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참는 것이다.
바닷가에서 옛 애인을 만났다는 글처럼 어그로 끄는(관심을 끌기 위한) 제목일 수도 있겠다.
그 블로그는 그저 유머였다. 조크였다.
내가 너무 미워한 건 너무 사랑했기 때분이다.
왜 그럴까?
이번에 한번 생각해 본 계기는,
오피스멘탈이라는 책 때문이다.
이 책은 내가 퇴사를 하면서 쓴 에세이이다. 회사원을 위한 멘탈 관리법이다.
최근,
종이책내고, 전자책 내고 이번에 오디오북을 제작하면서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오피스에서 내가 왜 이렇게 화가 나있을 까. 바보들(이렇게 써놓고 회사 그쪽 놈들이라고 읽는다)에 대한 욕만 써놓았을 까
그런데 왜 무엇이 그렇게 내가 화가 났을까 했다.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내가 하는 일에 대해 자부심을 느꼈고, 내가 있는 공간과 조직을 사랑했다.
그런데 그건 내 방식대로 사랑한 것이었다.
너무나 사랑했으니 나도 모르게 삐뚤게 되었다.
내 인생의 길과 너무나 다른 길로 가버렸기 때문이다.
집착까지는 아니고
나의 사랑하는 방식이 달랐던 것이다.
물론, 지금도 나의 사랑을 몰라주는 바보 무지랭이라고 욕하고 있긴 하다.
나의 일에 대해 자부심을 느끼고
전문성을 느꼈기 때문이다,
사랑했기 때문이다. 근데 그건 내방식이었다.
상대방이 바보이건 무지랭이이건 상관없다.
그동안
내가 놓지 못했던 것이니까 미워하고 욕한 내가 바보이고 무지랭이이다.
사랑한다면,
붙잡지 않아야 한다.
대신 참아야 한다. 있는 그대로 보듬어 줘야 한다.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지원하고 지지해야 하는 것이다.
아이가 성장하는 것을 바라보는 것처럼 말이다.
아니면
바람에 훅 깃털이 날아가는 것처럼
깃털처럼 떠나야 하다.
사랑한다고 욕하고 붙잡고 하느니…
그래서 깃털처럼 떠난 것을 늘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못 참겠다. 쩝.
* 사진은 우동, 뭐 맛있는 거 안 먹어봤게냐만서도. 그냥 자판기에 500엔 넣고 종이표로 길거리에 먹는 우동이 나이들어서 맛있게 느껴진다. 이런건 맛집이나 신축식당으로 가는 게 아니라, 길가다가 보이면 그냥 한그룻 딱 먹고 일어나는 게 멋짐 그자체이다. 옛날에는 몰랐는 데. 심플한 것이 더 기억에 오래 남는 것일까? 심플하게 살아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