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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r 뻬드로 Jan 18. 2020

운동? "야, 나도 하는데, 너도 할 수 있어"

하고 싶은 게 많은, 운동 초보자의 짧은 경험담


    한때 스포츠 클라이밍을 해봤다. 4개월만. 정말 재미있어서 매일 가고 싶을 정도. 많은 사람들에게 추천도 하고 유튜브에서 Red Bull 주최 외국 대회들도 많이 볼 정도. 하지만 여러 이유로 멈추게 되었고, 숨쉬기 운동 외엔 하는게 없었지만, "아, 운동해야하는데......"라는 말을 달고 살았다. 마치 고향을 떠나온 나그네처럼. 지금은 우리 헤어져있지만, 나 언젠가 다시 돌아가리라!



이러다 죽겠다 싶어서 운동을 시작했습니다


    책 제목이, 딱 내가 운동을 시작한 동기와 똑같아서, (북리뷰는 아니고) 일부러 서점에 가서 저자의 마음이 내 마음과 같으신지 확인해보았다.

    -저자의 직업은 기자(reporter)

    -카페인이 없으면 못산다.

    -하루종일 일하면 어깨와 목이 아파 죽을 것 같다.

    -지하철에서 껴서 겨우 집에 간다.

    -집에가면 손가락도 까딱하지 못할만큼 힘들다.

    -마사지를 받으러 갔는데 등근육이 너무 없어서 문제가 많은 것이니 운동 좀 하시라는 얘기를 들었다.

    -운동을 하다보니 재미와 성취감을 겪었다.

    -과하게 해서 부상도 겪었다.

    -생활체육지도사 자격증도 땄다.

    

    체크리스트를 써보니 똑같은 경로로 진행하고 있지는 않지만, 마음과 소감은 거의 같다. 나는 피트니스 클럽을 작년 1월부터 6개월간, 잠깐 쉬고 11월에 1년치를 시작했다. 동기는 정말 '이러다 죽겠다 싶어서 운동을 시작했습니다'이다. 좀 알아야 쓰것기에 10회 PT(personal training: 1:1로 운동을 코칭받는 별매 프로그램)도 시작해서 6번을 배웠다. 목적을 묻는 질문에 중성지방 감소, 건강유지를 위해 운동을 하려고 한다고 대답했지만, PT선생님은 사진을 찍어서 보여주며 몸이 앞으로 기울어져 있으니 자세를 바로 잡는게 먼저다 라는 방향을 제시했고, 나는 수긍했다. 앞으로 말려 둥글어진 어깨를 펴려면 등근육을 발달시키면 도움이 많이 된다고 했다. 저 책의 저자와 너무나도 비슷한 증상. 그래서 기왕 사는거 제대로 생존해보려고 운동을 배우며 하고 있다.


    등근육 발달을 위해서 하는 운동으로 아래와 같은 것들을 한다.

    -랫풀다운(Lat Pull Down: 팔을 들어 수직으로 잡아당겨 내리는 운동)

    -라텍스 밴드를 앞 기둥에 걸고 잡아당기는 운동

    -데드리프트(Dead Lift: 역기봉을 든 채로 앞으로 숙였다가 올라오며, 다리 뒷부분과 엉덩이 근육을 발달)


    다리근육도 꼭 발달해야한다며 스쿼트도 여러 방법을 배웠다.

    -일반적인 스쿼트.

    -케틀벨 6kg 하나를 가슴 위치에 들고 하는 중량 스쿼트

    -물침대처럼 그냥 서있기도 힘든 밸런스패드에 발디딘채 하는 스쿼트

    -적당한 무게의 짐볼을 던져주면 받으면서 앉았다 일어나며 되던지는 스쿼트  


    나는 나를 잘 모른다. 하지만 잘 아는 것이 있다. 어떤 도전을 하는 것을 즐겨하고 경험하지만, 성실하게 어느 정도, 한 텀(1 term?) 한 사이클을 완성하는 것을 어려워 한다는 것을. 용두사미가 되기 쉽다는 것을. 그래서 내 몸을 피트니스 클럽에 던져 넣은 것이다. 더 강한 자물쇠인 '지식', '성취감', '재미'를 채워놓기 위해 PT를 한다. '나 PT도 하는 사람이야'라고 자랑하고 싶은 욕구가 가장 큰 것일지도. 아직도 철이 덜들었다!


    확실히 건강해지는게 느껴진다. 김종국처럼 되려면 지금 운동의 3배 정도로 10년 동안 해야한다니 그것은 꿈만으로 만족하고. 김종국은 마치 운동과 결혼한 것 같아보이고, 나는 내 마누라와 결혼했다는 점이 다르니까. 아직은 건강하다. 하지만, 누구나 늙고 가끔 불의의 사고를 겪을 수도 있다. 확 쓰러지면, 다리에 힘이 없으면, 발을 절단하면, 허리디스크로 앉아 있을수도 없다면 참 마음과 몸이 어려워진다. 내 삶의 질, 더 나아가 내 주변 가족과 동료들을 위해 할 수 있을 때까지 내 몸을 버텨내고 싶다.


이기고 싶다면 충분한 고민을 벼텨줄 만한 몸을 먼저 만들어
'정신력'이란 '체력'이란 외피의 보호 없이는 구호밖에 안돼 - 미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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