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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이사 Mar 10. 2020


그토록 강압적이던 그와
일하고 싶어 했을까?

36대 대통령 린든 존슨의 리더십

요즘 연일 베스트셀러 1위를 기록하고 있는 책 <혼돈의 시대, 리더의 탄생>에서 나는 린든 존슨을 처음 만났다. 이 책에는 미국의 대통령이 네 명이 등장하는데, 린든 존슨을 외의 세 명이 링컨, 시어도어 루스벨트, 프랭클린 루스벨트다. 이름만 들어도 어마어마한 세 사람과 함께 책에 기록된 린든 존슨은 어떤 사람이었을까? 수많은 훌륭한 대통령 중에서 린든 존슨이 여기에 이름이 함께 있는 이유가 궁금했다. 



<혼돈의 시대, 리더의 탄생>에는 린든 존슨에 관한 재미있는(?) 일화가 소개된다. 그가 처음 하원의원의 수석 보좌관으로 워싱턴DC에 입성했을 때다. 존슨은 자신이 고등학교에서 가르쳤던 근면 성실했던 두 청년, 레이머와 존스를 부하 직원으로 데리고 왔다. 그들에게 시킨 일은 하원의원에게 도착한 '모든 편지에 하루도 빠짐없이' 답장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어느 토요일 저녁, 존슨이 저녁 식사를 마치고 사무실로 돌아왔을 때 두 청년은 영화를 보고 9시에 되돌아오겠다는 쪽지를 남기고 사라져 있었다. 존슨은 편지 더미를 뒤적거리다 아직 답장하지 않은 편지를 찾아냈고, 할 일을 마치지 않고 영화를 보러 갔다는 사실에 화가 나서 극장으로 달려가 두 청년을 밖으로 데리고 나왔다. 그런데 알고 보니 그 편지는 존슨이 예전에 답장을 하지 않아도 된다고 해서 치워놓은 편지였다는 사실....... 이런 민망한 일이....


그런데 더 황당한 것은 상황을 무마하려고 그들을 데리고 간 식당에서 존슨이 첫 잔이 도착하자마자 벌떡 일어서며 이렇게 말했다는 것이다. 


"하루를 넘기려면 일할 시간이 아직 세 시간이나 더 남았다!"


존슨은 평생을 이렇게 강박적으로 일했다. 그의 친구이자 팀원이었던 빌 디슨은 그가 시계라는 단어를 들어본 적이 없는 것 같다고 했다. 그랬던 그가 직원에게 요구했던 잣대도 비슷했다. 평론가들은 존슨이 부하 직원들을 무자비하게 다루었다고 했고, 위에 등장했던 청년 존스도 "존슨은 완벽함을 요구했기 때문에 함께 일하기에 힘든 사람이었다"고 회고했다. 가끔 존슨은 압박감이 커지면 직원들을 향해 광적이고 가혹하며 심지어 모욕적으로 행동하는 경우도 있었다고 한다. 한 직원이 "내가 얼마나 열심히 일하는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나는 항상 뒤처진 직원이었다."고 한탄한 것도 인상적이다. 


그런데 재미있는 건,

대다수 팀원들이 이렇게 가혹한 리더와 함께 하기를 원했으며, 

그의 팀은 놀라운 성과를 거두어 냈다는 사실이다. 


존슨이 처음 워싱턴DC에 입성했을 때, 존슨이 두 청년을 극장에서 데리고 온 이후로부터 몇 개월이 지나지 않아서 존슨이 수석 보좌관으로 일했던 하원의원의 사무실은 국회 의사당에서 "가장 효율적인" 조직 중 하나라는 평판을 얻었다. 그리고 그의 증명된 능력과 주위 사람들의 인정은 불과 26세의 청년이었던 린든 존슨을 청소년 관리국 국장으로 만들었다. 어린 나이와 부족한 경험은 문제가 되지 않았다. 


