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착 그리고 시작
저번화에선 죽음에 대해서 이야기하며 재미있게 보았던 애니메이션 코코에 대해서 이야기했다.
https://brunch.co.kr/@personwatching/59
죽음은 경험해보지못했다. 경험을 한다면 경험담을 들려주지못하겠지.
하지만 신기하게도 세계속 많은사람들중 몇몇은 죽음을 경험했다가 오는사람들도 더러있다. 그런 경험을 하고온 사람들의 증언은 제각각이기도하고 비슷하기도하다. 하지만 중요한건 공통적으로 죽음에 앞서서 무언갈 겪는다는것이다.
물론 앞서말했듯이 나는 죽음을 경험해보지못했기에 이런것들이 진실인지 아닌지는 난 알길이없다.
그렇다면, 죽음이 끝이라면 분명 시작도 존재해야 할것이다.
우리는 모두다 경험해보았을것이다.
그건 바로 '태어남' 이다.
하지만 기억할수가없다. 나는 분명 태어남을 경험했지만 기억이나지않는다. 나의 가장 어린시절의 기억의 시작은 5살즈음이다. 그이전은 전혀 기억이나지않는다.
지금 이글을 읽고계신분이있다면 나의 가장 어린시절 기억이시작된 나이는 몇살이였나 한번 생각해보면 5살에서 4살아래로는 기억이 전혀나지않을것이다. 만약 4살이전으로도 기억이있다면 한번 그 기억을 나도 공유해보고싶다. 매우 흥미진진할거같다.
지금 글을 적고있는와중에도 잠시 등을 의자뒤에 챡 붙히고 의자 목받침에 고개를 기대어 천장을 바라보며 아무리 곰곰히 생각해봐도 4살이전으론 전혀 기억이나지않는다. 사실 5살의 기억도 가물가물하긴하다.
지금 이렇게 어릴때의 기억을 끄집어내려는것은 죽음을 공상하다보니 분명 시작도있을것이고 시작이란것은 태어남이고 나는 분명히 태어남을 경험했고 태어났을때 어떤관점으로 세상을 봤는지 어떤 기억을 가지고있는지 문득 궁금했기때문이다. 하지만 아무리 기억을 하려고해도 기억이나지않는다.
내가 태어나기전엔 나는 뭐였을까? 죽음이던 탄생이던 우리는 모르기에 이 두 주제는 항상 풍부한 상상력을 가지게 만들고 여러사람들의 관점들로 그 세계를 만들어낼수있다.
어떤주제든 던져놓으면 아주 맛있게 상상하는 집단 그리고 내 개인적으로 그냥 좋아하는 집단.
픽사다.
사실 나는 픽사를 좀 많이 좋아한다. 픽사에서 애니메이션이나오면 일단 묻지도 따지지도않고 당장 보러간다.
그들의 상상력에 내 자신을 넣어두고 캐릭터들과 같이 호흡하면서 보면 정말 새로운세상을 직간접적으로나마 느끼게 되기때문이다.
한날은 유튜브를 보다가 픽사에서 애니메이션을 만들었다고 예고편이 하나 떳길래 팬심으로 클릭을했고 나는 또 홀리고말았다.
소울
위 포스터의 흑인캐릭터가 소울의 주인공 '조 가드너' 이다.
대략적인 줄거리는 극중 주인공 조 가드너는 재즈 뮤지션이고, 한 중학교에서 교사로 일을하고있다. 하지만 조는 교사보단 연주자가 되고싶어했고 그런 와중 옛 제자 컬리에게서 유명한 재즈음악가인 도로테아 윌리엄스 밴드에 피아니스트가 비어있다는 연락을 받고 오디션에 찾아간다.
오디션에서 합격연락을 받고 신나서 집으로 가던 도중 맨홀에 빠지게되고 조는 의식을 잃어버린다.
의식을 잃어버린 조가 향한곳은 죽은자들이 줄지어서있는 계단위였다.
죽음의 계단에서 조는 죽음을 피하기위해 계단밖으로 몸을 던지게되고 끝없이 밑으로 추락하다가 도착한곳은 새로운 생명이 태어나기전의 영혼들의 세계였다.
이곳에선 '제리' 라는 존재들이 성격을 부여해주고 부여가다된 영혼들은 지구행티켓이 발부되고 이걸가지고 지구가 보이는 구멍으로 떨어져 새로운 생명으로 태어나게된다.
여기서 나오는 이 제리라는 존재들이 또 디자인이 기가막힌다.
제리는 양자역학적이고 영이상학적인 고차원 존재들이라고 표현한다. 아무래도 절대자혹은 신 아니면 뭐 우리가모르는 미지의 존재정도가 되겠지. 이런존재들을 상상력을 동원해 표현하는 픽사에겐 감탄을 금할수가없었다.
어쨌든, 모든 영혼들이 성격을 부여받고 지구로 태어나는건아니였고 성격을 제대로 부여받지못한 흔히들 말하는 애러가난 영혼들에겐 여러 유명한 멘토들이 붙어서 교육을 시킨다. 우리가 흔히들 아는 유명했던 멘토들이 까메오처럼 샤샤샥 나오는데 이걸보는것도 하나의 재미가되겠다.
