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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피터 Jul 16. 2018

got a bite on the first cast!

@ batka.sask.canada

어제 호숫가 하늘엔 작열하는 태양아래 검은 구름들과 흰구름들이 레이싱 이라도 하듯 서로 쫓고 쫓기며 내 머리 위를 지났다. 검은 구름이 지날땐 추워서 두터운 후드 스웨터를 입어야 했고 흰구름 아래서는 다시 티셔츠 바람으로 되돌아 오길 반복했다.

 뜨거운 햇살 속에서 좀 거셌던 바람은 전나무와 자작나무 숲을 지나며 해변가의 파도 소리와 똑 같은 소리를 만들어 냈다. 피식 웃음이 나왔다. 그래 바다 본지 참 오래 되었군.. 캐나다에는 지난 십여년 넘는 동안 한번도 바다를 본적이 없었다.

대서양과 태평양, 두 대양을 아우르며 북극해까지 품고 있어 어느 나라보다 해안선의 길이가 긴 캐나다지만 바다 같은 거대한 호수를 품고 있는 토론토에서나 대륙의 한복판 대초원에서나 굳이 바다가 보고 싶다는 생각은 간절하지 않았다. 하지만 오늘, 이삼십 미터의 키다리 나무로 가득한 숲을 바람이 어루만지는 소리가 어어쁜 몽돌로 가득한 비치로 밀려드는 파도를 즉각 연상시켰고 바다에 대한 그리움이 기분좋게 밀려왔다.

오늘은 첫 캐스팅에 힘이 넘치는 파이크가 올라왔다. I got a bite on the very first cast!! 그리곤 서너 시간 동안 전혀 입질조차 없었다. 오늘은 나보다 먼저 낚시를 하고 있던 하이틴 친구들과 안면을 트고한 수다 떨기도 하고, 막 결혼식을 마친 커플이 기념 사진 찍는것도 보고.. 마침 이 결혼식 참석객들이 전날 부터 내 호텔에 묶고 있었다.

바트카 호수는 매번 내게 단 한마리의 물고기만 허락한다. 얼마나 신비하고도 감사한가.. 오늘도 녀석을 잠시 물속에 로프로 묶어 둔채 자태와 근육, 그리고 해부학적 아름다움을 감상하다 제 집으로 돌려 보냈다.


C u la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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