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Peter의 Konadian Life Jul 17. 2020

Pandemic에 록키산맥 하루에 훑기(1)

Banff & Yoho National Park

인생=여행





- Prologue -

한국에 있는 이종사촌 여동생의 아들이 지난 3월부터 워킹홀리데이로 토론토에 들어와서 지내고 있었다. 작년에 워킹홀리데이 비자를 받아 놓고서 이런저런 일들을 해결하고 비자 만료 시기인 4월 말 이전에 캐나다행을 계획하고 있었지만 올해 초 한국의 COVID-19 확진자가 급격히 증가하던 2월부터 분위기가 심상치 않게 변하면서 각국에서 한국발 입국자를 제한하거나 금지하는 나라가 늘어나기 시작해 한국에서 캐나다로 들어오는 것도 입국 금지로 막힐까 염려가 되어 4월로 준비했던 항공권도 3월로 앞당겨 변경해서 부랴부랴 토론토에 도착을 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캐나다에 그것도 토론토가 위치한 온타리오주에서 COVID-19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Lockdown 상황이 되는 바람에 어학원에서 수업을 받을 수도 없고, 그렇다고 일자리를 구하는 것도 쉽지 않게 상황이 바뀐 것이다.

조카는 캐나다에 도착해서 처음 몇 개월은 토론토에 어학원을 다니면서 부족한 영어 공부를 하고 나머지 기간은 앨버타주 쪽으로 취업해서 실제 캐나다에서의 직장생활과 일상을 경험해볼 생각으로 한국에서 미리 어학원 등록을 마쳐 놓워킹홀리데이 준비를 했다. 27살 젊은 청년이 한국에서 캐나다로 들어올 때에는 나름 여러 가지 방법으로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으리라 생각하며 꿈에 부풀어 비행기에 올랐을 텐데, 3개월여를 홈스테이 하는 집안에서만 머무르다가 마땅한 해결책이 나오질 않아서 돌아간다는 것이었다.

당장 COVID-19가 기승을 부리는 시국이 계속되고 있어서 한국에 있는 가족들도 걱정이 많다면서 이곳에서의 생활을 더 이상 이어가기가 힘들 것 같다는 조카의 이야기를 듣고 아내와 나는 안타까운 마음이 앞서 다른 생각할 겨를도 없이 우리 집에서 잠시라도 머물렀다 가라고 했다. 온타리오 지역에서 코로나바이러스 확진자가 많이 나와서 캐나다 내에서의 이동에 따른 전염 문제도 걱정이 되긴 했지만 3개월 동안 토론토 시내에 있는 홈스테이 하는 집의  반지하에서 지내다 그냥 한국으로 돌아간다는 말에 너무 안쓰러운 마음이 컸기 때문이다.

조카와 문자를 주고받던 중에 에드먼튼에 들러서 주변이라도 둘러보고 가라는 나의 문자 조카는 무척이나 고마워했다. 사실 이때까지 내가 이 조카를 직접 본 기억이 가물가물했다. 20여 년 전 이종사촌 여동생의 집에 방문을 한 적이 있었는데 딸 하나, 아들 하나가 있었다는 기억만 있을 뿐 그때 조카들을 보고 왔는지도 기억이 정확하게 나질 않았다. 아무튼 친척(5촌 당숙)이라고 캐나다에서 살고 있는데 석 달 동안 별다른 체험도 못하고 그냥 돌아가게 하는 것은 아닌듯해서 우리 집에 다녀가라는 말이 먼저 나온 것이다.

조카는 나와 연락을 주고받은 그날 바로 6월 초 에드먼튼으로 오는 항공권을 예매하고 그 열흘 후로 밴쿠버를 경유하는 한국행을 예약했다고 전해왔다.

