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페리테일 Apr 22. 2021

나의 하루를 내린다

그때 떠오른 언어



그때

떠오른 언어



사람은 변한다.

내 첫 책 포엠툰의 작가 소개란에는

'커피를 마시지 않는다'라고 썼는데

이제 하루에 한 잔

혹은 두 잔의 커피를 마시지 않으면

안 되는 사람이 되었다.

나는 그렇게 변했다.


코로나 이전의 우리는

매일같이 카페에 갔다.

하루의 끝에 좋아하는 카페에 가서

좋아하는 커피를 마시며 

이야기 나누는 시간을 너무 좋아했다.

코로나 이후로는 어쩔 수 없이

집에서 커피를 내려먹기 시작했다.








의도하지 않았지만

커피를 내리는 즐거움이 생겼다.

좋아하는 카페의 원두를 여러 종류로 사서

천천히 내려먹는 즐거움을 알게 된 것이다.


커피 내리는 기술이 좋지 않으니

어느 날은 커피가 잘 내려지고

어느 날은 잘 안 내려졌다.

원두에 따라 다르고

그라인딩 한 입자에 따라 다르고

물 온도에 따라 다르고

어떻게 내리느냐에 다르고

드리퍼 종류에 따라 달랐다.

관심을 가지니 애정이 생기고

애정이 생기니 공부를 하게 된다.

아주 작은 차이가 그날의 좋은 커피를 만들어낸다.

그게 마치 우리들 사는 것과 비슷했다.

내 삶에 대한 애정과 관심도

아주 작은 것을 바꾸는 것으로부터 시작한다.

소소한 변화, 작은 애정으로부터

삶의 향기가 달라진다.

그날의 맛이 달라지고

그날의 색이 달라진다.


.




일상의 모든 것들이

내 삶의 거울이고

바탕이다.


너무 급하지 않게,

어느 정도 뜸을 들이고

적당한 온도로

나의 하루를 내린다.


커피 한 잔 내리는 것으로부터

나는 그날 하루의 맛과 향을 바꾸는 법울 배운다.

작가의 이전글 니가해.그게제일 빨라.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