제리들은 조 가드너를 이런 멘토들중 하나로 착각해 '유 세미나' 라는곳으로 조를 데리고온다. 그곳엔 많은 영혼중 가장문제영혼인 22호라는 영혼이있었는데 이 영혼은 지구로 태어나길 수천년동안 거부하고있었던것.
지구로 태어나서 환생할려면 필수적인조건이 붙게되는데 그건 바로 ' 스파크 ' 즉, 동기부여다. 이 22호는 그 스파크가 결여되어있어 환생이되지않는것. 스파크를 발생시키기위해 많은 직업을 경험해보는것도있고 , 유명한 멘토들의 감동적인순간을 경험해보면서 스파크를 얻게되어 지구로가는 통행증이 발급이되는데 애당초 22호는 지구에서 태어나고자하는 마음자체가없으니 어떤 직업을 경험하던 어떤 멘토가붙던 22호에겐 스파크가 일어나지않는다.
지구에 빨리가서 자기몸에들어가 의식을 되찾아야하는 조는 22호에게 너에게 스파크를 발생시켜줄테니 너에게 지구행티켓이나오면 그 티켓을 나에게줘, 그러면 나는 지구로가게될것이고 너는 계속 여기 머물러있을수있다. 라고 22호에게 딜을한다.지구로 가기싫은 22호에게도 좋은 거래였기에 당장 응했고 조와 22호는 스파크를 만들기위해 서로 고군분투하면서 영화는 시작된다.
(나는 저런 반쯤 눈감긴 캐릭터가 흘리는 뭔가 귀찮은듯 챙겨주려는 웃음을가진 캐릭터가 참 좋다.)
하지만 소울을 보고 감상평을 적는데 한가지 문제에 봉착했다.
분명 이영화는 많은걸 느끼게 만들고 시사하는데 이걸 글로써 표현하려고하니 구구절절이 될거같고 오히려 이 애니메이션의 재미를 반감시켜주는 효과를 가져올것만같은 느낌이 강하게들어서 표현하기가 많이 힘이 든다. 내 표현의 한계인가보다.
영화 소울에서 나오는 태어나기이전의 세계가 있다면 분명 내영혼도 성격을부여받고 많은 직업을 탐구했을것이고 적성을찾았을것이다. 그렇게 동기부여인 스파크를 얻어 지구로갔을거고 나는 태어난것일텐데 아무래도 글을 적는것에대한 적성은 탐구하지못했나보다. 소울로 보았던 이런 영감들을 글로표현을 하고싶은데 표현하기가 참 힘이든다. 글을 잘적고싶은데 사람들에게 영혼을 울리는 그런 글이 적고싶은데 잘적어야하는데...
이렇게 나는 집착을 하고 잘해야된다고 스스로 감옥을만들어 그안으로 들어가게되는 순간을 소울에서 집착과 몰입의 방으로 각각 표현해주고있다.
각자가 좋아하는 글적기 또는 운동을 하거나 독서나 게임을 할때등등 우리가 재미있어하는것에 집중을 하다보면 순간적으로 주변의 시간또는 상황이 어떻게 흘러가는지도 모르고 몰입을 할때가있다. 그리고 이 몰입의 단계는 아름답다 하지만 이것이 집착이되는 순간은 한순간이고 우리는 아름다움을 잃어버리고 괴물이되어버린다.
그래서 집착과몰입의 방에선 두개다 한공간에 있다.
애니메이션 소울에서 던져주는 메세지는 흔히들 알고있는 여러 뻔한 메세지이긴하다. 하지만 이런 뻔한메세지를 재미있게 풀어주고 감동을 느끼게하는건 픽사만한게없다는 생각도 들었다.
사실 브런치를 하면서 글을 잘 포장해서 적어야겠다는 집착아닌 집착이있었다. 브런치에서 내생각대로 내느낌대로 적나라하게 적는순간 뭔가 백화점1층 명품관사이에 억지로 끼어들어가 바닥에 노점상 하나차린느낌. 그래도 이왕들어온거 물건팔려고 좌판을 펼쳐보았는데 어라.. 이게아닌데 싶어서 주변의 명품관을 따라하려고했고 당연히 그게 될리가없으니 답답해지고 제대로 못적게되고 그러다보니 나도모르게 브런치의괴물이 되어 집착하며 브런치를 돌아다니고 있었던것이다. 이런 집착은 스스로 글을 어려워지게만들고 재미가 사라지고 내가 적은글을 내가봐도 재미가없어서 브런치에 글을 올리다가 도중에 포기를했다.
그렇게 두세달 브런치를 닫아두었고 그사이에 본것이 소울이라는 영화였다.
소울은 나에게 분명 스파크를 주었고 다시 바닥에앉아 좌판을 깔고 눈치보지않고 내스스로 몰입하여 소리쳤다. 한참 소리쳤을까 시끄러웠는지 1명 2명 나를 쳐다봐주었고 어느덧 50명이나 나를 봐주고있다. 그들이 나의 스파크고 타오르는불이다.
처음엔 태어나기전 세계를 그리고있는 소울 영화의 세계관에 흥미를 가졌지만 끝에는 결국 영화를 보고있는 나에게 슬며시 툭 건드려주는 영화 소울.
너는 지금의 삶에 몰입을 하고있니 집착을 하고있니.
소울 감상 시간대는 조용한 저녁 홀로 방안에서 작은 음료수하나와 함께 보면 좀더 영화가 쫀득허니 맛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