문자를 확인하자마자 나도 밴프 국립공원을 데리고 가야겠다는 생각에 캠프 사이트 예약이 가능한지를 제일 먼저 확인해보니 National park camping site는 예약이 불가능한 상태였다. 6월 1일부터 국립공원을 다시 연다는 것만 공지된 상태였고, 홈페이지에 캠프 사이트는 추후 공지가 있을 때까지 예약 불가라는 메시지만 떠 있었다. 인터넷을 확인하는 동안 점점 조바심이 생겨 앨버타주에서 운영하는 주립공원을 찾아 폭풍 타이핑을 했다. 다행히도 Provincial Park camping site는  6월부터 사용할 수 있다고 되어 있었다. 캘거리에서 밴프로 들어가는 초입에 위치한 Bow valley 캠프 사이트와 Bow River 캠프 사이트에 딱 몇 자리만 남아 있어서 이틀을 머무를 수 있는 곳을 찾아보았지만 없었다. 어쩔 수없이 각각 하루씩 다른 사이트로 두 개를 예약하고 결재를 마무리하고 나서야 안심이 되었다.


한 달이 훌쩍 지나 6월 첫 주말 저녁에 에드먼튼 공항에 조카가 도착했다. 출구 옆에 위치한 짐 찾는 곳에서 이종사촌 여동생의 모습이 그대로 보이는 청년을 쉽게 알아볼 수 있었다. 첫 대면인데도 왠지 모르게 낯이 익은 느낌을 받아서 역시 피는 물보다 진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조카도 내심 코로나 바이러스 걱정을 했지만 특별한 증세도 없었고, 비행기 내에서도 한 줄씩 건너서 자리배치를 해서 모든 승객들이 띄엄띄엄 앉았고 마스크를 계속 쓰고 왔다며 나를 안심시켰다. 공항에서 손 소독은 물론이고 세정제와 소독용품으로 들고 있던 옷가지와 가방을 소독하고 집으로 데리고 왔다.




COVID-19로 내가 근무하는 회사 일부 직원을 Lay off 한 상황이고, 나의 담당업무를 백업해줄 사람이 마땅치 않아서 길게 휴가를 내기가 쉽지 않았던 터라 주중에 화요일과 수요일 이틀만 휴가를 내고, 월요일은 아침에 사무실에 들러서 급한 일만 정리하고 밴프로 출발할 생각으로 계획하고 준비했다.

조카가 에드먼튼에 도착하기 전에 캠핑에 필요한 준비물이나 트레일러를 미리 점검하고 정리 놓아서 월요일 점심에 무리 없이 출발할 수 있었다.

짧은 일정으로 다녀와야 해서 2박 3일 중에 둘째 날만 관광일정으로 잡았다.

Pandemic 상황이라서 조심스럽기는 하지만 세계 여행객들이 Banff National Park에서 첫 번째로 방문한다는 Lake Louise와 Moraine Lake를 둘러보고 밴프 시내로 돌아오는 길에 Johnston canyon을 들렀다가 Sulphur Mt. 의 곤돌라와 Bow falls 그리고 잠시 밴프 시내를 둘러보는 일정으로 생각하고 스케줄을 계획했다.

Queen Elizabeth Highway

Day 1.

Hit the Road!

여행은 늘 기분 좋은 도전이다.


아침부터 사무실 일을 정리하느라 점심때까지 식사를 못하고 있던 나를 위해 아내가 미리 준비한 빵과 과일로 점심식사를 대신하며 오후 1시경에  고속도로에 들어섰다.

에드먼튼에서 캘거리를 거쳐 밴프 국립공원까지는 약 400km가 넘는 거리이다. 에드먼튼에서 Queen Elizabeth Highway(2번 고속도로)를 타고 남쪽으로 300km 정도 내려가면 캘거리가 나온다.

여행할 때마다 가지고 다니는 한 짐 가득한 2톤에 달하는 트레일러를 매달고 달리는 길이지만 마음만은 항상 가벼운 느낌이다. 조카에게 한국에서는 볼 수 없는 풍경들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에 운전하는 내내  주변 풍경에 대한 설명도 해주고 이런저런 이야기도 나누었다.

