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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심스틸러 May 08. 2016

내 삶에 이정표

선택의 길에 이정표 세워두기


오늘도 어김없이 축 처진 어깨와 무거운 발걸음을 이끌고 험난한 인생길 여정에 오른다.
언제나 그랬듯이 시작하기 무섭게 엄청난 피로들이 엉겨 붙기 시작한다.
어제 만난 피로와 이별하기도 전에 찾아온 그들을 거절하지 못하고 동행하기로 한다.

이렇게 어렵게 내디딘 첫 발걸음을 뗀 지 얼마 되지 않아 다시 멈춰 서야만 했다.

'또 갈림길이다.'
며칠 전 갈림길에서 힘을 다 소진한 탓인지 이번 갈림길을 맞이한 순간 온몸에 힘이 빠져 주저앉아 버리고 말았다.
수많은 갈림길을 지나쳐 왔지만 언제나 선택의 순간들은 쿨하지 못했다.
나의 선택에 자신이 없었기에 언제나 몇 번이고 뒤돌아 봐야 했고 한참을 걷다가도 되돌아가 선택을 번복한 적도 한두 번이 아니었다.
지금 걷는 이 길이 힘들 땐 그 순간 다른 길을 선택했으면 어땠을까..라는 생각에 과거의 나를 원망하기도 했다.
그래서인지 요즘 들어 부쩍 자주 마주하는 선택의 순간이 반갑지만은 않다.

'후회 없는 선택'
이번 갈림길에는 후회 없는 선택을 하고 싶다.
더 이상 뒤돌아 보고 싶지 않다.
깊은 사색에 빠지며 두 눈을 지그시 감는다.
한참을 고민의 늪에 빠져있을 때...

어디서 오는지 모를 바람이 나를 흔들어 깨운다.
캄캄한 어둠을 깨며 갑자기 들어온 빛줄기에 온 세상이 하얗게 변한다.
하얀 세상 너머로 서서히 눈에 들어온 것은 큰 나무였다. 가까이 다가가자 누군가 남기고 간 흔적들을 마주할 수 있었다.
'이 길을 나만 지나온 것이 아니구나!'
그 사실만으로 한결 마음이 편해진다.

그들이 남기고 간 메시지는
왜 이 길을 선택했는지...
선택의 순간에 어떤 고민을 하고 있는지...
뒤따라오는 후배들에게 남기는 응원 메시지들과
앞으로 다가올 미래에 대한 각오들로 가득 차 있었다.

선배들의 발자취에 도움을 받아 선택의 기로에 다시 선다. 어느 때보다 쉬운 결정이었다.
그 자리를 떠나기 앞서 큰 나무 앞에 자리를 잡는다.

지금 내린 선택에 의구심이 들 때 흔들리지 않기 위한 미래에 나에게 보내는 편지와 뒤따라오는 친구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을 주기 위한 편지 이렇게 두장을 남기고 다시 걷기 시작한다.
어느 때 보다 자신감 넘치는 발걸음이었다.

걷다 보면 다시 뒤돌아 보게 될 것이다.

또다시 상상도 할 수 없을 만큼 많은 갈림길들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더 이상 두렵지 않다. 뒤돌아 볼 때마다 펼쳐 볼 나의 편지들과 선택의 순간에서 펼쳐 볼 누군가의 편지들이 있다는 것은 그 무엇보다 든든했다.
앞으로 다가올 여정을 기다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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