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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형사들은 달리기를 못한다.

그들이 달리기를 못할수밖에없는이유

by 지켜보는사람

형사 수사물

영화의 많은 장르중 하나다. 나는 주로 가족코미디장르를 좋아하는편이다. 감정의 스트레스를 받지않고 가볍게 웃으면서 볼수있는 영화를 좋아한다. 물론 그렇다고 다른 장르를 아예안보는것은 아니다. (공포장르는 아무리 유명하다고 한들 절대 보지않는다. 공포영화에대한 후유증이 너무심하기때문.) 예고편을 보고 호기심이 당기면 보는편이고, 또는 채널을 돌리다가 그 잠깐의 몇분사이에 몰입이되서 쭈욱 보게되는 경우도 많다.

채널을 돌리다가 얻어걸려서 봤던 형사물중에 정말 재미있게봤던 영화가 두개가있는데 둘중에 뭘 고를까 고민고민하다가 대한민국 형사들의 사정을 일반인 입장에서 어느정도 공감할수있게 보여준 영화를 선택했다.


와일드카드.PNG


와일드카드


90년대부터 2000년대 초중반까지의 범죄중에 악랄한범죄중 하나였던 '퍽치기'범죄를 다루고있다.

퍽치기는 말그대로 야심한밤 돈이 많아보이는사람의 뒷통수를 묵직한 돌이나 둔기로 가격하고난뒤 금품을 털어가는 아주 악질적인 범죄다. 이런 퍽치기는 사회적인 이슈로 크게 대두되기도했었다. 하지만 과학기술의발달로인해 퍽치기범죄자의 검거율이 높아졌고 점차사라진 범죄이기도하다.


영화 와일드카드는 2003년 서울을 배경으로하고 강남경찰서 강력3반 형사들을 조명하고있고 나는 대한민국 형사들이 실제로 겪을만한 고충을 영화를통해 간접적으로 겪어보았다.

강력3반.PNG 조폭들같지만 극중내 강력3반팀 형사들이다.



영화는 범죄검거율이 가장높았던 강남경찰서 강력3반팀 관할구역에서 '퍽치기'살인사건이 발생하면서 시작된다.

와일드카드1.PNG


사건 현장에 도착한 강력3반 반장은 형사들에게 피해자 가족들에게 연락을해야지 부검을 하던 수사를 하던 할거 아니냐고 누가갈거냐고 물어본다. 이에 형사들은 다들 시선을 회피하며 다들 가기싫어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범죄현장에는 경찰과 형사들이 도착해있기마련인데 범죄를 당한 피해자가족에게 사실을 알리면서 주변 지인과의 관계나 평소 행동들을 시작으로 수사를 시작해나가기시작하는데 범죄피해자가되었다는 사실을 가족에게 알리러간다는거 자체가 이미 피해자가족들에겐 천청벽력 같은소리이기때문에 수사이전에 가족들의 슬픔과 분노 를 바로앞에서 온몸으로받아내야한다. 그래서 오영달(정진영)과 그의 파트너인 방제수(양동근)는 피해자가족에게 가면서 방제수가 한마디한다.




방제수.PNG


"휴. 천하의 죄인이따로없지."


범죄를 저지른 죄인은 따로있지만 그 사실을 가족들에게 알리러가는 형사들의 복잡한 심정을 잘 표현해주고있다.


수사를 진행하지만 CCTV화질은 당시에 매우 안좋았기에 범죄자들인상을 특정할수없었다. 부검을 해보지만 범죄자의 지문도 나오지않은상황. 그렇다고 손놓을수없기에 반장은 형사들을 모아두고 이야기한다.


와이들카드2.PNG


"어떻게 작업할거야? "


"관내 우범자들 들쑤시고, 미련스럽게 잠복하다보면 뭐가나와도 나올겁니다."


"그래, 새벽4시에 보고를 받겠다. 그게 무슨말이야?"


"집에가지 말란 소리입니다."


아무런 단서가 없는상황에서 어디서부터 시작해서 수사망을 좁혀나가나 내심 궁금했는데 이렇게 시작하는구나 싶었던 대목이였다. 보통 우범지역 그리고 우범자들은 늦은저녁 그리고 새벽사이에 활동을 많이한다. 범죄자를 잡아야하는 형사입장에선 저녁부터 아침해가뜨기전 새벽까지가 범죄자들을 잡을 확률이 가장높다는 소리이기도하다. 그렇기에 반장은 새벽4시에 보고를 받겠다고 말한다.

밤낮없이 일을 하는 형사들을 의 고충을 보여주는 장면이다.


범죄자를 잡기위해 당분간 집에 들어가지못하니 오영달형사는 양말과 속옷등을 챙기기위해 집으로 향하는데 오영달형사의 부인이 당신이 잡아넣은 범죄자들이 석방된후 매일같이 집에 협박성 전화를해서 죽겠다고 말을한다.


실제로 많은 형사들의 와이프가 겪는 고충이였다고 한다. 지금은 녹음도되고 집전화보단 개인 휴대폰을 가지고있어서 그런것들이 전부 증거로 남기때문에 힘들겠지만 그런것이없었던 시대엔 정말 스트레스였겠구나 싶은 장면이였다. 요즘은 어떨지모르겠지만 색다른방법으로 형사가족들을 보복하려고 들지않을까 추측해본다. 이런것을 보면 형사도형사지만 형사들의 가족들역시 고충이 이만저만이 아니겠다 라는 생각이 들게되는 장면이였다.



