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심스틸러 Mar 22. 2016

기름 먹은 지폐와 눈물

엄마의 냄새

어김없이 찾아온 출근시간...
장롱 속 깊숙이 숨어 있던 옷이 내 시야에 들어온다.
2개월 전 고향에 내려갈 때 이후로 잊고 있던 외투이다.
부족한 아침 시간에 쫓겨 고민할 겨를도 없이 옷을 걸치고 문을 나선다.
여전히 추운 날씨에 습관처럼 손은 호주머니 속에 자연스레 자리를 잡는다.
기억에 없던 무엇인가가 내 손을 스친다.
궁금한 나머지 추운 날씨를 외면한 체 꺼내어 본다.
기름으로 덮여 있는 꾀죄죄한 세종대왕의 얼굴... 이 눅눅한 기름기에서 엄마의 냄새가 난다. 피땀 흘려 살아온 엄마의 삶과 엄마의 사랑이 느껴진다.

'엄마 몸 깎아 가며 번 돈... 내가 어떻게 써요..'

바보 같은 엄마를 원망하며 기름 먹은 지폐 위에 눈물 자국을 더한다.


글: 심스틸러
그림 : 여행자
매거진의 이전글 내가 가지고 있던 열쇠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