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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eter의 Konadian Life Mar 05. 2021

펜데믹에 에드먼튼 구경하기

에드먼튼 여행.

인생=여행








- Epilogue -

조카와 함께 2박 3일 짧은 록키 여행을 마치고 나서 에드먼튼에 돌아와서 주말 동안 에드먼튼 시내를 둘러보고 우리 집에서 1시간 거리의 엘크 아일랜드도 다녀왔다. 




 에드먼튼은 앨버타주의 수도이기 때문에 앨버타 주의회 의사당이 있다. 주의회 의사당은 에드먼튼의 다운타운 중심에 자리 잡고 있다.

Alberta Legislature Building (주의회 의사당)

 여름에 의사당 앞에 있는 분수대에서는 시민들 특히 아이들이 수영복을 입고 물놀이하는 것을 볼 수 있다. 또한 겨울철은 크리스마스 시즌에 의사당 안에서 여러 합창단이 정해진 날짜에 돌아가며 캐롤을 불러주는 무료 공연이 펼쳐지는 장소이기도 하다. 몇 년 전까지는 커피와 쿠키도 준비하고 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지난번 크리스마스에는 음악 감상만 하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크리스마스 캐롤 합창 공연중인 주의회 의사당 내부
크리스마스때의 주의회 의사당 안과 바깥 풍경

주의회 의사당은 버타 주의 상징이기도 하고 시민들이 자주 즐겨 찾는 공원의 역할도 하는 장소이다. 또한 크고 작은 이슈가 있을 때마다 집회를 여는 장소이기도 하다. 한국에서 촛불로 시민들의 힘을 보여주던 당시에 이곳 앨버타 주의회 의사당 앞에서도 한국 사람들이 모여서 작은 인원이지만 촛불의 힘을 보탠 장소였다.

주의회 의사당 앞에서 포즈를 취한 조카

조카와 함께 의사당을 방문했을 때 날씨도 구름이 끼어 있는 데다가 코비드의 영향인지 평소 많은 시민들이 찾아서 사람들로 붐비던 장소가 인적이 드문 한산한 곳으로 변해 다.


에드먼튼 시청지붕이 피라미드 모양의 유리 재질로 건축된 독특한 건축물이라는 것만으로도 유명세를 타고 있다. 앨버타 주의회 의사당과 마찬가지로 시청 앞에 자리 잡고 있는 분수대는 여름에는 시원한 물줄기를 뿜어내며 시민들에게 물놀이 장소를 제공하고 겨울에는 주의회 의사당 앞 분수대와 마찬가지로 커다란 스케이트장의 모습으로 탈바꿈한다. 그리고 시청 앞에 있는 처칠 광장은 시민들의 휴식공간과 다양한 공연장소로 연중행사가 이어진다.

처칠광장 무료 영화상영          시청앞 분수대

조카와 함께 처칠 광장으로 이동해서 찾아가 보았는데 공사중인 광장으로 들어갈 수 없게 펜스로 막아 놓아서 아쉽게도 제대로 구경할 수가 없었다.


처칠 광장을 기준으로 동쪽 방향 길 건너에는 AGA(Art Gallery of Alberta) 건물이 자리 잡고 있다. 이곳은 1924년에 에드먼튼 박물관으로 최초 설립되었다. 1956년에는  박물관 명칭이 에드먼튼 미술관으로 바뀌 었는데 1969 이후 현재 위치로 이전되 2005년에 다시 앨버타 아트 갤러리 다시 변경되었다. 2007년부터 2010년까지 아트갤러리는 8천800달러를 들여 건물 재개발을  2010년 1월 31일에 현재의 모습으로 대중에게 재개장되었다. 

미술관 이름에 걸맞는 외부 모습은 물결치는 노스 사스카툰강과 오로라를 형상화한 것으로 마치 벽 전체가 용트림하는 모습으로  보이기도 한다.

알버타 아트 갤러리

갤러리에서는 정기적으로 예술가들의  다양한 작품을 전시하고 있고, 시민들이 예술의 세계를 가까이에서 접할 수 있도록 매월 마지막 주 화요일 한 달에 한 번씩 무료로 갤러리를 오픈하고 있다. 퇴근 후에 잠시 휴식을 취할 겸 아내와 함께 다녀오는 시간이 나름 캐나다의 문화 예술을 즐길 수 있는 시간이어서 우리 두 사람이 좋아하는 프로그램이기도 하다. 하지만 조카와 함께 시청으로 찾아간 날은 갤러리도 문 앞에 커다란 공사중이라는 팻말을 걸어 놓아서 입장을 하지 못하고 돌아서야 했다.


