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독자 수가 세 자리라면 만족스러울까?

46이라는 숫자에 감사하는 법

by 펭귀니

처음에 브런치스토리 작가가 되었을 땐 그저 나를 ‘작가’로 불러주는 커뮤니티가 생겼다는 사실 자체가 기뻤다. 몇 번의 낙방 후에 힘들게 합격하는 경우도 종종 봐 왔기에 단번에 합격한 스스로에게 상당한 자부심을 느꼈다.


뜻밖의 사고, 갑작스러운 임신, 전자간증으로 인한 응급제왕절개, 극한의 출산후유증. 이 모든 것이 지난 2022년부터 지금까지 약 2년 가까운 세월 동안 일어난 일이다. 어느 것 하나 쉬운 건 없었다. 겨우 육아휴직까지 버티고 출산을 했지만 복귀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내가 하는 일을 좋아했기에 많이 아쉬웠지만 살기 위해 내린 결정이다. 그런 내게 브런치스토리 작가라는 정체성은 사뭇 남달랐다. 자의적 결정이었지만 육아휴직이 끝나도 돌아갈 직장이 없는 현실은 꽤 심란했다. 비록 당장 수입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나도 이제 ‘작가’라고 불릴 수 있는 정체성이 생겼으니 그냥 아줌마보다는 좀 더 나은 아줌마가 된 느낌이랄까? (절대 ‘전업주부’를 비하하려는 의도는 없다.)


처음에는 구독자수와 라이킷에 연연하지 않아도 꾸준히 글을 쓰고 ‘작가’라는 정체성을 지켜나가는 것 자체로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두 달이 지난 지금 나와 비슷한 시기에 브런치에 입성하여 세 자릿수의 구독자를 보유한 작가님들을 종종 발견하게 되었다. 현타가 왔다.


‘나름 열심히 활동한 것 같은데 내 글이 그 정도로 매력적이지는 않은가?’


오늘 아침 엄마에게 브런치스토리 구독자수가 46명이라고 말씀드렸다. (24.1.15 기준)


“우와. 대단한데? 예전으로 치면 한 학급이고 요즘은 두 학급이지.”


32년 교사생활 후 명예퇴직을 하신 엄마는 모든 것을 학교 시스템에 빗대어 말씀하시는 경향이 있다.


“요즘 한 반에 20명밖에 안 돼?”


“응. 저출산이잖아.”


듣고 보니 46명이라는 구독자수도 그리 초라하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 대단하지 않은 글이지만 나의 구독자님들은 아무 대가 없이 구독을 해 주셨다. 때로는 라이킷과 선구독에 대한 보답으로, 몇몇은 지인이라는 이유로 구독을 해 주시기도 했다. 어떤 이유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그저 내 글에 관심 가져주시는 마음에 보답할 뿐. 구독자수가 세 자리라면 행복했을까? 그땐 네 자리가 되고 싶을 것이다. 종종 다음 포털이나 브런치스토리 메인에 본인의 글이 소개된 후 구독자수가 증가했다는 작가님들의 이야기를 접할 때면 자극이 되기도 하면서 부러웠다.


‘아직까지 그 정도는 아니구나.’ 아픈 현실이지만 받아들여야 된다.


다만 건강한 비교로 성장할지 병리적인 비교로 주눅 들지는 나의 선택에 달려있기에 나는 내게 도움 되는 결정을 할 뿐이다.


‘그래. 나에게는 46명의 구독자분들이 계시지. 그리고 앞으로 무한한 발전가능성이 있어.’


오늘도 마음을 다잡아 본다. 그리고 46이라는 숫자에 감사하는 법을 배운다.


저를 구독해 주시는 구독자님들, 정말 감사합니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작가라고? 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