에드먼튼과 캘거리 중간에 있는 Red Deer에서 잠깐 쉬었다가 다시 출발, 조카가 몇 달 동안 토론토 시내에 홈스테이에서만 머물렀지만 그동안 캐나다에서 생활했던 경험이나 앞으로의 계획에 대한 이야기도 나누다 보니 어느새 캘거리에 들어섰다.

캘거리 북쪽으로 뚫린 우회도로인 Stoney Trail을 거쳐 다시 BC주까지 연결되어 있는 Trans Canada Highway를 타고 북서쪽으로 100km를 달리면 밴프가 나오는데, Stoney Trail 중간쯤에서 Sarcee Trail 근처에 있는 Costco에 들러서 나의 애마리터당 90센트짜리 가솔린(앨버타 경제 상황이 불경기에 들어서면서 휘발유 가격이 리터당 1불을 넘기지 못함)도 넣고, 코스코 매장에 들어가서 캐나다산 육포와 페퍼로니를 한팩씩 사서 조카에게 맛을 보게 하고 잠시 한숨 돌린 다음 다시 밴프로 향했다.


COVID-19 상황이라서 늘 이용하던 National Park 캠핑장은 6월 말까지 폐쇄된 상태로 열지 않았기 때문에 처음으로 Provincial Park 캠핑장을 예약했다. 버타주에서 운영하는 캠프 사이트는 처음 가는 기도하고 일부 시설을 사용하지 못한다고 서 다소 걱정이 되기는 했지만 다행히 큰 문제는 없었다. 입구에 세워놓은 사이트 위치를 알려주는 표지판이 화살표를 이상하게 표시한 것 때문에 잠깐 헤맨 것 말고는 괜찮았다.

이번에 2박을 하기로 한 캠핑장은 Bow valley Provincial Camp grounds로 록키산맥을 따라 밴프 시내를 관통해서 내려오는 보우강 강가에 위치한 곳이다.

Bow valley campsite 입구 Registry office (COVID-19로 인터넷 예약후 프린트해서 Self로 등록 )/ 보우강이 바로 옆으로 흐르는 캠프사이트

도착한 시간이 대략 오후 6시 전후라서 차에서 분리시킨 트레일러를 고정시키고 제너레이터를 작동시켜 전기를 공급하고 저녁 식사를 준비했다. 제너레이터에서 소음이 나와서인지 근처에 캠퍼 한 사람이 바이크 라이더 복장으로 다가와서 저녁 10시 이후에는 제너레이터를 꺼달라고 한다. 알고 있으니 걱정 말라고 답해줬더니 웃으며 돌아간다.  그사이 조카는 주변을 산책하면서 첫 캠핑을 즐기기 시작했. 아직 밴프 국립공원에 들어가기 전이니까 너무 놀라지 말라고 했더니 풍경이 정말 아름답다며 이제 정말 캐나다에 온 것 같은 느낌이 든다면서 캠프 사이트와 보우강을 따라 만들어진 트래킹 코스를 둘러보고 주변 경관에 감탄을 연발했다.


캠프 사이트에 도착해서 보니 예약할 당시에 자리가 없었던 이유가  캠프 사이트 하나씩 건너서 비워 놓고 예약을 받아서 절반 정도만 예약이 가능했던 것이었다.

Bow valley 캠프 사이트

저녁을 먹고 집에서 가져온 땔감용 나무 한 자루를 꺼내 파이어 피트에 쌓아놓고 불을 피우다 보니 금세 불타 없어진다. 주립공원에서 운영하는 캠프 사이트는 땔감을 개인이 별도로 구입해서 준비를 해야 한다. 보통은 주유소에서 10조각 정도의 통나무를 $10 정도에 팔고 있다.

National park에서 운영하는 밴프와 재스퍼에 위치한 캠프 사이트는 파이어 피트에서 나무를 땔감으로 사용하려면 하루에 $8을 예약 시에 결재하고 하루 종일 무한정으로 나무를 가져다가 불을 피울 수가 있기 때문에 그동안은 나무 구입에 대한 부담이 없었는데 막상 한 자루에 $10을 지불해야 한다니 아까운 생각이 들었다.