리더십 연구에 따르면, 리더의 그런 행동은 내부의 동기 부여를 약화시키고, 팀원들 간의 경쟁은 궁극적으로 아무런 성공을 거두지 못하는 경우가 많으며, 공개적인 모욕은 팀원의 사기와 자주성과 생산성을 떨어뜨린다. 하지만 존슨 팀은 대체로 눈부신 성과를 거두었다. 


도대체 존슨 팀은 어떻게 그처럼 뛰어난 성과를 신속하게 거두고,

오랫동안 유지할 수 있었을까? 


그 이유는 조직문화를 총 동기지수로 측정할 수 있다고 설명하는 책, <무엇이 성과를 이끄는가>에서 설명이 된다. 이 책에서는 직원들의 총동기를 두 가지- 직접동기(즐거움, 의미, 성장)와 간접동기(정서적 압박감, 경제적 압박감, 타성)-로 분류한다. 그리고 여섯 개의 동기지수는 그 가능성을 반영하여 가중치가 매겨지는데, 저자는 이 결과를 통해 팀 조직의 동기부여 정도를 파악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즉, 총 동기 지수가 높을수록 => 조직문화 역시 건실하며, 높은 동기 지수는 => 자연스럽게 성과로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내 총 동기 지수는 89.96점이 나왔다 (참고로  책에서 좋은 사례로 소개된 애플스토어가 26점이다)


<혼돈의 시대 리더의 탄생>의 저자 도리스 굿윈은 린든 존슨의 팀이 오랫동안 뛰어난 성과를 거둘 수 있었던 이유'를 1) "중요한 능력을 학습"하며 2)"중대한 소명에 참여하고 있다는 공감대"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그들은 총 동기지수 중 성장과 의미 지수가 높았다. 특히 그들에게 가장 동기부여해 주었던 것은 일에 대한 의미, "소명 의식"이었다. 그들은 그들의 삶을 기꺼이 린든 존슨에게 투자했다. 


존슨이 그들보다 나이가 크게 많지는 않았지만, 그 젊은 직원들에게 영감을 주는 멘토였다. 한 직원의 기억에 따르면, 존슨은 그들에게 더 열심히 일해야 하는 동기를 부여하는 데 그치지 않고 "우리에게 현재의 경계와 한계를 넘어 한층 효율적으로 일하기 위해 상상력을 발휘하고 새로운 접근법을 생각해보라고 자극했다."

그들은 강압적이면서도 비범한 리더와 지근거리에서 일하며 매일 새로운 것을 배우는 기분이었다. 레이 로버츠가 인정했듯이 "우리 모두가 그렇게 느꼈다. 당시 린든은 서른 이전이었는데, 직원들은 린든이 틀림없이 성공할 것이므로 그와 함께하면 좋을 것이라 확신했다. 

-<혼돈의 시대 리더의 탄생>, p.163


좋은 리더에게 내가 기대했던 인자하고 따뜻한 품성은 아니었지만 린든 존슨이 그의 방식으로 팀을 이끌었던 것처럼, <혼돈의 시대 리더의 탄생>에 등장하는 네 명의 미국 대통령은 각자의 성품과 배경에 따라 다른 방법으로 조직을 운영했다. 그들이 놀라운 업적을 이루어 낼 수 있었던 이유를 한 가지로 설명할 수는 없지만 한 가지 공통점은 찾을 수 있었다. 그들은 강한 소명의식을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자신뿐 아니라 함께하는 사람들에게 소명 의식을 심어주었다. 


그들 스스로에게나 팀원들에게나 "지속 가능한 동기"를 불어 넣는 것, 그것이 리더로서 성과를 이루어 낼 수 있었던 핵심이었다. 그들의 삶을 엿보며 나는 어떤 리더가 될 수 있을지, 아이들을 어떻게 양육해야 하는지에 대해 고민해 본다. 나는 무엇을 위해 사는가. 나는 왜 이 일을 하는가.


#혼돈의시대 #리더의탄생 #무엇이성과를이끄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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