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커피를 내리고
보라요정님은 호떡을 굽고
오랑이는 다 세팅된 것을 보고는 폴짝 올라와 자리를 잡습니다.
바뀐 것은 없습니다.
우리는 늘 그렇듯
천천히 우리의 하루를 삽니다.
새 책이 나온 지 이제 두 달이 지나갑니다.
요즘의 책 홍보는 역시 작가가 9할이 넘어가기 때문에
작가님들 스스로 많은 홍보를 하고 있어요.
작은 책방을 다니며 북토크도 하고 여러 가지 활동을 합니다.
당연히 저도....
무언가를 계획하고 있었죠.
거대하지는 않아도 오프라인 계획을 세웠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그게 그냥 이루어지나요?
아니죠.
네가 계획을 세웠다고? 그러면 바로 목덜미를 낚아채는 녀석이 있죠.
네.
제가 준비한 계획들은 잠정적으로 다 미루어 두었습니다.
왜냐하면 -_-;;;; 몸이 또 살짝 안 좋아졌기 때문입니다.
머릿속에서 세우고
다이어리에 적어놓은 오만가지 계획은,
아는 동생에게 말해놓은 수만 가지 계획은,
또 잠깐 주머니 속에 쇽 넣어둡니다.
이럴 때일수록
우리는 일상을 살아야 합니다.
계획이 어긋날수록,
마음이 어지러워질수록,
나의 결과가 마음에 안들수록,
우리는 더 일상을 삽니다.
안 그러면
일상은 순식간에 파괴됩니다.
좌절이나 절망은 한순간에 찾아와서
단박에 삶을 조각내기도 하지만
스멀스멀 올라와서 일상을 잡아먹는 것들도 많으니까요.
우리의 시간은 그것으로 버텨왔습니다.
보라요정님도, 저도, 아마 오랑이도
결국 포기하지 않아서 여기까지 온 거라 생각해요.
시간은 반드시 보답을 합니다.
경험이 좋은 것은 그거예요.
다른 이들에게는 그렇게 얘기하지 않아도
나에게는 언제나 그렇게 얘기합니다.
'놓지 않고 계속하면 무엇이든 나에게 남는다.'
제 계획은 살짝 미루어졌지만
저는 지금도 계속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여전히 커피를 마시고 있습니다.
조만간 곧
얘기를 나누며 당신들과도 커피를 마실 수 있을지 몰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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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엽게 커피를 마시다 보니 새 책이 나왔습니다.
많은 관심을 부탁부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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