Banff 에 위치한 Tunnel mountain camp grounds Village 2에 쌓아 놓은 fire woods의 양이 엄청나다.

Day 2.

아침 6시경에 잠이 깨서 눈을 떠보니 조카는 아직 자고 있어서 조용히 밖으로 나와 산책로를 따라 걸었다. 맑은 아침 공기가 가슴속까지 깨끗하게 해주는 느낌이 든다.

Bow valley campsite 산책로

캐나다라는 곳이 워낙에 넓은 지역이라서 웬만한 곳은 자동차로도 네다섯 시간은 기본으로 움직여야 한다. 실제로 에드먼튼에서 밴프로 오는데 반나절 그리고 돌아가는데 반나절이 소비되는 셈이다. 그래서 2박 3일 일정으로 밴프 여행을 왔지만  조카가 온전히 밴프 관광을 할 수 있는 시간은 하루뿐이었다. 아침 해가 떠오른 것을 보니 마음이 급해진다. 이제 움직일 시간이다.

퍼네스(온풍기)에서 나오는 바람소리가 평소에는 들리지도 않았는데, 유난히 지난밤에는 귀에 거슬려서 잠을 제대로 못 잔 나와는 다르게 조카는 온풍기 소리를 전혀 듣지 못할 정도로 푹 자고 일어났다며 트레일러에서의 첫밤을 보내고 비교적 만족스러운 얼굴을 보여서 다행이었다.

조카와 나, 둘 다 아침밥은 별 생각이 없어서 세수만 하고 바로 차에 몸을 싣고 출발했다.


밴프 여행에서 여행객들이 가장 가고 싶어 하는 1순위 장소는 Lake Louise! 우리도 첫 방문지를 레이크 루이스로 정하고 혹시라도 차량이 많거나 코로나 상황으로 통제를 하면 Moraine Lake로 방향을 바꿀 생각이었다.

Bow valley 캠핑장에서 레이크 루이스까지는 차로 운전해서 약 한 시간 정도 거리에 있는데, 우리는 중간에 밴프 시내에 들러서 Tim Hortons 커피를 한잔씩 사서 마시면서 이동하기로 했다. 밴프 시내에 들어서는데 몇 해 전에 새롭게 단장해 놓은 BANFF라는 글자를 사람들 키 정도 사이즈로 세워놓은 포토존이 있어서 잠깐 사진도 한컷 찍고 이동했다.


다시 레이크 루이스를 향해서 출발하여 중간중간에 보이는 산의 이름과 몇 군데 유명한 장소를 알려 주다가 뷰포인트 한 군데에서 정차하여  잠시 풍경을 감상하고 사진도 찍었다.

밴프와 레이크루이스 중간에 위치한 뷰포인트

일기예보에서 우리가 밴프에 머무르는 동안 비가 오는 것으로 나와 있어서 걱정을 했는데 다행히 구름만 끼고 비는 오지 않았다.

레이크 루이스에 도착하니 COVID-19 상황이라서 그런지 사람들로 북적대던 예전의 모습은 찾을 수 없었다. 늘 가득 차 있던 주차장도 썰렁한 분위기로 주차된 차도 많지 않았다.

드디어 조카가 첫 대면하는 레이크 루이스다!

 Lake Louise 호숫가에 설치되어 있는 COVID-19 상황에서의 사회적 거리두기 안내판

6월인데도 구름이 낀 날씨라서 그런지 바람이 차게 느껴진다. 호수 주변에는 아직도 눈이 녹지 않고 얼음으로 군데군데 남아 있는 것이 보였다.