에드먼튼 시내 중심에 92ha(헥타르) 엄청난 넓이에 150개의 건물로 자리 잡고 있는 버타 주립대학 본캠퍼스(University of Alberta) 대학의 규모가 큰 것뿐만 아니라 재학생수가 4만명이라는 숫자와 함께 캐나다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들어가는 우수한 학교로 정평이 나있다.

University of Alberta

큰아이가 작년에 U of A 졸업과 동시에 전기공학 전공을 살려서 Electrical Designer로 밴쿠버에 직장을 잡아 독립하고, 둘째가  앨버타대학교 교육대학 3학년으로 교사의 꿈을 준비하는 것만으로도 나에게 커다란 자부심이 된다. 

캠퍼스 중앙부터 의대 건물과 아동병원이 자리하고 있는 U of A 종합병원은 에드먼튼 시민의 건강과 보건을 책임지고 있으며, 응급실을 운영하고 있어서 에드먼튼 전역의 응급환자들에게 위급한 상황에 큰 도움을 주는 역할을 하면서 자리를 지키고 있다.

버타 대학 캠퍼스가 걸어서 다니기에는 너무 넓은 관계로 조카와 함께 차를 타고 학교의 주요 건물들을 둘러보고 빅토리아 골프클럽으로 차를 돌렸다.


에드먼튼시에서 운영하는 골프장은 몇 군데가 있는데 빅토리아 골프 코스와 리버사이드 골프 코스가 있어서 시민들이 다운타운과 가까운 시내에서 레저생활을 즐길 수 있다. 그중에 빅토리아 골프 코스는 1896년부터 운영을 시작했던 역사적으로도 의미가 있는 장소이다. 골프 코스와 연습용 드라이빙 레인지는 시민들이 쾌적한 장소에서 골프를 즐길 수 있도록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운영하고 있다. 골프장과 드라이빙 레인지는 이곳의 기후적인 조건이 맞는 4월 이후부터 10월까지만 운영을 한다.

빅토리아 골프코스와 드라이빙 레인지

비용은 2020년 기준으로 성인 기준 1인당 18홀 평일은 50불 주말은 60불 정도이며, 전동 카트는 18홀 37불이다.

의외로 걸으면서 라운딩을 즐기는 사람이 많아서 개별적으로 접이식 캐리어 이용해 다니는 모습도 흔하다. 조카를 데리고 골프코스에 도착했을 때는 오후 시간이라서 그런지 드라이빙 레인지에 자리가 없을 정도록 가득 차 있었다. 팬데믹이라서 갈 곳이 없는 사람들이 오히려 이곳으로 모인 것 같아서 사람들로 가득한 것을 보고 코비드가 여러 가지 변화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


에드먼튼에서 가장 큰 공원을 말하라면 빅토리아 골프코스의 강건너편에 위치한 윌리엄 하울럭 파크라고 할 수 있다.

William Hawrelak Park

William Hawrelak Park (Mayfair Park)는 5 ha(헥타르)의 호수와 탁트인 초원이 특징인 노스 사스카툰강가에있는 68 ha(헥타르)의 자연친화적인 공원이다. 이 공원은 일년 내내 여러가지 주요 축제와 행사를 주최하며 모든 에드먼튼 시민들과 방문객이 즐길 수있는 환상적인 장소로 매년 8월 1일을 전후로 3일간 헤리티지 축제가 열리는 장소이기도 하다. 우리 가족이 이민후 여름마다 열렸던 헤리티지 축제에 빠짐없이 구경을 다녔지만 팬데믹의 영향으로 이번 여름은 아무런 행사가 없다.

헤리티지 축제 기간동안의 공원

평소에 40여군데가 넘는 피크닉 사이트는 무료로 사용이 가능하고 주말이나 연휴에는 자리가 없을 정도로 인기가 많은 시민들의 휴식공간이다.

넓은 호수에서 여름에는 뱃놀이를 할 수 있고, 겨울에는 스케이트를 탈 수 있다. 여름이면 공원 주변과 강변의 트레일을 따라 사이클링이나 트래킹을 즐기고, 눈이 오면 크로스컨트리를 즐기며 겨울나기를 하는 사람들도 만날 수 있다.


한때 세계에서 가장 큰 쇼핑몰로 유명세를 탔던 웨스트 에드먼튼 쇼핑몰은 24 km²넓이에 주차를 동시에 2만 대를 수용할 수 있다. 

