?

Spend more time with roses and jasmine.

--   그대가 꽃밭에 들어갈 때 가시를 보는가, 꽃을 보는가?

  장미와 재스민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라.


참으로 멋진 가르침이 아닌가요?

인생에 기쁨과 괴로움(장미와 가시)이 다 있는 정원에서,  

장미와 재스민에 더 집중하고 즐길수 있는 것.

바로 이 것이 제대로 인생을 살아가는 것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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