아침시간이라서 사람들이 많지는 않았지만 그중에 한국인 부부가 눈에 띄어서 그랬는지 먼저 부탁해 오지도 않았는데 조카는 선뜻 나서서 두 분이 함께 사진을 찍을 수 있게 도와드리는 모습을 보면서 조카의 따뜻한 마음을 느낄 수 있어서 흐뭇했다. 호수 왼쪽으로는 카누를 빌려주는 렌털 샵이 있고, 오른편으로 산책로가 나있다. 잠시 산책로를 따라 움직였다.

Lake Louis 오른쪽으로 트래킹 코스를 따라 천천히 1시간 정도(대략 2.5km)를 산으로 오르면 Mirror Lake라는 작은 호수가 나온다. 그리고 다시 30분 정도(약 1km)올라가면 Lake Agnes라는 호수가 나온다. 그 호수 옆에는 Beehives라는 봉우리가 있는이곳은 모양이 벌집처럼 생겨서 붙여진 이름이다. 비하이브 봉우리 반대편으로 아그네스 호수 옆에 Tee house 가 위치해 있다. 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기점으로 트래킹을 마치고 내려가기도 하고 더 걸어서 빅 비하이브 정상을 오른 다음 트래킹 코스로 돌아서 내려오기도 한다. 레이크 루이스 호숫가를 따라서 오르는 Plain of the six glaciers 코스도 많은 사람들이 즐겨 오르기도 한다.

레이크 루이스 바로 옆에는 Fairmont Chateau Lake Louise라는 호텔이 있다. COVID-19 상황이기도 하고 아직은 비수기이기도 해서인지 호텔 외부에 공사하는 곳이 여러 군데가 눈에 띈다. 이곳은 호텔을 예약하기도 힘들지만 가격도 만만치가 않아서 나는 그저 구경만 하거나 사진 찍을 때 배경으로만 활용한다.

레이크 루이스를 천천히 둘러보고 나서 다음 장소로 이동을 하기로 하고 주차장을 빠져나와 Moraine Lake로 방향을 틀었는데, 입구에 길이 막혀 있다!

보통은 눈이 녹아서 차량 이동이 가능해지는 5월 말이나 6월 초가 되면 통행로를 열어 놓는데, 아직 눈이 다 녹지 않아서 막아 놓은 것인지 COVID-19 탓인지 모르겠지만 콘크리트 분리대를 가로로 막아 놓아서 차량 통행이 불가능하게 되어 있었다. 1년 중 단 4개월 정도만 입장할 수 있는 모레인 호수는 레이크 루이스로 들어가는 초입에서 갈라지는 통행로를 이용해서 10km 정도 더 들어가야 볼 수 있는 아름다운 호수다. 호수까지 산골짜기 깊숙이 들어가야 하고 눈으로 덮인 길이 위험하기 때문에 겨울이 시작되기 직전인 10월부터 날씨가 여름으로 들어서기 직전인 5월 말까지는 통행 불가한 산중 호수이다. 조카에게 레이크 루이스와 모레인 호수는 꼭 보여주고 싶었는데, 이번 여행에서는 레이크 루이스 하나로 만족해야 했다.

모레인 코스부터 스케줄이 틀어지는 바람에 일정을 변경할 수밖에 없어서 모레인 호수를 대신할만한 장소를 생각해 본 결과 레이크 루이스에서 한 시간 이내 거리로 비교적 가까운 Yoho National Park에 있는 Emerald Lake 가 좋을 것 같아서 고민하지 않고 이동을 했다.

Trans Canada Highway를 따라 BC주 방향으로 들어서면 에메랄드 호수로 이동하는 중에는 재미있는 경험도 할 수 있다. Yoho National Park은 British Columbia 주에 속해 있어서 이동 중 고개를 지나면서  계선을 넘어서면 시차가 발생하는 것을 현장에서 바로 체험할 수 있다. 앨버타주와 BC주 경계를 지나면 시차가 발생해서 시간이 한 시간 뒤로 바로 변한다. 앨버타주에서의 시간으로 10시에 경계를 넘어서면 BC 주로 들어서자마자 바로 시간이 9시로 바뀌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조카는 새로운 경험이라며 마냥 웃으며 신기해한다.