West Edmonton Mall

실내에 인공 파도풀과 6개의 슬라이드, 짚라인 등의 시설을 갖추고 있는 워터파크, 정규 경기가 가능한 크기의  아이스링크, 롯데월드를 연상시키는 놀이동산인 갤럭시 랜드, 볼링장, 아쿠아리움, 카지노, 5개의 영화관 그리고 800여 개의 상점, 100여 개의 식당, 2개의 호텔, 10개의 쇼핑센터를 포함해서 하나의 초대형 몰로 모든 위락 시설을 갖추고 있다.

젊은이의 시각으로 볼 때는 이런 위락시설과 쇼핑몰이 더 관심이 끌리는 곳이 맞는 것 같다. 주의회 의사당, 시청과 갤러리, 그리고 대학교와 골프장보다는 역시 엄청나게 넓고 다양한 매장들이 들어서 있는 쇼핑센터가 더 매력 있는 장소인 듯했다.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는 조카의 발걸음이 가볍게 움직이는 것을 보았으니 말이다.


국립공원이라면 밴프나 재스퍼와 같은 높은 산이 있는 곳을 생각하겠지만 에드먼튼에는 산이 없는 국립공원이 있다. 바로 Elk Island 엘크 아일랜드이다.

엘크 아일랜드 입구                        Astotin Lake
엘크 아일랜드 입구의 바이손  서식지

커다란 호수가 여러 군데 자리 잡고 있고, 군데군데 습지와 트래킹 코스도 많아서 늘 시민들이 찾는 장소이다. 여름철에는 시에서 카누와 카약을 빌려주는 렌털 샵을 운영하고, 겨울철에는 호수가 얼면 아이스 링크를 만들어 스케이트를 탈 수 있게 만들어 놓기도 한다. 일 년 내내 사이클링부터 노르딕 스키까지 야외활동을 즐기는 장소이며 그만큼 시민들이 많이 찾아오는 장소이기도 하다.

에드먼튼 다운타운에서 동쪽으로 차로 35 분 거리에 일 년 내내 열리는 자연의 원더 랜드가 바로 엘크 아일랜드이다. 들소, 엘크 및 250 종 이상의 조류를 위한 중요한 쉼터인 것 외에도 엘크 아일랜드 국립공원은 피크닉을 즐기는 사람들과 야영하는 사람들 모두에게 고요한 오아시스이다.

            길가의 바이손             오스타틴 호수속 섬 엘크

조카와 함께 찾은 시간이 팬데믹으로 통제를 하던 시기라서 입구에 펜스로 막아 놓은 것은 시내 처칠 광장과 다를 바 없는 상태였다.

조카와 함께 여러 군데를 다니기는 했지만 마음 편하게 드나들 수 있는 여행아니고, 팬데믹으로 인한 통제의 장소들이 많아서 아쉬움이 더 컸다.


아쉽지만 짧은 록키 여행과 에드먼튼 여행을 마치고 조카는 한국으로 돌아가고 지금은 대학원에 진학해서 전공했던 스포츠를 새롭게 다시 공부하고 있다. 그 누구도 예상 못한 팬데믹이라는 어려운 시기에 워킹 홀리데이로 캐나다에 도착해서 몇 달을 토론토 홈스테이에서만 지내다가 별다른 소득 없이 한국으로 돌아간다는 조카에게 잠시나마 캐나다를 체험할 수 있도록 시간을 만들어 주었다는 것이 그나마 위안이 되는 시간이었다.

인생은 여행이라는 말이 조카에게는 어떤 의미로 받아들여질지 모르지만, 이번 캐나다에서의 짧은 경험과 여행을 통해서 주어진 시간과 환경 안에서 선택을 했던 것처럼 앞으로 삶을 살아가면서 선택의 기로에 섰을 때 불안하고 확신이 없지만 결국에는 최선의 방향으로 여러 갈래 길중에 한 길을 선택하고, 다시 묵묵히 그 길을 따라가다 보면 갈라지는 길 위에서 다시 선택을 하며 살아가야 하는 것이 우리의 삶이라는 것을 함께 이야기하고 그것이 바로 새로운 곳을 여행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의미로 신중하게 생각하며 살아가야 한다는 조언을 해주었다. 어찌 보면 조카에게 꼰대 역할을 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잘 알아듣고 젊은이의 도전정신으로 자신의 미래를 개척해 나아갈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그리고

하루빨리 코비드 상황이 종료되어 조카가 다시 캐나다에서 자유롭게 여행을 할 수 있길 바란다.







(2020년 6월에 쓴 글을 마무리가 늦어 해를 넘겨서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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