그리고 영화는 또다른 고충도 보여주었는데

보통 우리나라 형사물을 보면 엄청난 피지컬을 보유한 형사가 범죄자들을 시원하게 때려잡거나, 또는 끈질기게 무서움없이 추적하여 범죄자를 검거하는 영화들이 주류다. 그리고 공통적으로 다치긴하지만 마치 슈퍼맨처럼 다치는걸 전혀 두려워하지않는 모습을 보여준다.

하지만 영화속 형사 '장칠순(김명국)'은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장칠순.PNG 장칠순


강력3반 형사들중 가장 고참인 장칠순은 과거 범죄검거중에 동료파트너는 칼에 찔려 그자리에서 즉사하고 본인역시 칼에 찔리면서 칼에대한 엄청난 공포심이 생기게되버렸다. 이후 애기들이 가지고있는 작은 커터칼만봐도 손이 떨리고 과호흡이 오며 엄청난 트라우마가 몸에 각인되어버린것. 강력범죄를 다루는 형사임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경럭범죄자들을 무서워하면서 가장 막내지만 열혈형사인 방제수와 시종일관 트러블이 생긴다.

이에 오영달은 장칠순과 술을마시면서 위로를 해주는 장면이나오는데 마음이 참 찹찹했다.


우리역시 범죄가 무서워서 우범지역에는 가지않으려고하고 우범자들을 피하게된다. 하지만 그런 우범지역에 제발로 들어가고 우범자들을 직접 대하면서 검거를 하는 형사들이있다. 하지만 이런 형사들역시 형사이기 이전에 사람인데 안무서울리가없다. 당연히 무섭지만 그것을 억누르고 들어가서 검거를 하는것이다.

불을 끄기위해 불속으로 들어가는 소방관, 범죄자 검거중에 칼이나 총을 맞고 죽을수도있지만 그래도 찾아들어가는 강력계형사 그리고 북으로부터 우리를 지켜주는 군인들 이들이 있기에 우리는 다른나라보다 더욱더 안전하게 생활을 할수있다. 다시한번 감사함을 전해본다.

끄덕끄덕.gif






물론 영화는 위에 말한것 이외에도 형사들의 다양한 모습을 보여준다. 하지만 형사들의 좋은 모습만 보여주는것은 또 아니다.

형사들은 우범자들을 만나서 형사수첩에 적힌 우범자의 범죄행실을 약점으로잡고 퍽치기 범죄자들 수사에 협조 하도록 협박을 한다.

영화에는 도상춘(이도경) 이라는 범죄자가 등장하는데 이 도상춘역시 퍽치기로 돈을 벌어서 가게를 운영하는 나쁜놈이다.

도상춘.PNG 도상춘

그래서 오영달형사는 도상춘에게 그간있었던 퍽치기전과들을 약점으로잡고 너이거 싹 누적해서 넣어버리기전에 협조하라고한다. 하지만 도상춘은 오영달에게 말한다.


"보소 형님, 술에 곯아떨어진놈 조용히다가가서 지갑슬쩍한게 어디 퍽치깁니꺼? 아리랑치기지"


라고 말을 한다. 그랬다. 얘네들역시 범죄를 저질렀지만 살인은 하지않았다. 그저 술취한 취객들 대상으로 그들이 곯아떨어질때까지 기다렸다가 지갑을 털었을뿐 죽이진않았던것. 분명 이건 범죄지만 살인보다는 상당히 가벼워보인다. 하지만 범죄는 범죄. 당장 잡아넣어야할 범죄자의 전과를 빌미로 더 나쁜놈을 잡기위해 서로 협상을 하고있는 장면인것이다.

과연 이게 옳은일인가 나쁜일인가는 글쎄, 조금 헷갈리긴한다.

범죄자들의 심리와 세계는 범죄자들이 형사보다 훨씬더 잘아는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리고 그들과 형사의 공조로 더 악질적인 나쁜놈을 잡고 그들의 가벼운 경범죄는 형사들이 눈감아주는것.


'더 악질들 많은데 솔직히 이정도는괜찮지 / 그래도 범죄는 범죄 절대 그렇게 해선 안된다. '


이 2가지에서 고민이 되는데 사실 답은 못내리겠다. 둘다 맞는거같다. 범죄의 죄질에따라 달라지긴하겠지만 글쎄...어려운 논제이긴하다. 과연 어떤게 옳은지 생각을 말해준다면 경청할 준비가 되어있다.



나쁜놈이 나쁜놈을 잡는 영화적 클리셰는 한국영화에 간간히 보이긴한다. 이런 클리셰는 '와일드카드'영화가 트리거가 되지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와일드카드 이후 나쁜놈이 나쁜놈을 잡는 영화나 드라마는 대표적으로 '악인전' 이라는 영화와 '나쁜녀석들' 이라는 드라마가있다. 아, '38사기동대' 라는 드라마도있다. 3개다 재미있는 드라마와 영화니 한번봐보는것도 추천해본다.


이렇게 영화 와일드카드는 다른 형사영화마냥 엄청난피지컬의 형사가나와 꽝꽝! 다때려잡는 영화와는 다르게 형사들의 다양한모습과 범죄자를 검거하기까지 그들의 고군분투를 정말 재미있게 풀어서 보여준다.

이 리뷰를 적으면서 참고하려고 영화를 다시한번 잠깐틀어봤는데 그대로 다시 정주행했으니 재미는 보증한다.

와일드카드 마지막 범죄자들을 쫒아가며 말하는 방제수형사의 독백을 적고 끝내려고한다.


"저놈들은 늘 우리보다빠르다. 우리가 앞서서 달려본적은 단 한번도 없다. 다행히 이 나라 대한민국은 삼면이 바다로 둘러쌓여있고 북으로는 60만대군이 버티고서있다. 뛰어 봤자다. "


뛰어봤자.P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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