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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피터 Jun 23. 2018

긍정적 중독

stay calm and fish on@assiniboine river

1. 지난 몇주간 비가 많이 왔다. 겨울부터 봄 내내 계속된 가뭄에 다들 비가 오기를 간절이 바랬었는데, 너무 간절했던지 이젠 너무 많이 내려 좀 그만 왔으면 한다 ㅋ.

오밀 조밀 산으로 가득한 한국은 비가 많이 오면  높은산에서 흘러 내리는 빗물로 개천이나 강은 금세 물이 불어 나지만 대평원인 이곳에선 하루 하루 꾸준히 불어난다.

2. 어젠 첨 보는 아름다운 물고기를 낚았다. 강물이 불어나 강의 흙탕물 탁도가 높아져 물고기들의 시야가 나빠져 요즘 며칠간은 한마리도 낚지 못한채 떠가는 구름이나 감상하곤 했었다.

엊그제 햇살이 좋았던 날엔 웃통을 벗고 제대로 선탠을 했더니 가슴이 완젼히 빨갛게 구워졌다.

도대체 얼마만에 살을 태운 것인가.. 어린 시절을 제외하곤 가장 최근이 삼십년전 신혼 여행때 적도 부근의 어느 섬에서 였으니..

그렇게 하루 나절 빨갛게 타서 몇주 동안 피부가 벗져진 내 몸통은 이제는 더이상 태울 필요가 없어 요즘은 긴팔 셔츠와 face 마스크로 다 가리고 있다. ㅎㅎ 그리고 그 알흠다웠던 물고기는 입이 흡착판 모양으로 생긴 강바닥에 사는 white sucker 였는데 아내에게 보여주고 나서 강으로 가 돌려 보냈다.

3. 오늘은 방금 잡은 고기로 fish & chips를 해 먹었다. 내가 사냥한 것으로 끼니를 해결하는 행위, 은근히 자꾸 하게 되는 중독성이 있다. 심지어 인간들이 북미에서 가장 맛있는 민물고기라 호들갑 떠는 농어과 월아이 였으니 끼니라기 보다는 의젓한 정식에 다름 아니다.

석양 속에서 모기 쫒는 연기를 피우며 새소리, 비버 첨벙 거리는 소리를 들으며 하는 낚시는 역쉬 a kind of positive addiction! 그러다 보면 황새도 날아오고 독수리도 날아가고..

5. Fly-in Fishing Trip 은 주로 도로가 없는 오지나 무인도에 수상 비행기로 날아 들어와 전용 낚시 가이드와 쿡이 배속되어 통나무 별장에서 기거하며 낚시를 즐기는 프로그램 인데 캐나다에서 많은 각광을 받고 있다. 내가 전에 살던 온타리오 주에도 많지만 특히 이곳 사스카츄완 주의 북쪽 삼림 지대에 산재한 거대한 호수등에서 이러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대상 어종은 요즘 내가 매일 잡아 올리는 Walleye 와 Northern Pike 그리고 다양한 종류의 거대한 Trout 등이 되겠다. 내가 이곳에서 잡는 월아이의 크기는 주로 40~60cm 급이지만 이러한 팩키지 프로그램에서는 80cm 이상 1m가 훨씬 넘는 거대한 고기들을 잡는다. 오로라가 펼쳐지고 은하수가 흐르는 밤하늘 아래서 자신들이 잡은 물고기 요리를 먹으며 친구와 한잔 하는 것.. 캐나다의 대표적 심층 관광 상품이다. 주로 도시나 거대 자연을 잠시 둘러보는 일반 관광과는 전혀 다른 프로그램이라서 꽤 많은 비용을 지불해야 하지만 아웃 도어 매니아들에게는 큰 각광을 받고 있다. 낚시나 사냥 여행 프로그램은 일반 관광객들 에게는 생소하지만 캐나다의 대표적 관광 상품이다.

오늘도 적당한 크기의 의젓한 월아이를 낚았다. 집으로 가져 오기전 내가 앉아 낚시를 하는 야외 의자에 놓고 사진에 담아 봤다. 미안타 물고기야 이것이 인간과 물고기의 관계니 어떡 하겠니..


It's a positive addiction, just keep calm and fish 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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