BC주에 위치한 Yoho National Park으로 들어서서 언덕을 내려가면 오른쪽으로 꺾어서 들어가는 Takakkaw Falls를 안내하는 표지판에 붉은 글씨로 커다랗게 CLOSED라고 선명하게 붙어 있다. 이런 말도 안 되는 상황이 계속해서 생기다니 참으로 어이없는 일이다. 하지만 실망하지 않고 다음 갈림길까지 내려가 본다. 에메랄드 호수로 들어가는 안내 표지에는 다행스럽게도 아무것도 붙어있지 않았다. Trans Canada Highway를 빠져나와 약 10km를 들어가면 말 그대로 에메랄드빛으로 물든 Emerald Lake가 나타난다.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입구에 들어서면 왼쪽에는 기념품 판매와 카누를 빌려주는 렌털하우스가 자리하고 있고 바로 앞에 목재 다리를 건너서는 오른편에 작은 통나무집으로 만들어진 카페가 자리하고 있다. 카페 건물 뒤편에는 리조트가 자리하고 있어 숙박을 할 경우에는 사전 예약으로 이용할 수 있다.

에메랄드 호수 주변을 트래킹 할 수 있는데 호수를 한 바퀴 도는 코스는 걸음걸이에 따라 다르지만  네시 간 이상이 소요된다.

호수 주변을 잠시 걸어본다. 날씨가 약간 흐려서 구름이 더러워진 사이로 파란 하늘이 조금씩만 보인다. 햇빛이 가득해야 호수 빛깔도 제대로 살아나는데 아쉽다. 물론 처음 보는 조카는 물빛이 아름답다는 말을 하지만 내가 보기에는 성에 차지 않는다. 다음을 기대하자고 하며 주차장을 빠져나왔다.

돌아가는 길에 Natural Bridge라는 곳을 들렀다.

말 그대로 자연적으로 생긴 다리 같은 곳이다.

암석 모양이 S자 모양으로 틀어진 아래로 계곡물이 엄청난 소리를 내면서 흘러간다. 얼핏 보면 끊어져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계곡물 위로 휘어진 모양의 다리가 자리하고 있다. 수만 년이 지나면서 물길이 암석을 뚫고 흐르는 것을 보니 자연의 위대함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다.

잠시 돌아본 다음 주차장에 머물면서 시간을 보니 아직 오전 10시를 가리킨다. 앨버타 시간으로 따지더라도 오전 11시밖에 안된 것이다. 일찍 길을  나서기도 했지만 레이크 루이스와 에메랄드 호수와 길목에 있는 Natural bridge 한 군데를 본 것이 전부였다.

그냥 밴프로 돌아가기에는 이른 시간이란 생각이 들어서 Jasper National Park 쪽으로 좀 더 올라가 보기로 했다. 내추럴 브릿지에서 사오십분이면 Peyto Lake와 Bow Lake를 볼 수 있겠다는 생각에 핸들을 다시 북쪽으로 돌려서 이동을 했다.

Trans Canada Highway를 타고 BC 주와 Alberta 주 경계선을 지나서 얼마 안 가면 언덕길이 끝나는 지점에서 다시 Jasper 방향으로 갈라지는 교차로에서 방향을 틀어서 세계적으로 유명한 드라이브 코스인 Icefield parkway로 올라섰다.

Icefield parkway (google.com)

Trans canada Highway 갈림길에서 Icefield parkway로 들어서면 바로 Jasper 까지 230km라는 입구를 알리는 표지판과 National Park 패스를 살 수 있는 게이트가 나온다.


그런데 게이트를 지나서 얼마 지나지 않아 왕복 2차선 도로위 한적한 언덕 위에 검은 물체가 움직인다!






- 2박 3일 일정이 짧아서 글로 옮기는 것을 길지 않게 써보려고 했는데, 생각보다 길어져서 두 편으로 나누어 올립니다.















작가의 이전글 설악에서 록키까지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