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일정을 마친 후, 늦은 밤 헬스장을 찾았다.
인클라인 벤치프레스 중이었는데, 무게를 올리려고 플레이트 원판을 빼다가 실수로 발에 떨어뜨렸다.
원판은 내 왼발가락을 직격 했고 너무 아픈 마음에 오늘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찾아간 정형외과에서
엄지발가락이 두 조각으로 골절되었다는 진단을 받았다.
워낙 운동을 좋아하기에 자잘한 부상들은 심심치 않게 있었지만,
이렇게 짧은 시간 동안 갈비뼈에 실금도 가고 발가락도 골절되는 연이은 골절 부상은 처음인 것 같다.
더군다나 이번 사고의 이유였던 플레이트 원판을 놓쳐서 떨어뜨리는 실수도 처음이었다.
사람들은 흔히들 말하기를, 원래 안 좋은 일은 한 번에 몰려온다고 한다.
조금 더 그럴싸하게 표현하자면 '머피의 법칙'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나의 요 근래 상황에 대입해 보자면,
갈비뼈도 금이 가고 발가락도 부러지고, 야심 차게 준비했던 보고도 뜻과 다르게 흘러갔고
몇 번의 소개팅도 어영부영 끝이 났다.
그럼 요 근래 내 일상은 뜻대로 잘 풀리지 못한 일종의 머피의 법칙의 연속이었을까?
머피의 법칙과 반대되는 '샐리의 법칙'이라는 말도 있다.
예상치 못한 좋은 일들이 연이어 생기는 상황을 의미하는데, 나에게 이런 일들은 없었던 걸까?
업무적으로 계획했던 일이 생각보다 쉽게 풀려 잘 진행되고 있는 것도 있었고,
헬스장에서는 요 근래 정체되어 있던 무게도 증량해서 할 수 있었고 또 풀업 개수도 늘렸다.
소개팅하면서 피자를 진짜 맛있게 하는 집도 알아냈다.
결정적으로 이번 부상은 운이 좋았다.
플레이트 원판이 조금만 더 안쪽으로 떨어져 발가락의 관절을 강타했다면 수술이 불가피했겠지만,
다행히 발가락 끝쪽이라 깁스만으로도 회복이 가능하다고 했다.
정말 운이 좋았다.
원래 사람은 좋은 일보다 안 좋은 일을 더 강렬하게 기억하는
부정적 편향(negativity bias)이 본성으로 자리 잡고 있다고 한다.
좋았던 일은 잠깐의 기쁨이나 당연함으로 쉽게 넘기는 반면,
안 좋았던 일은 좋았던 일보다 더 오랫동안 기억에 남아 부정적 감정을 유발하게 만든다.
이미 발생한 일은 되돌릴 수 없다.
그저 그것을 대하는 내 마음가짐이 발생한 일에 대한 해시태그를 분류해 준다고 생각한다.
부정적인 해시태그를 달면 계속 내 머릿속에 부정적 기운과 함께 맴돌 테고,
긍정적인 해시태그를 달면 안도감과 함께 긍정적 기운이 그 기억을 떠올리게 해 줄 것이다.
대책 없는 낙천이 아니라, 발생한 일을 잘 회고하고 기분 좋게 맞이할 수 있는 긍정으로 전환하자는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이 글을 읽는 많은 분들께도
샐리의 법칙이 가득한 일상이 되시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